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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4호 2026-07-13

870만 보호법인가 골목상권청구서인가

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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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책 설계, 노동 시장 망친다

산업 일반

이재명 정부의 핵심 노동 정책인 일법 패키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그동안 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 이들을 위함이라는 법 제정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근로자 추정제를 두고서는 전문가들의 찬반 의견이 충돌했다.외면 받는 사람들의 보호 공감정부가 올해 하반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일법 패키지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로 구성된다. 취지는 인공지능(AI) 혁신과 플랫폼 경제 급성장 등 대전환의 시대에 새롭게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함이다.와 인터뷰를 진행한 노동 분야 전문가들(▲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 ▲김유경 노무법인 돌꽃 대표 노무사 ▲이준희 광운대 법학부 교수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정부의 노동 정책과 관련법 취지에 공감하는 모습이었다.김성희 소장은 “사실상 노동자이지만 형식상 자영업자로 포장된 이들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산재보험 적용과 확대 그리고 고용보험 적용으로 이어진 약한 보호망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일하는 사람 기본법의 경우는 20세기 말부터 이미 유럽 등에서 시행된 법이다. 박지순 교수는 “제3지대 또는 중간지대 노동법이라는 이름으로 사각지대 노무제공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계약조건을 정한 법”이라며 “합리적이고 적절한 범위에서 공정한 계약조건을 법제화해 중간지대에 적용할 수 있다면 노무제공자 및 사업주 양측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분쟁을 어느 정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유경 노무사와 이준희 교수도 노동 사각지대를 축소하려는 문제의식과 취지 자체는 타당하다고 봤다. 김유경 노무사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의 근본적인 입법 취지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이준희 교수는 “근로자성에 대한 분쟁에서 무기대등(원고·피고가 대등한 위치에서 주장 및 입증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원칙)을 어렵게 하는 원인은 입증자료를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보유한다는 것”이라며 “증명 책임의 전환은 남녀고용평등법 제30조 등 국내법에서 선례가 확인된 정당한 입법수단이다. 유럽연합(EU)과 스페인, 벨기에도 이미 추정을 채택하고 있어 국제적으로도 낯설지 않다”고 설명했다.정당성과 실효성 구분 명확해야다만 전문가들은 취지의 정당성과 제도의 실효성이 구별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촘촘한 설계가 없는 노동 정책은 시장에서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김성희 소장은 “지금껏 논의된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는 노동시간 및 휴일·휴가 등 노동 조건과 밀접한 사안들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AB5법(운전·배달기사의 정규직 분류)과 독일 및 영국의 우버 노동자성 인정 판결 그리고 최근 한국의 배달기사 노동자성 인정 등을 반영해 이를 법제화하는 수준에 못 미친다면 실효성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결국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근로자 추정제를 함께 도입해야 외국의 사례처럼 다양한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다. 이를 도입한다고 해도 사안마다 소송을 통해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까지 반영해 법제화를 이루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반대로 박지순 교수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만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자 추정제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함께 추진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지순 교수는 “근로자 추정제는 보편성이 없는 매우 위험한 제도로, 이를 시행하는 국가들도 여러 문제점으로 사후 보완입법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노동 시장 악화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부담 가중 등으로 이어져 고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현재 우리 노동 시장에 필요한 제도는 근로자 추정제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라고 박지순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근로자 추정제를 도입하면 사실상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중간지대에 속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나 자영업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주장할 것이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지순 교수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 시 소상공인과 기업이 체감하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엄청난 리스크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소상공인의 경우는 비용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반 기업도 인사노무상의 해고 등 리스크 부담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근로자 추정제로 인해 평소 프리랜서로 자유롭게 일하던 사람이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다가 계약관계 종료 시점에 퇴직금 등 법정수당을 요구하고자 근로자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박지순 교수의 예상이다.