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국내 1위 삼성물산, ‘플랫폼 확장’으로 위기 타개
[건설사 겨울나기]④
홈플랫폼 ‘홈닉’ 이어 빌딩 플랫폼 ‘바인드’(Bynd) 출시
스마트시티 사업 경쟁력 강화 일환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건설시장도 함께 시름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저마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옥을 매각하는 등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비주택 부분 사업을 확대하면서 외연을 넓히기도 한다. 기회를 기다리며 위기를 버텨내는데 총력을 다하는 모습니다. 국내 건설사들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11년 연속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를 지키고 있다. 시공능력 평가란 발주자가 적절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 실적을 비롯해 ▲경영 상태 ▲기술 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국토교통부는 해마다 7월 말 이같은 결과를 공시한다.문제는 최근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매출 4조4820억원, 영업이익 23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22%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물산은 ‘플랫폼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물산은 홈플랫폼 ‘홈닉’에 이어 상업용 빌딩에 필요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빌딩 플랫폼 ‘바인드’(Bynd)를 선보였다. 전통적인 시공 중심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소프트 비즈니스를 확대해 지속성장을 이뤄 나간다는 계획이다.
홈플랫폼과 빌딩 플랫폼 출시한 삼성물산
지난해 8월 출시한 홈플랫폼 ‘홈닉’은 래미안 원베일리에 최초 적용한 이후 입주민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홈닉은 디지털 스마트홈 서비스와 더불어 주거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모았다. 개별 세대를 넘어 커뮤니티 시설 등 단지 전체로 연결을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입주민들은 홈 사물인터넷(IoT)뿐 아니라 건강상담과 관리를 받는 헬스케어 서비스, 메타버스 기술로 집안을 꾸미고 제품을 구매하는 홈스타일링, 청소·방역을 제공하는 홈케어, 식음료 배달 등을 누릴 수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8월 홈닉2.0 버전도 선보였다. 홈닉2.0은 기본적인 서비스만 제공하던 1.0과 달리 입주민을 위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뒀다. 대표적인 것이 ‘아파트 케어’ 서비스다. 아파트 케어는 앱에서 신청만 하면 못박기, 세면대 교체 등 수리나 교체가 필요할 때 래미안 담당 전문 엔지니어가 출동해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다. 이외에도 입주민과 주변 상권에 직접 제안하는 형태의 ‘공동 구매 서비스’도 갖췄다. 식료품, 가전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30여 개의 제휴사를 통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 ‘홈니커스 클럽’도 추가됐다.
삼성물산은 최근 빌딩 전용 플랫폼 바인드도 출시했다. 바인드는 기존 파편화된 빌딩솔루션을 통합해 근무자, 방문객, 시설관리자 등 다양한 형태의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현한 서비스다.
바인드를 통해 근무환경 모니터링, 스마트 출입, 좌석 또는 회의실 예약, 빌딩 내 상가 주문과 결제 등 빌딩 내에서 이뤄지는 총 100여개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모바일 앱과 디지털트윈 키오스크, PC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이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
이와 함께 디지털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빌딩을 스마트하게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도 다수 포함됐다. 관리자들은 소방이나 전기, 조명 등의 시설물 관리는 물론 건물에너지와 내외부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임대 현황 조회 및 납부 기능도 함께 제공해 효율적이고 다양한 자산관리 역시 가능하다.
삼성물산의 플랫폼 사업 강화는 스마트시티 사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은 스마트시티 건설에 대비해 먼저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은 2022년 5116억달러에서 2027년까지 연평균 14.9% 성장하며 1조24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정KPMG가 발간한 보고서(내일의 도시: 또 한번의 진화를 앞둔 스마트시티)에 따르면, 스마트시티의 물리적 구조는 기술융합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다. 기술융합 인프라의 큰 흐름은 초지능·초연결 인프라를 통해 인지도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지도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Io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면서 도시의 문제를 예측-모니터링-관리-분석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도시다. 삼성물산이 플랫폼 강화에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플랫폼 사업 강화 통해 스마트시티 시장 노리는 삼성물산
지난 2023년 삼성물산은 인도네시아 최대 부동산개발회사인 시나르마스 랜드와 스마트시티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바 있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202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CEWC)’에 한국 건설사 최초로 참가해 스마트시티사업 비전과 솔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는 세계 각국의 정부기관과 도시, 글로벌기업들이 참여해 미래 도시설계를 위한 기술을 공유하고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시티 전문 전시회다.
김우영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산업 개념의 확장과 비즈니스 전환’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건설 산업의 플랫폼 전환과 융합적 사업모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공간에 대한 수요는 물리적·기능적 공간에서 사회경제적 공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공간을 제공하는 건설산업의 개념도 공사나 용역에 그치지 않고 O2O서비스(온오프라인 연계)를 포함한 서비스와 상품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스마트홈이나 스마트도시는 주택과 도시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다는 개념에 그칠 뿐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하는 개념이 아니다”며 “건설산업의 스마트 상품들은 아직 첫걸음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의 가능성을 먼저 선점하는 주체가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은행권, 개인사업자 이자 1조4876억 환급…99% 집행
2이스트소프트, 아프리카 청소년들 IT 교육 위한 AI 솔루션 공급한다
3“내가 고향에 못 간 이유”...명절 열차표 10장 中 4장은 ‘예매 취소’
4BBQ, 1월 한 달간 치킨 1000여 마리 기부
5 윤 대통령 "여기도 사람사는 곳, 잘 지내고 있다"
6업비트 “솔라나 1년 스테이킹 수익률 212%”
7올해도 로또청약 광풍 부나?…서초 방배 '래미안 원페를라' 2월 분양
8 삼성전자 “4분기 HBM 매출 1.9배 증가”
9"같은 가게인데 2번 노출?"...배민, 중복노출-복잡한 UI 없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