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당한 오토바이 정비소에서 창업 기회 엿봤죠” [이코노 인터뷰]
오경담 라이트바겐 대표 인터뷰
오토바이 좋아하던 대학생이 CEO로
전문역량 ‘구독 솔루션’ 자동차로 확대
월 매출 22억원…2027년 IPO 목표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오토바이를 좋아하던 대학생이 월 매출 22억원을 내는 스타트업 대표가 됐다. ‘이륜차 전문 플랫폼’ 라이트바겐을 운영하는 바리코퍼레이션의 오경담 대표 얘기다. 지난 9월 10일 서울 서초구 라이트바겐 본사에서 오 대표를 만나 지난 약 5년 동안 끊임없이 성장해온 스토리를 들어봤다.
오토바이 타던 대학생, 정비 배우고 30대 CEO로
오 대표는 지난 2019년 말 학생 창업으로 시작한 뒤, 2020년 2월 정식으로 법인을 만들어 라이트바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라이트바겐은 ‘이륜차 전문 플랫폼’, ‘커머스 금융 플랫폼’으로, 고객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오토바이를 사고 팔 수 있다.
‘라이트바겐’은 독일어로, 영어로 해석하면 ‘라이딩 웨건’으로 풀이된다. 회사명엔 ‘마차를 타다’라는 의미 외에도, 최초의 내연기관 오토바이 이름 라이트바겐을 차용해 의미를 더했다. 회사 로고 또한 오토바이를 정면에서 본 모습을 형상화 했다.
오 대표는 “벤츠를 창업한 다임러씨가 최초의 오토바이를 개발하기도 했다”면서 “벤츠가 이젠 자동차 제조사로 유명하지만, 저희도 오토바이뿐만 아니라 탈 것을 다 다루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가 라이트바겐을 창업하게 된 건 20대 초반 오토바이를 접하며 시작됐다. 과거 오 대표는 중고 오토바이를 구매하며 사기를 당하고, 오토바이 정비소에서도 비정상적인 수리과정을 겪었다. 오 대표는 해당 일들을 겪으며 그저 운이 나빴다고 치부하기보단, 새로운 창업 기회를 엿봤다.
오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오토바이 관련 분야에서 사업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면서 “오토바이 정비소가 아직 자동차 정비소 정도의 퀄리티는 안되고, 체계화‧브랜드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추후 오 대표는 직접 정비소에서 일을 배워야겠다고 마음 먹었고, 9개월 가량 정비사로 일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오토바이 정비는 국가 자격증이 있지 않고, 경쟁이 심해 쉽게 가르쳐 주지 않아 배우기 어렵다”면서 “근처 정비소들을 찾아가 일을 배워보고자 했지만 기회를 못얻었고, 은평구까지 가서야 정비 스승님을 만났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창업을 꿈꾸며 오토바이를 좋아하던 대학생은 현재 30대 젊은 대표가 됐다. 라이트바겐의 본사 사무실에선 약 30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또한 서울 용산구와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인근에 라이트바겐 전시장도 두 곳 운영 중이다. 이 공간은 오 대표가 꿈꾸던 ‘드림 오토바이’들도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서울역 인근 지하주차장 한 층을 사용하는 용산 전시장은 1000평 규모로, 약 600~700대의 오토바이를 보관하고 있다. 이 곳에 전시중인 오토바이 가운데 최고가는 5500만원에 달한다. 수서역 전시장은 250평 규모로, 50~60대 오토바이를 전시해 라이트바겐 브랜드를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 대표는 “고객들은 온라인에서 구매문의를 하지만 그 중 절반은 배송으로, 절반은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며 구매 결정을 한다”며 “전시장은 예를 들어 ‘무신사 스탠다드’처럼 오프라인에서 브랜딩을 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독 솔루션 전문 역량…내년 자동차 서비스 출시
오 대표는 어떤 오토바이를 찾든 라이트바겐에서 모두 살 수 있다고 장담했다. 라이트바겐은 ▲중고 거래 ▲새 오토바이 온라인 판매 ▲오토바이 구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라이트바겐은 지난 8월 오토바이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며 오토바이 리스 시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
오 대표는 “자동차 시장에서는 차 4대 중 1대는 리스일 정도로 활성화돼 있는데, 오토바이 리스 서비스는 제한적이었다”면서 “이에 라이트바겐은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고, 특히 레저 오토바이를 다루는 리스는 최초”라고 설명했다.