박지순 교수는 “근로자 추정제를 채택한 입법례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EU도 입법지침으로 도입하기는 했으나 회원국의 선택에 맡겼다”며 “그보다 더 우선시돼야 할 정책은 특수형태종사자나 플랫폼종사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같은 중간지대 노동법을 만들어 노동법의 완충지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김유경 노무사는 근간을 갖추진 못한 법이 무리하게 추진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본법은 최상위 헌법의 이념을 개별법으로 구체화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런데 ‘노동관계법령 등 다른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 법을 적용한다’(제3조 제2항)고 규정해 개별법을 우선 적용하고 기본법을 보충 적용하도록 명시했다”고 지적했다.이어 “또한 다수 조항에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는 식의 임의적 조항을 포함시켜 구체적인 후속 입법 로드맵이 전혀 제시되지 못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가장 큰 문제로는 ‘노동법 적용범위’를 꼽았다. 김유경 노무사는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기본법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적용범위를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자신이 직접 일하고 이를 통해 보수를 받는 사람, 즉 노무제공자’라고 제한했다”며 “이는 노조법상 근로자보다 협소한 개념이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법 바깥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한층 완화된 기준으로만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이미 노동 분야 전문가들은 이재명 정부의 ‘노동법 적용범위’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최근 사단법인 직장갑질119에서 활동 중인 노무사, 변호사 등 법률 관계자 105명이 참여한 ‘이재명 정부 1년 평가’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가장 미흡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 ‘5인 미만 사업장 노동법 적용 확대’가 67.6%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45.7%의 표를 얻은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보호’였다.이준희 교수도 노동법 적용범위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근로자성 추정의 요건·효과·반증구조·적용범위 등이 정교하게 입법적으로 설계되지 않으면 그 제도는 ‘추정의 선언’에 그치고 만다”며 “이는 후속되는 구체적 쟁점을 법원의 판단과 행정해석에 모두 떠넘기는 결과가 된다”고 말했다. 실패한 정책이 되지 않으려면그동안 논의된 일법 패키지는 시장에 안착하기 힘들다는 게 노동 분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은 정부의 노동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욱 촘촘한 정책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김성희 소장은 “노란봉투법이 법원 판례를 제도화했던 것처럼 근로자 추정제도 마찬가지”라며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바로 모든 사업장에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명확하게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노란봉투법 때처럼 가이드라인을 소극적으로 만들면 제도화 효과는 미미하고 소송전만 난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유경 노무사는 기본법 제정에 앞서 기존 근로기준법의 정의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본법은 기본법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기존 노동관계법령의 양대 축인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의 취지에 부합하면서 기존 법보다 후퇴된 기준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면 대전제는 ‘기존 노동법 체계의 강화와 확장’이어야 한다. 기존 근로기준법 밖 노동자들이 법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원칙이 돼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2조의 근로자 정의를 확대하는 작업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추정의 효력범위를 사전에 명확히 획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준희 교수는 형사처벌 영역으로의 파급을 제도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했다.그는 “근로기준법의 특별형법적 성격은 근로자 추정제의 모든 쟁점을 관통한다”며 “근로자 신분이 추정되는 결과로 형벌 부과의 전제인 사용자 신분이 ‘추정’되는 구조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및 무죄추정 원칙과 병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어 “따라서 근로자 추정으로 인해서 누가 어떤 의무를 어디까지 지는지를 사전에 명확히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법과 관련한 분쟁해결에서’라는 문구만으로는 형사 절차로의 파급을 차단하기 어렵다. 형벌권의 전제가 되는 신분과 효력범위의 명확성만큼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7.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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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 기본법…선의가 부른 을들의 전쟁[EDITOR's LETTER]

