가전 사업장 찾은 이재용, 고삐 죄는 ‘초격차’ 경영 …“우리가 얼마나 앞섰나”
IFA 참석 임원들 소집해 현장 점검
삼성전자, 올해가 AI 원년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지난 9일 수원 디지털시티 생활가전 사업부 찾아 AI 가전의 미래 경쟁력 등을 점검했다. 이 회장이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은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오찬을 한 뒤 1시간 30분가량 가전제품의 핵심 부품과 미래 기술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회장은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이건 우리의 독자 기술인가”, “우리가 얼마나 앞서 있나”, “이 기술을 개발하는 모멘텀이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분야별 경쟁사 현황과 지역별 주요 업체 현황 등을 보고받고 AI 가전 관련 전략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AI 가전을 통한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사업부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경쟁업체의 기술력이 급성장하면서 안주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해석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전자 주요 임원들이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 참석했다가 곧바로 수원 사업장에 모인 것을 보면 삼성전자의 긴장감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 TV·생활가전의 최근 실적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2분기 TV와 가전 부문의 영업이익은 49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4% 줄어든 수준이다. 2021년 6.5%였던 영업이익률은 2022년과 2023년 2.2%까지 내렸다.
이영희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각) 독일 메리어트 베를린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기업들의 성장으로 디자인 측면에서 점점 (업체 간) 변별력이 없어지고,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삼성은 고객과 더 개인화되고 의미 있는 관계 형성에 역점을 두고 더 입체적으로 고객을 이해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가전 사업 경쟁력의 핵심을 ‘AI’ 기술력으로 보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전자는 AI를 제품 하나하나에 넣어서 사용 편의성과 기능을 향상해 왔지만, AI 가전은 처음부터 연결성을 바탕으로 개발된다”며 “AI가 삼성의 모든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탑재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올해 삼성전자가 IFA가 전시한 제품은 전체적인 AI 경험뿐만 아니라 실사용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보안 기술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완전한 연결 경험을 주고 위해서는 보안이 최우선”이라고도 했었다.
한편, 이 회장은 가전사업부 점검 이후 다른 사업장을 순차적으로 돌며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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