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는 옛말’…IT서비스 기업들 AI 기업으로 변신 중
[IT 기업의 변신은 무죄]①
삼성SDS, 생성형 AI 서비스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 출시
LG CNS, ‘댑 젠 AI 플랫폼’ 고도화…SK C&C ‘솔루어’ 선보여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과거 모기업의 시스템 구축(SI) 수주로 성장했던 국내 IT 서비스 기업들이 최근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본격적인 변신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디지털전환(DX)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AI전환(AX)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업계 ‘빅3’로 꼽히는 삼성SDS·LG CNS·SK C&C는 AI 관련 기술개발에 상당한 공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5월 생성형 AI 서비스인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을 정식으로 선보였다. 당시 황성우 대표는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의 정식 출시로 기업 업무의 하이퍼오토메이션을 돕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삼성 스마트폰, TV, 가전 분야에서 소비자들을 만족시켰던 AI 혁신에 이어 기업에서도 생성형 AI 서비스 혁신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 삼성SDS는 모든 서비스와 솔루션에서 코파일럿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성형 AI 서비스에 사활 건 삼성SDS
브리티 코파일럿은 회사 업무를 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메일, 메신저, 미팅, 문서관리 등 기업의 공통 업무를 지원하는 협업 솔루션 ‘브리티 웍스’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다. 브리티 코파일럿을 활용하면 ▲영상회의 중 발표자의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 자막(한/영) 및 번역 ▲회의 전체 내용의 자막 스크립트 제공 ▲회의록 작성 및 실행 방안 도출 ▲메일·메신저 대화 요약 ▲메일 초안 작성 등 다양한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다.
특히 한국어 음성의 높은 인식 정확도(94%)와 실시간 번역 기능으로 전문 통역사 없이도 더욱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 특히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기업이 원하는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과 연계할 수 있고 보안이 필요한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도 지원한다.
패브릭스는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와 지식자산, 업무시스템 등 IT 자원을 생성형 AI와 연결하고, 임직원들이 손쉽게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용 생성형 AI 서비스 플랫폼이다.
패브릭스는 기업 맞춤 LLM을 통해 업종 특화 용어나 데이터를 학습하고, 영업·구매·물류·경영지원 등 기업이 이미 사용하던 핵심 업무 시스템에 코파일럿을 구현하는 형태로 서비스 적용이 가능하다. 임직원은 챗서비스를 통해 업무 관련 내용을 대화 방식으로 질문하고, 패브릭스가 기업 내·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정확도 높은 답변을 제공한다.
삼성SDS는 최근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 등 생성형 AI 플랫폼을 100여개 기업에서 15만명 이상이 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SDS는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SDS는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 등 삼성SDS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기 위해 델,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인프라(IaaS), 플랫폼(PaaS), 엔터프라이즈 솔루션(SaaS)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을 맺고 있다. 특히 삼성SDS는 패브릭스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기반으로도 제공해 글로벌에서도 패브릭스를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AI 서비스 공들이는 LG CNS·SK C&C
LG CNS는 AI 기술을 활용해 B2B(기업간 거래)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 4월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댑 젠(DAP Gen) AI 플랫폼’을 전면 업그레이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언어 생성형 AI 솔루션인 ‘젠 AI 텍스트’에 ‘젠 AI 지식 저장소’, ‘젠 AI 이미지’, ‘젠 AI 토크’ 등 3개 솔루션을 추가한 게 특징이다.
지식 저장소는 워드·파워포인트·엑셀·한글·PDF 등 모든 문서 형태를 지식화할 수 있다. 문서내 표·이미지 등도 인식할 수 있다. 수십만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를 일일히 확인할 필요 없이 질문을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지식 저장소에서 찾아 답변을 해준다.
젠 AI 텍스트는 기업들이 언어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문서 요약, 상품 추천, 보고서 작성 등 서비스를 구현하고 즉시 배포할 수 있다. 생성형 AI 활용에 가장 중요한 프롬프트(자연어 입력값)도 만들어준다. LLM 서비스도 강화했다. 고객이 LLM을 직접 조정해 비즈니스에 특화된 LLM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젠 AI이미지는 광고·마케팅, 제품 디자인 등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한다. 이미지 설명을 입력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흑백·미디어아트·애니메이션·영화 등 다양한 이미지 장르도 구현해 고객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 고객은 ‘젠AI 톡’ 솔루션을 통해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대화형 챗봇을 만들 수 있다. LG CNS는 기존 AI챗봇 개발 솔루션인 ‘댑 톡'(DAP Talk)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고도화했다. 시나리오 기준으로 답변하는 챗봇에 생성형 AI를 접목해 답변을 생성하도록 함으로써 고객의 요청사항이 모호하거나 대화의 주제가 변경되더라도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SK C&C도 생성형 AI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 C&C는 지난 3월 엔터프라이즈 AI 전용 플랫폼인 ‘솔루어’를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외부 LLM과 기업 내부의 정보 검색 시스템을 실시간 결합하는 검색증강생성(RAG) 기술로 AI 정확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AI 프롬프트, 사내 데이터 저장소, AI 오케스트레이터 등 자체 개발한 데이터 활용 최적화 기술을 탑재했다. 인사, 재무·회계, 법무, 연구개발(R&D), 코딩, 마케팅 등 직무별 특화 AI 서비스도 지원한다.
SK C&C 관계자는“솔루어를 시범 적용한 결과, 콜센터 업무 효율은 50% 이상 개선됐고, 기업 내부 정보 검색에서는 1차 검색 만족도가 95%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 “AI 코딩을 통해 개발 생산성 향상은 물론 프로젝트 품질과 보안 강화 효과를 거뒀고, 1주일 이상 걸렸던 제조 현장 설비 장애 대응 및 보고서 작성 시간도 1시간 이내로 단축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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