산업 일반

모든 일하는 사람은 보호받아야 한다.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위탁계약자처럼 기존 노동법 체계 밖에서 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계약서 한 장 없이 일하고, 일방적 계약 해지와 보수 체불에 내몰리면서도 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가 나온 배경이다.취지는 이해한다. 아니, 동의한다. 노동시장은 더 이상 정규직 근로자와 사용자라는 전통적 관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계약은 프리랜서지만 출퇴근조차 자유롭지 않은 이들, 외형은 사업자지만 가격 결정권도 계약 교섭력도 없는 이들을 방치해선 안 된다.문제는 선한 의도로 만든 법과 제도가 언제나 선한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노동권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정책 방향은 맞다. 하지만 보호의 대상을 넓히고 장벽을 세우는 데는 비용이 든다. 보호 장벽을 어디까지 쌓을지, 그 비용을 누가 감당할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없으면 선의의 정책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낸다.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석 달 만에 1.9%에서 2.6%로 뛰었다. 거시 지표만 보면 호황이다. 그러나 골목상권의 현실은 다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백조원을 벌어들였다고 해서 동네 식당, 편의점, 미용실, 학원에 사람이 넘쳐나는 것은 아니다.골목상권의 위기는 숫자로 확인된다.중소벤처기업부가 국세청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5년 폐업 사업자 97만6000개 중 소상공인이 몰린 제조·도매·소매·음식·숙박·서비스 등 6대 업종의 폐업률은 11.08%로 전체 평균 8.64%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소매업 폐업률은 15.40%, 음식업은 15.14%에 달했다. 폐업 사유 중 ‘사업부진’ 비중도 2023년 48.9%에서 2025년 50.4%로 높아졌다.차마 문을 닫지 못하고 빚으로 버티는 이들도 많다. 지난 1분기 자영업자 금융권 대출 잔액은 1100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대출 연체액도 20조원을 훌쩍 넘어 사상 최대였고, 연체율 역시 2%대로 올라 10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노동권 보호의 대상인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는 분명 ‘을’이다. 그러나 골목상권의 소상공인들 역시 한없이 ‘을’에 가까운 이들이다.이런 이들에게 노동자 보호를 위한 청구서를 들이미는 것은, 턱밑까지 차오른 물 위에서 겨우 숨만 쉬고 있던 영세 소상공인들을 익사 위기로 내모는 일일 수 있다.정치는 선의를 말하기 쉽다. 그러나 정책은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설계다. 노동자와 사업자 사이의 중간지대를 인정할 것인지, 근로자 입증 책임은 어떤 조건에서 적용할 것인지, 영세 소상공인에게는 법 적용을 유예하거나 재정 지원을 병행할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노동자 보호는 당위다. 그러나 당위만으로 제도를 만들 수는 없다. 보호의 범위, 비용의 주체, 책임의 한계를 함께 설계하지 않은 선한 정책은 실패로 남을 뿐이다.

