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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 산업’ 대박 났지만…주가는 ‘허우적’

[초통령 경제학]④
SAMG엔터, ‘사랑의 하츄핑’ 열풍에도 시총 31%나 빠져
해외 공략 강화 등 활로 모색…일부 ‘과도한 저평가’ 분석도

어린이 관객에게 인기를 끌며 흥행 중인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이 누적 관객 수 12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관훈 기자] 국내 키즈 산업이 호황을 맞으며 관련 주식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주가 흐름이 사업 성장 추세에 부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들 기업이 밸류업을 위해 해외 시장 공략 등을 통한 활로를 모색하는 가운데 ‘과도한 저평가’라는 분석도 나온다.

키즈 산업은 14세 이하의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을 말한다. 의류·완구·애니메이션·도서 등 아이들 관련 모든 사업을 총칭하며 ‘엔젤 산업’(Angel Business)이라고도 불린다.

◆ 키즈 산업 ‘돌풍 주인공’ SAMG엔터…주가는 ‘민망’

올 들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키즈 산업 관련 기업으로 국내 최대 3D 애니메이션 제작사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이하 SAMG엔터)를 꼽을 수 있다. SAMG엔터는 자체 캐릭터와 키즈 콘텐츠를 기획 제작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유튜브, iQiyi, YOUKU 등), OTT, IPTV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체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캐릭터와 브랜드를 활용한 완구-의류-F&B 등 머천다이징(MD), 교육, 게임, 오프라인 테마공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SAMG엔터는 ‘캐치! 티니핑’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해 영화 ‘사랑의 하츄핑’ 제작해 지난 8월 7일 개봉했다. 최근 누적 관객 수가 120만명을 넘어서며 회사의 주가도 연일 급등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 같은 인기에도 SAMG엔터의 주가 흐름은 상장 초기와 비교해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SAMG엔터은 2022년 12월 6일 기술성장기업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주가는 2만3450원, 시가총액은 2015억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10월 16일 종가 기준 SAMG엔터의 주가는 1만5720억원으로 상장 시점 대비 무려 33%나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31% 감소한 1382억원에 그쳤다.

◆ 실적 부진이 주가 끌어내려…해외 사업 등 돌파구 마련

SAMG엔터의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독한 실적 부진 탓이다. 상장 첫해인 2022년 SAMG엔터의 매출액은 683억원으로 예측치 832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그해 SAMG엔터는 4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와 2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SAMG엔터는 95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도 영업적자 규모가 94억원으로 늘었으며, 17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SAMG엔터는 올해 상반기 매출 496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매출이 51억원 늘었다. 하지만 영업적자 규모 또한 76억원이나 증가해 9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SAMG엔터는 애니메이션 IP를 기반으로 OSMU(One Source Multi Use) 사업과 해외 사업을 강화 중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에서 애니메이션과 완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 법인은 지난해 매출 83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96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해외 사업을 통한 SAMG엔터의 수익성 개선 움직임도 엿보인다. 지난해 매출에서 19% 수준을 차지하던 수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에 31%까지 늘었다. 중국 시장에서 완구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 SAMG엔터의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다. 주지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패션, 게임 사업 부문에서 보유하고 있는 재고를 처리해야 하므로 적자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4분기는 홀리데이 시즌이 포함돼 있는 계절적 성수기인 데다 3분기까지 체화재고를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연내 혹은 내년에 턴어라운드가 가능할지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 캐리소프트·스튜디오미르·손오공 등 ‘날개 없는 추락’

국내에서 영유아를 대상으로 콘텐츠와 완구류 사업 등을 영위하는 기업으로는 캐리소프트·대원미디어·스튜디오미르·오로라·손오공 등이 있다. 다만 이들 역시 대체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캐리소프트는 2014년 10월 30일에 설립돼 현재에 이른 어린이와 가족IP 기반의 미디어 콘텐츠 전문 기업이다. 2019년 10월 29일 기술성장기업 특례상장했다. 캐리소프트는 ▲캐리와 친구들 ▲우주에서 온 콜라 ▲캐리와 슈퍼걸스 등의 캐릭터와 브랜드 기반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상장 당시 1만3850원이었던 캐리소프트의 주가는 이달 16일 기준 4125원으로 주저앉았다. 800억원을 육박하던 시총도 3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2010년 10월에 설립된 스튜디오미르는 지난해 2월 7일 코스닥에 상장됐다. 스튜디오미르는 시나리오 기획(Pre-Production)부터 편집·믹싱·녹음(Post Production)까지 총괄 제작이 가능한 애니메이션 외주 제작사로 매출은 애니메이션 제작 100%로 구성돼 있다. 상장 당시 5만원이 넘었던 스튜디오미르의 주가는 현재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시총은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밖에 1996년 12월 30일에 설립된 손오공 역시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다. 손오공은 피셔프라이스·쥬라기월드·미니언즈 등 마텔사의 완구 등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완구 유통 전문기업이다. 2005년 1월 7일 코스닥에 상장된 손오공의 현재 주가는 상장 시점 대비 90.8%, 시총은 68.9% 감소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키즈 산업 관련주의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완구, 애니매이션 등 관련 기업의 경우 과거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금보다 현저히 낮았던 경우도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현재의 주가 하락은 매우 과도한 수준이라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키즈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관련 산업의 주가 추이도 꾸준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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