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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원점’으로…한미사이언스 이사회 5대5 구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신규 이사로 선임
신 회장 “분쟁 상황 빠르게 정리하겠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사진 선모은 기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아들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모자가 경영권을 두고 갈등하는 가운데, 어느 한쪽도 완전히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오후 임시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한미사이언스의 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신 회장은 송 회장을 비롯한 모녀 측 인사로 분류된다. 송 회장과 그의 딸인 임주현 부회장과 ‘3자 연합’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로써 모녀 측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임 대표를 비롯한 형제 측과 ‘동수’를 맞추게 됐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기존에 형제 측 인사 5명, 모녀 측 인사 4명으로 형제 측이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번 임시 주총으로 모녀 측과 형제 측의 힘의 균형추가 맞춰졌다.

다만 신 회장이 신규 이사로 선임된 점이 모녀 측의 완전한 승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모녀 측은 당초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총수를 10명 이내에서 11명 이내로 늘리기 위해 정관을 변경하려 했다. 새로운 자리에는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을 앉힐 계획이었다. 형제 측이 우세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구도를 뒤집어 경영권을 쥐기 위해서다.

모녀 측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의 총수를 11명으로 늘리진 못했다. 이 안건은 특별결의안이라 임시 주총에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했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신 회장이 신규 이사로 선임됐으나, 모녀 측으로선 이번 임시 주총 결과가 아쉬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의 경영 체제의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이사회에 진입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도록 책임감 있게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시할 것”이라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줄이며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뤄내도록 모든 일을 하겠다”고 했다.

내달 한미약품 주총에 이목…갈등 우려

모녀 측과 형제 측 인사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각각 절반씩 차지하면서 한미약품그룹이 주요 경영 사안을 결정할 때마다 갈등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모녀 측과 형제 측 모두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한 만큼, 양측이 경영권을 사이에 두고 갈등하는 상황에서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 것이라서다.

이런 구도는 한미약품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한미약품이 내달 19일 열 임시 주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임시 주총을 열고 박재현 대표와 신 회장을 이사에서 해임하고,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한편, 이번 임시 주총에서 한미사이언스의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은 가결됐다. 형제 측은 주주 배당을 확대하기 위해 자본준비금을 1000억원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한미사이언스가 현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1000억원의 대규모 주주 배당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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