2026.07.13 10:39

2분 소요
“사무실 사지 말고 구독하세요”…퍼시스가 던진 ‘오피스 렌탈’ 승부수

산업 일반

국내 사무가구 1위 퍼시스가 가구 제조·판매를 넘어 ‘오피스 공간 구독 서비스’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퍼시스가 지난 7월 1일 자로 전격 출시한 ‘통합 오피스 구독(렌탈) 서비스’가 시장의 새로운 우회로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들은 공유오피스에 들어가는 대신 일반 빌딩을 임차해 독립 사옥을 쓰되, 목돈이 묶이는 가구와 인테리어를 퍼시스 구독을 통해 ‘월 단위 운영 비용’으로 처리해 공유오피스 수준의 재무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오피스 운영을 통째로 외주화해 완벽히 독립된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전통 가구사들에게 ‘공간 구독 서비스업’이라는 거대한 신시장의 문이 열릴지 주목된다.‘소유’에서 ‘운영’으로 우회로 찾다퍼시스가 모험적인 카드를 던진 배경에는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퍼시스는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7억3713만원으로 전년 대비 73.3% 급감했다고 공시했다. 고금리와 고환율 장기화로 인해 내수 가구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이 같은 실적 한파 속에서 퍼시스가 주목한 틈새시장은 바로 사무실 마련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의 ‘재무적 페인 포인트’였다. 고정자산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을 위해 가구를 구매하는 자산이 아닌 ‘운영하는 서비스’로의 전환 전략이다.퍼시스 관계자는 “오랜 기간 기업 고객들과 함께하며 오피스 운영 과정에서 반복되는 어려움에 주목했다”며 “실제 고객들을 만나보면 비용 자체보다도 조직 변화에 따라 가구를 재배치하거나 추가·축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구매 방식이 너무 경직되어 있다는 고민이 있더라”고 설명했다.퍼시스에 따르면 기업 경영진은 오피스 구축에 필요한 초기 투자 부담과 기존 사무가구 처리 등 자본 운용의 비효율을 고민하고, 총무·구매 담당자는 조직 변화에 따른 ▲가구 재배치 ▲유지관리 ▲자산 관리 등 반복적인 운영 부담을 겪고 있었다. 이에 퍼시스는 렌탈을 단순한 비용 분산 방식이 아닌 오피스 구축부터 운영·관리, 나아가 기존 가구의 회수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오피스 운영 서비스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새롭게 출시한 퍼시스의 렌탈 서비스는 기업들의 자산 운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 과거 독립 사옥이나 개별 오피스를 구축하려면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가구·인테리어 비용이 초기 목돈으로 묶여야 했다. 그러나 퍼시스의 통합 구독을 이용하면 이 모든 비용을 ‘월 단위 운영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기업들이 굳이 고비용의 공유오피스에 입주하지 않고도, 일반 빌딩을 임차해 완벽히 독립된 자사 공간을 소유하면서 재무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단순히 가구를 빌려주는 데 그쳤던 기존의 파편화된 렌탈과 달리 퍼시스는 디지털 플랫폼 ‘오피스 서비스 허브’를 전면에 내세웠다. 많은 기업의 총무·구매 담당자들은 조직 개편이나 인원 변동이 있을 때마다 좌석 재배치와 도면 수정, 유지관리 이력 인수인계 등으로 극심한 운영 비효율을 겪어왔다. 퍼시스는 자산·계약·도면 정보를 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게 지원한다. 담당자가 바뀌어도 모든 운영 이력이 플랫폼에 그대로 남아 있어 인수인계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 정기 점검과 의자 클리닝 등 전문적인 오피스 케어가 기본 결합, 사실상 기업들은 사무환경 관리 업무를 퍼시스에 통째로 외주화(아웃소싱)할 수 있는 셈이다.퍼시스 관계자는 “제품을 직접 설계·제조하는 것은 물론 전국 단위의 시공·AS 인프라와 오랜 오피스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품 공급부터 운영·관리까지 하나의 체계 안에서 통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오피스 전 과정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운영할 수 있는 통합 운영 역량이 퍼시스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공간 구독의 신시장 열까국내 가구 제조사들은 그동안 고질적인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 B2B 사무가구 렌탈 시장에 직접 뛰어들지 못했다. 대표적 문제가 ‘자본 회수와 초기 투자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가구는 생활가전에 비해 제품 단가가 매우 높고 평균 사용 기간이 길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초기 생산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은 채 수년에 걸쳐 소액의 렌탈료로 분할 회수해야 한다.둘째는 ‘막대한 물류·유지보수 비용’이다. 사무가구는 배송·조립·설치뿐만 아니라 계약 종료 후 반납·회수 및 재설치에 드는 물류비와 인건비가 높다. 나아가 기존 판매 시장 잠식 우려도 있다. 렌탈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기존에 대규모 일시불 매입을 진행하던 대기업 고객층의 수요가 줄어 단기 매출 총액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즉 대형 가구사들은 렌탈을 ‘성장 동력’보다는 실험적 옵션으로만 취급해 온 셈이다. 퍼시스는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통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가 직접 ‘엔드투엔드’(E2E)로 관리하는 국내 최초 직영 책임 관리 체계와 디지털 자산 트래킹 시스템을 구축해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이 관계자는 “시장의 인식을 확장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사무가구는 정수기처럼 렌탈이 익숙한 품목이 아니며 기업 내부에서도 경영진과 총무·구매, 재무 등 의사결정 주체마다 렌탈을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아직도 많은 고객이 렌탈을 단순한 비용 분산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고 꼽았다.렌탈 업계는 퍼시스의 이번 도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수기·비데 중심의 개인 소비재 영역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최근에는 기업 대상(B2B) 장비 및 오피스 자산 렌탈·구독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렌탈업계 관계자는 “기업 고객은 단순 총액 비교보다 ‘재무제표 개선 효과’와 ‘운영 효율화’ 가치에 훨씬 민감하다”며 “퍼시스가 대규모 자본력과 자체 유통망을 바탕으로 오피스 수요를 대거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퍼시스 측은 “렌탈 서비스를 시작으로 기업의 오피스 환경 전반을 책임지는 오피스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가 목표”라며 “궁극적으로 단순히 가구를 판매하고 관계가 끝나는 회사가 아니라 오피스 구축부터 운영, 관리까지 고객의 오피스 운영 여정을 지속적으로 함께하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13 10:17

5분 소요
출근은 내 맘대로, 퇴직금은 사장 책임?…악마의 증명에 갇힌 ‘근로자 추정제’