추후 라이트바겐은 서비스 품목을 오토바이에서 자동차로 확장해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라이트바겐 매출의 80%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창출된다. 구독 솔루션이 라이트바겐의 전문 역량인 셈이다. 이를 자동차에 접목해 회사 사업 범위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게 오 대표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조력자도 모셨다. 올해 9월부터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라이트바겐 각자대표로 취임했고, 자동차 부문을 맡는다.
오 대표는 “자동차 쪽은 리스‧렌탈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기로 탈 수 있는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타 업체의 경우 국내차 중심이지만, 라이트바겐은 수입차 딜러와 협업해 2025년 초쯤 아우디 인증 중고차를 활용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객이 원하는 달에는 언제든 해지 할 수 있는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없다”며 “수입차를 언제든 구독하고, 반납할 수 있는 형태로 온라인 플랫폼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연간 매출 180억원 전망…“2027년 상장 목표”
차근차근 취미를 일로, 창업이라는 꿈을 현실로 옮기며 회사의 성장세도 가팔라졌다. 라이트바겐은 2022년 매출 19억원에서 2023년 매출 65억원으로 성장했고,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월 평균 매출이 22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오 대표는 “올해 연간으로 보면 180억원 매출이 전망되고, 월 단위 영업이익도 2억5000만원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커머스 플랫폼 시장이 많이 힘들다지만 저희는 수익성을 증명하고, 규모도 빠르게 하는 회사”라고 자부했다.
오 대표는 회사 성장세에 가속을 올린 뒤, 202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오 대표는 “추후 2~3년 정도는 2~3배 정도 매출 성장 이뤄나갈 것”이라며 “창립 이후 누적으로 70억원 정도를 투자 받았는데, 올해 10~11월에는 벤처캐피탈(VC)에서 10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오토바이가 건전한 레저문화로 자리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오 대표는 “오토바이라고 하면 ‘폭주족’ 등 좋지 않은 이미지도 있는데, 최근에는 건전한 취미중 하나로 바뀌고 있다”며 “라이트바겐 전시장을 찾는 분들도 아빠와 아들이 함께 와서 오토바이를 구매하는 등 라이트바겐이 ‘드림 바이크를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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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타던 대학생, 정비 배우고 30대 CEO로
오 대표는 지난 2019년 말 학생 창업으로 시작한 뒤, 2020년 2월 정식으로 법인을 만들어 라이트바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라이트바겐은 ‘이륜차 전문 플랫폼’, ‘커머스 금융 플랫폼’으로, 고객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오토바이를 사고 팔 수 있다.
‘라이트바겐’은 독일어로, 영어로 해석하면 ‘라이딩 웨건’으로 풀이된다. 회사명엔 ‘마차를 타다’라는 의미 외에도, 최초의 내연기관 오토바이 이름 라이트바겐을 차용해 의미를 더했다. 회사 로고 또한 오토바이를 정면에서 본 모습을 형상화 했다.
오 대표는 “벤츠를 창업한 다임러씨가 최초의 오토바이를 개발하기도 했다”면서 “벤츠가 이젠 자동차 제조사로 유명하지만, 저희도 오토바이뿐만 아니라 탈 것을 다 다루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가 라이트바겐을 창업하게 된 건 20대 초반 오토바이를 접하며 시작됐다. 과거 오 대표는 중고 오토바이를 구매하며 사기를 당하고, 오토바이 정비소에서도 비정상적인 수리과정을 겪었다. 오 대표는 해당 일들을 겪으며 그저 운이 나빴다고 치부하기보단, 새로운 창업 기회를 엿봤다.
