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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 선보이는 크래프톤…배그 아성 넘을지는 ‘의문’

[크래프톤 명과암]②
‘칼리스토 프로토콜’ ‘문브레이커’ 등 신작 흥행 실패
‘다크앤다커 모바일’ ‘인조이’ 등으로 재기 노려

‘다크앤다커 모바일’ 이미지 [사진 크래프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으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최근 몇 년간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이어갈 차기작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과거 ‘블루홀’ 시절 온라인 MMORPG ‘테라’ 성공 이후 오랜기간 침체를 겪었다. 이때 과감한 투자로 당시로는 실험작이었던 배틀그라운드를 선보였고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여러 투자를 통해 다양한 신작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의 아성을 넘어선 게임은 아직까지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뼈아픈 ‘칼리스토 프로토콜’ 흥행 실패

특히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흥행 실패가 뼈아픈 상황이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데드 스페이스’ 제작자로 유명한 글렌 스코필드가 제작을 맡아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SDS)에서 개발한 게임이다. SDS는 2019년 설립한 크래프톤 산하의 독립스튜디오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2320년 목성의 위성인 ‘칼리스토’에서 벌어지는 생존 스토리를 담고 있는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다. 이용자는 3인칭 스토리 기반으로 진행되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극강의 보안 시설을 갖춘 칼리스토의 교도소 ‘블랙아이언’을 탈출하고 ‘유나이티드 주피터 컴퍼니’의 끔찍한 비밀들을 밝혀내게 된다. 근거리 전투 및 슈팅 조합 활용 등의 전술을 통해 블랙아이언 교도소를 혼돈에 빠뜨린 정체불명의 전염병 사태로부터 생존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공포감이 중요한 게임인 만큼 ‘호러 엔지니어링’이라는 독특한 게임 디자인 방식을 도입했다. 긴장감·절망감·분위기·인간적인 면 등의 요소를 조합해 이용자에게 잊지 못할 공포감을 제공한다. 주요 게임 캐릭터의 성우로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캡틴 리녹스역을 맡은 ‘조쉬 더하멜’과 ‘더 보이즈’의 ‘카렌 후쿠하라’ 등이 참여했다. 조쉬 더하멜은 주인공이자 교도소 깊숙한 곳에 갇힌 화물선 조종사 ‘제이콥 리’의 목소리뿐 아니라 얼굴 표정·움직임 등을 연출했다.  

크래프톤은 대대적인 글로벌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며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2022년 12월 출시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 최적화 문제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흥행에 실패했다. 크래프톤은 칼리스토 프로토콜 외에도 ‘문브레이커’ ‘디펜스 더비’ 등 여러 신작을 선보였으나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문브레이커는 해저 탐사 어드벤처 게임 ‘서브노티카’ 시리즈의 개발사로 유명한 언노운 월즈가 개발한 턴제 전략 테이블탑 전술 게임이다. 

특히 문브레이커의 경우 베스트셀러 SF 작가인 브랜든 샌더슨이 만든 SF 세계관을 배경으로 해 출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턴제 전략 테이블탑 전술 게임이라는 마니악한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계속되는 신작 흥행 실패속에서도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이어갈 차기작을 계속해서 물색 중이다.
‘인조이’ 이미지 [사진 크래프톤]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

크래프톤은 올해 출시를 목표로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inZOI) 등 두 개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던전에서의 탈출을 주제로 하는 익스트랙션 RPG 장르의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배틀로얄 장르의 ‘생존’과 던전크롤러 장르의 ‘탐험’, RPG 장르의 다양한 요소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인조이는 이용자가 게임 속에서 신이 돼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바꾸고, 다양한 형태의 삶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경험할 수 있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최근 글로벌 테스트를 수행했으며 이번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게임 완성도를 더욱 높여 10월 중 캐나다 소프트론칭, 4분기 글로벌 출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인조이는 올해 스팀 얼리액세스를 목표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서구권에서 흥행이 확인된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의 장수 IP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4’에서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안준석 PD와 인조이의 김형준 PD가 각각 게임 개발 과정과 향후 계획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형준 PD는 인조이의 개발 배경과 목표를 설명하며, ‘소망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영감을 받아 인조이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조이는 이용자들이 자신이 꿈꾸는 외모와 집을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도구를 제공한다. 자체 UGC(User Generated Contents, 이용자 제작 콘텐츠) 플랫폼 ‘캔버스’를 통해 이용자가 자신의 창작물을 업로드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능 역시 제공한다. 3D 프린터 등 최신 AI 기술을 통합해 하나의 이미지로도 창작물을 쉽게 만들 수 있다.

김 PD는 “인조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신이 소망하는 삶을 실현하는 동시에, 예기치 못한 사건과 감정을 통해 인생의 다양한 면모를 탐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인조이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 인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안준석 PD는 익스트랙션 장르를 기반으로 배틀로얄, 던전 크롤러, RPG 등 다양한 장르의 특징을 융합해 새로운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특징에 대해 강조했다. 안 PD는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통해 손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솔 게임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이나 인조이가 배틀그라운드만큼의 매출 실적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미지수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두 게임 모두 장르부터가 대중적인 장르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익스트랙션 RPG 장르의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경우, 원작인 ‘다크앤다커’가 스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대중성을 확보했다고 보기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인조이 역시 ‘한국판 심즈’로 불리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자체가 대중적인 장르는 아닌 상황이다.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배틀로얄이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였으나 그 기반은 TPS라는 점에서 유저들의 거부감이 적었다는 차이가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 두 게임 모두 참신한 기획이라는 점에선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며 “하지만 매출적인 측면을 봤을때, 배틀그라운드를 대체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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