산업 일반

#학원장 A씨는 최근 퇴사한 강사 B씨로부터 퇴직금 청구 소송을 당했다. B씨는 계약 당시 실수령액을 높이려 ‘프리랜서(3.3%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계약’을 맺고 세제 혜택과 자율성을 누렸다가 계약이 끝나자 “사실은 학원의 지휘를 받은 근로자였다”며 사후적으로 정규직 권리를 청구했다.#배달 라이더 C씨는 3개 배달 앱을 동시에 켜고 원하는 콜만 골라 받는 ‘멀티호밍’ N잡러로 업무 전반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하지만 C씨가 근로자성 분쟁을 제기하는 순간, 플랫폼사는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이른바 ‘악마의 증명’에 직면한다. 여러 앱을 쓰는 N잡러의 책임을 특정 사업주가 온전히 독박을 써야 하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선의로 포장된 ‘근로자 추정제’(근로기준법 개정안)가 정교한 설계 없이 통과되면 일터가 계약 불신과 법적 분쟁의 난장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동계와 국회가 올 하반기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 법안이 870만명에 달하는 프리랜서와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 형태를 근로자 아니면 사업자라는 ‘이분법적’ 틀로 획일화하려 하고 있어서다.배달라이더·보험설계사·학원강사·프리랜서 IT 개발자 등의 소득 구조와 업무 자율성의 크기는 천차만별이다. 이들을 근로자로 일단 추정하면, 민사 분쟁의 대원칙인 ‘주장하는 자가 입증한다’는 법리가 통째로 뒤집히게 된다. 사측이 지휘·통제를 하지 ‘않았음’을 완벽히 증명하지 못하면 모두 정규직 고용 관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규제 사정권에 포함된 플랫폼 업계는 근로자 추정제가 양날의 검이나 다름이 없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 작가의 경우 대다수가 보조작가를 고용해 연재를 한다”며 “근로자 추정제가 일률 도입되면 메인작가가 보조작가의 사용자가 되면서 비용 부담을 안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입장에서도 프리랜서 작가들과 고용 관계가 아닌 작품 단위로 계약을 맺고 있어 법적 분쟁 시 ‘우리 근로자가 아님’을 증명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복잡한 고용 구조를 가진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카카오T 블루와 같은 가맹택시 구조에서는 중간에 법인 택시회사가 존재하지만, 배차 알고리즘을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원청 사장’으로서 공동 사용자 책임을 물 수 있다. 또 개인 사업자 지위로 멤버십에 가입해 자율 운행하던 개인택시 기사들이 플랫폼의 배차 페널티나 평점 관리 시스템을 빌미로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극단적인 사례가 나올 수 있다.해외에서 입증된 ‘누더기 법안’의 시행착오졸속 입법이 가져올 부작용은 이미 해외에서 시행착오로 입증됐다. 지난 2020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시행한 규제법인 ‘AB5’(Assembly Bill 5)가 대표적이다. 당초 이 법은 거대 플랫폼이 라이더 등을 프리랜서로 간주해 사회보험과 최저임금 의무를 피해 가던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 ▲업무 통제권 탈피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 외 영역의 업무 수행 ▲독립 사업자 지위 영위 등 엄격한 ‘ABC 테스트’의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프리랜서로 인정하는 근로자 추정제의 ‘시초’였다.하지만 규제가 시작되자마자 시장은 요동쳤다. 정작 타깃이었던 우버·리프트·도어대시 등 거대 플랫폼들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어 주민 투표라는 우회로를 뚫었다. 진짜 타격은 엉뚱하게도 영세 소상공인과 순수 프리랜서들에게 향했다.규제가 프리랜서 생태계를 말살한다는 반발이 거세지자, 캘리포니아 의회는 뒤늦게 법안 전반을 수정해 음악 산업·상업 어민·수영장 청소원 등 100개가 넘는 직종에 예외 조항을 덕지덕지 붙여줬다. 대기업은 빠져나가고 영세 생태계만 규제의 덫에 갇힌 ‘누더기 법안’으로 전락한 셈이다.2025년 국제 학술지 인포메이션 시스템즈 리서치에 게재된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워링턴 경영대학원의 치우 량페이 교수 공동 연구진의 분석은 이를 숫자로 증명한다. 연구진이 글로벌 온라인 노동 플랫폼 업워크의 프리랜서 4만1000명의 근무 기록 약 40만건을 법 시행 전후로 장기 추적 분석한 결과, 캘리포니아 AB5 도입 이후 노동자들의 전체 평균 소득은 약 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그런데 이는 착시에 불과했다. 플랫폼 기업들이 정규직 전환에 따른 복지 및 보험료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단가를 낮추면서 노동자들의 평균 시급은 오히려 1.6% 감소했다.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이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전보다 더 오랜 시간 근무해야 했다. 치우 교수는 “노동 시장 경쟁 환경이 캘리포니아와 유사하다면 긱워커들의 시급 저하와 노동 시간 장기화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현행 제도 실효성 확보 vs 정교한 하위 법령 설계이처럼 하나의 잣대만 들이대는 규제 수단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굳이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계약 당사자 간의 실질적인 분쟁 상황에서는 현행 법제와 정부의 감독 시스템, 분쟁 조정 기관을 거쳐 충분히 다툴 수 있는 환경이 이미 마련돼 있다는 지적이다.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누가 봐도 근로자임이 분명한데 우열 관계를 이용해 근로기준법을 회피하려는 ‘가짜 3.3%’와 같은 사례는 정부의 감독과 단속으로 충분히 규율이 가능하다”고 짚었다.김 변호사는 특히 “애매한 영역에 있는 종사자들은 개인 사업자 관계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며 “계약이 끝난 뒤 발생하는 퇴직금 소송 등 개별 분쟁은 기존처럼 점차적인 법원 판결과 분쟁 기관의 조율로 해결해 나가면 될 일이며, 이를 법으로 획일화하기보다는 제도의 취지에 맞게 무분별한 확대를 제한하는 방향이 맞다”고 제언했다.반면 입법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미국식 규제를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한국형 실정에 맞는 ‘시행령 매뉴얼’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미국 AB5처럼 법전에 예외 직종을 일일이 나열하다 보면 결국 누더기 법안이 돼 시장을 교란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는 이미 200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4다29736)로 확립된 ▲업무 내용 지정 ▲취업규칙 적용 ▲근무 시간·장소 지정 등 10여 개의 근로자성 판단 지표가 존재한다”며 “법안 자체는 선언적으로 통과시키더라도 입법 예고 기간 현장 실정에 맞게 시행령과 시행 규칙, 고시 지침 매뉴얼을 얼마나 디테일하고 정교하게 만드느냐가 법안의 안착을 가르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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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비상…프리랜서 계약 다시 들여다본다