오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오토바이 관련 분야에서 사업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면서 “오토바이 정비소가 아직 자동차 정비소 정도의 퀄리티는 안되고, 체계화‧브랜드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추후 오 대표는 직접 정비소에서 일을 배워야겠다고 마음 먹었고, 9개월 가량 정비사로 일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오토바이 정비는 국가 자격증이 있지 않고, 경쟁이 심해 쉽게 가르쳐 주지 않아 배우기 어렵다”면서 “근처 정비소들을 찾아가 일을 배워보고자 했지만 기회를 못얻었고, 은평구까지 가서야 정비 스승님을 만났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창업을 꿈꾸며 오토바이를 좋아하던 대학생은 현재 30대 젊은 대표가 됐다. 라이트바겐의 본사 사무실에선 약 30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또한 서울 용산구와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인근에 라이트바겐 전시장도 두 곳 운영 중이다. 이 공간은 오 대표가 꿈꾸던 ‘드림 오토바이’들도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서울역 인근 지하주차장 한 층을 사용하는 용산 전시장은 1000평 규모로, 약 600~700대의 오토바이를 보관하고 있다. 이 곳에 전시중인 오토바이 가운데 최고가는 5500만원에 달한다. 수서역 전시장은 250평 규모로, 50~60대 오토바이를 전시해 라이트바겐 브랜드를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 대표는 “고객들은 온라인에서 구매문의를 하지만 그 중 절반은 배송으로, 절반은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며 구매 결정을 한다”며 “전시장은 예를 들어 ‘무신사 스탠다드’처럼 오프라인에서 브랜딩을 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독 솔루션 전문 역량…내년 자동차 서비스 출시
오 대표는 어떤 오토바이를 찾든 라이트바겐에서 모두 살 수 있다고 장담했다. 라이트바겐은 ▲중고 거래 ▲새 오토바이 온라인 판매 ▲오토바이 구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라이트바겐은 지난 8월 오토바이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며 오토바이 리스 시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
오 대표는 “자동차 시장에서는 차 4대 중 1대는 리스일 정도로 활성화돼 있는데, 오토바이 리스 서비스는 제한적이었다”면서 “이에 라이트바겐은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고, 특히 레저 오토바이를 다루는 리스는 최초”라고 설명했다.
추후 라이트바겐은 서비스 품목을 오토바이에서 자동차로 확장해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라이트바겐 매출의 80%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창출된다. 구독 솔루션이 라이트바겐의 전문 역량인 셈이다. 이를 자동차에 접목해 회사 사업 범위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게 오 대표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조력자도 모셨다. 올해 9월부터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라이트바겐 각자대표로 취임했고, 자동차 부문을 맡는다.
오 대표는 “자동차 쪽은 리스‧렌탈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기로 탈 수 있는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타 업체의 경우 국내차 중심이지만, 라이트바겐은 수입차 딜러와 협업해 2025년 초쯤 아우디 인증 중고차를 활용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객이 원하는 달에는 언제든 해지 할 수 있는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없다”며 “수입차를 언제든 구독하고, 반납할 수 있는 형태로 온라인 플랫폼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연간 매출 180억원 전망…“2027년 상장 목표”
차근차근 취미를 일로, 창업이라는 꿈을 현실로 옮기며 회사의 성장세도 가팔라졌다. 라이트바겐은 2022년 매출 19억원에서 2023년 매출 65억원으로 성장했고,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월 평균 매출이 22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오 대표는 “올해 연간으로 보면 180억원 매출이 전망되고, 월 단위 영업이익도 2억5000만원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커머스 플랫폼 시장이 많이 힘들다지만 저희는 수익성을 증명하고, 규모도 빠르게 하는 회사”라고 자부했다.
오 대표는 회사 성장세에 가속을 올린 뒤, 202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오 대표는 “추후 2~3년 정도는 2~3배 정도 매출 성장 이뤄나갈 것”이라며 “창립 이후 누적으로 70억원 정도를 투자 받았는데, 올해 10~11월에는 벤처캐피탈(VC)에서 10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오토바이가 건전한 레저문화로 자리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오 대표는 “오토바이라고 하면 ‘폭주족’ 등 좋지 않은 이미지도 있는데, 최근에는 건전한 취미중 하나로 바뀌고 있다”며 “라이트바겐 전시장을 찾는 분들도 아빠와 아들이 함께 와서 오토바이를 구매하는 등 라이트바겐이 ‘드림 바이크를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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