산업 일반

국내 기업들이 프리랜서 계약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자 추정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면서다. 근로자 추정제는 노무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되면 우선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업주가 이를 방증하도록 하는 제도다.지금까지는 노동자가 "사실상 근로자였다"는 점을 입증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기업이 "근로자가 아니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아직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은 계약서 문구는 물론 프리랜서·용역·위탁 등 외부 인력 운용 방식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예컨대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더라도 회사가 출퇴근 시간을 정하고 업무를 직접 지시했다면 근로자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현재는 노동자가 이를 주장·입증해야 하지만,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기업이 독립적인 계약 관계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입증 책임의 방향이 뒤바뀌는 셈이다.계약서보다 부담되는 '입증 책임'"기업에 부담이 큰 제도."근로자 추정제를 두고 한 재계 관계자가 내놓은 짧은 평가다. 기업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프리랜서 한 명의 지위 변화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 ▲퇴직금 ▲주휴수당 ▲4대 보험 등 노동관계법 적용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문제는 기업들의 인력 운용 방식이 이미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정규직 외에도 프리랜서·용역·위탁·외주·특수고용 등 다양한 형태의 계약을 활용해 왔다. 계약상으로는 외부 인력이지만 실제 업무는 기업 사업장 안에서 이뤄지고, 업무 일정과 기준은 물론 보안·안전·품질 관리 등을 위해 일정 수준의 관리와 통제가 이뤄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복수의 기업 관계자는 "근로자 추정제는 특정 프리랜서 계약 하나를 손보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동안 여러 형태로 운영해 온 외부 인력 전반에 대해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상 기업이 부담해야 할 법적 책임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재계 관계자는 "기업 현장에는 다양한 계약 구조가 이미 자리 잡고 있다"며 "이들을 모두 직접 고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실제 업무가 사업장 안에서 이뤄졌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성 논란이 확대된다면 기업 부담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된다고 곧바로 채용 감소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법적 리스크와 비용 부담이 커질수록 기업들은 핵심 인력 외 채용을 줄이거나 인공지능(AI)·자동화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노동관계법 적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법조계 관계자는 "사용자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근로계약 관계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최저임금과 근로 시간 ▲산재 ▲휴일·휴가 등 지금까지 적용되지 않았던 노동관계법이 함께 적용될 여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계약보다 바뀌는 건 인력 운용 방식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단순히 분쟁이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분쟁이 임금 체불이나 퇴직금 지급 문제를 넘어 근로기준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리스크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기업들이 가장 부담으로 꼽는 부분은 이른바 '부존재의 입증'이다.업무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은 ▲메신저 대화나 이메일 ▲회의록 ▲업무 배정 기록 등으로 비교적 확인하기 쉽다. 반면 업무 지시가 없었다는 사실이나 출퇴근을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 회사 조직에 편입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자료로 입증하기가 훨씬 어렵다. 현장에서 오간 협업이나 품질 관리 지시마저 지휘·감독의 근거로 해석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이광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직접 노무를 제공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노무제공자가 근로자로 추정된다"며 "회사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고, 퇴직금과 연차수당, 임금 미지급은 물론 근로기준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리스크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도급·용역업체를 사이에 둔 계약 구조도 새로운 쟁점이다. 기업이 프리랜서와 직접 계약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업무 지시와 관리가 원청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책임 소재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원청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이 변호사는 "문제는 회사와 직접 계약한 프리랜서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도급이나 용역업체 등 이른바 도관업체가 중간에 있더라도 실제 업무를 지시하고 노무를 제공받은 주체가 원회사라고 판단되면 노무제공자가 원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기업들은 법안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출퇴근 관리나 직접 업무 지시를 최소화하고 계약서상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앞으로는 근로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어떻게 남길 것인지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일부 기업들은 계약서 문구뿐 아니라 ▲보고 체계와 업무 지시 방식 ▲장비 제공 여부 ▲정산 구조 등 인력 운용 전반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변호사는 "기존에는 종속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면 앞으로는 회사가 근로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며 "계약서 문구를 손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실제 ▲업무 운영 방식 ▲지휘·감독 체계 ▲보고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7.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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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접는 게 낫죠”…사람 쓰기 무서운 골목상권

유통

“소상공인이 살아야 일자리도 생길 것 아닙니까.”지난 7월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윤성진(46)씨는 정부가 추진하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이하 일하는 사람 기본법) 이야기가 나오자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노동자 보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인건비와 관리 부담이 더 커질 경우 영세 자영업자는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윤씨는 “지난 2018년 최저임금 인상 이후 주휴수당까지 더해지면서 자영업자는 사실상 인건비 폭탄을 맞았다”며 “원재룟값과 임대료, 플랫폼 수수료까지 안 오르는 게 없는데 노무 부담까지 늘어나면 우리 같은 소상공인은 죽으라는 이야기"라고 토로했다.월평균 수익 191만원…“알바 대신 내가 뛴다”플랫폼 종사자와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등 이른바 ‘권리 밖 노동자’에게도 노동법상 보호를 확대하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두고 소상공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건비와 관리 부담까지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제 사업을 운영 중인 가동사업자는 1032만1407명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가동사업자 증가율은 2020년 7.5%를 기록한 이후 ▲2021년 6.4% ▲2022년 5.1% ▲2023년 2.8% ▲2024년 2.0%로 꾸준히 둔화했고, 지난해에는 결국 1%대로 떨어졌다.폐업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폐업자는 97만5681명으로 100만명을 넘었던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신규 사업자 대비 폐업자 비율은 83.5%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5년 이상 버티다 폐업한 사업자가 31만7406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폐업자의 3명 가운데 1명은 5년 이상 영업한 사업자였다. 폐업 사유의 절반 이상은 ‘사업 부진’이었다.겨우 문을 닫지 않아도 손에 남는 돈은 많지 않다. 중소벤처기업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소상공인의 월평균 수익은 191만원에 그쳤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서는 자영업자의 34.0%가 현재 최저임금 월 환산액(215만6880원)보다 적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인건비 부담이 커질수록 고용은 줄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정규직 종사자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5.9% 감소했다. 줄어든 인력의 업무는 사업주가 직접 메우고 있다.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줄었지만 대표자의 근로 시간은 오히려 늘었다.소상공인연합회는 법 시행 시 최저임금 기준으로 소상공인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법정 비용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약 42만원, 연간 505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중기부가 집계한 소상공인 평균 영업이익의 20%를 웃도는 규모다. “관리 부담까지 늘면 결국 모두가 피해”현장에서 만난 업주들은 대부분 노동자 보호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발의된 법안은 영세 자영업자의 현실과 업종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권모씨는 “제 자식들도 근로자인 만큼 노동자의 권리는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대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한 달 매출이 1000만원이어도 임대료와 재료비, 인건비, 세금을 내고 나면 실제 남는 돈은 많지 않다”며 “여기에 추가 부담까지 생기면 장사를 접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지난 7월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의 한 편의점 계산대를 지키던 점주 안상혁(53)씨는 “예전에는 아르바이트생만으로 24시간 운영했지만 지금은 인건비 때문에 가족이 돌아가며 근무한다”며 “평일 오전과 야간, 주말에만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안씨는 “편의점은 대부분 시급제 근로자를 고용하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 기본법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노동 규제가 계속 확대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결국 편의점도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그는 “처음에는 노동자 권리를 넓혀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용을 줄이게 되고 결국 일자리도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경기 광명시에서 대리운전 업체를 운영하는 강유진(50)씨는 “대리운전 기사는 여러 업체에 동시에 등록해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구조에서 사용자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도 현실적인 고민”이라고 말했다.그는 “최저임금이나 퇴직금 부담도 부담이지만 더 걱정되는 것은 인사·노무 관리 비용”이라며 “결국 업체는 기사 수를 줄이거나 이용료를 올릴 수밖에 없고 피해는 소비자와 기사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소상공인들이 우려하는 것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만이 아니다. 함께 추진되는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될 경우 프리랜서와 특수고용 종사자의 근로자성이 보다 쉽게 인정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는다. 법률 지식과 노무 관리 역량이 부족한 영세 사업자는 계약 구조와 인력 운영 과정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골목상권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하나로 모였다.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그 비용과 책임을 영세 사업자에게만 지우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노동자를 보호하려는 제도가 결국 사람 쓰기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2026.07.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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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질 끈’ 차세대 병기 KDDX의 허무한 엔딩

산업 일반

군사기밀 유출을 시작으로 각종 소송전으로 얼룩진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공방이 마침내 끝났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탓에 고도의 기술 경쟁 구도가 아닌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소모전이 전개됐고, 결국 타임라인만 지체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이 중요한 시점인데 개념설계부터 선도함 인도까지 무려 20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다소 허무한 결말을 맞이했다. 개념설계부터 선도함까지 20년 ‘허송세월’ “결국 1.2점의 보안 감점으로 성패가 갈린 셈인데 양사의 소모전과 지체된 시간을 고려하며 허무한 결과가 아닌가.”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KDDX 입찰 결과를 두고 이렇게 평했다. 한화오션이 지난 7월 2일 HD현대중공업을 따돌리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하지만 K-방산의 경쟁력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수주전이었다는 설명이다. 방위사업청의 KDDX 입찰 최종 평가에서 한화오션이 93.9542점, HD현대중공업은 93.3675점으로 0.5867점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기술능력평가에서 HD현대중공업이 0.6425점 높았지만, 군사기밀 유출 관련 보안 감점 1.2점 적용으로 한화오션이 최종 승자가 됐다. 결국 총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의 KDDX 입찰의 결과는 보안 감점에서 갈린 결과를 낳았다. KDDX는 차세대 기술을 망라한 7000톤급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이지스함 사업이라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기술 경쟁력이 아닌 보안 이슈로 입찰 승패가 갈리며 찝찝함을 남겼다. KDDX 사업은 2011년 첫발을 뗀 뒤 이듬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수주하면서 본격 궤도에 올랐다. 일반적인 국내외 이지스함의 경우 개념설계부터 선도함 인도까지 10~15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함정일수록 최첨단 기술과 장비 등이 반영되면서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한다. KDDX는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2012년 수주 이후 2032년이 돼서야 선도함이 인도되는 타임라인으로 정해졌다. 개념설계부터 선도함 인도까지 무려 2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1996년 당시 신규 이지스 구축함이었던 세종대왕급(KDX-III)는 개념설계 단계부터 2008년 선도함 인도까지 12년이 걸렸다. 한국은 조선소가 노후화된 미국 등과 비교해 군함 설계 및 건조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꼬인 KDDX의 경우는 예외였다. 지난 2013년 한화오션은 KDDX의 기초 뼈대가 되는 개념설계 보고서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하지만 이때 군사기밀 유출 사건이 터지며 KDDX 사업도 꼬이기 시작했다. 그해 HD현대중공업의 KDDX 개념설계 관련 군사기밀 유출 사건이 터지며 기소됐다.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이 추진되던 시기였고 HD현대중공업이 당사자였다.법정 공방 끝에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KDDX 개념설계도를 불법 취득한 혐의로 모두 유죄를 받았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방산 사업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2025년까지 감점 1.8점을 받았다. 이후에도 입찰과 관련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방사청은 2026년까지 감점 1.2점을 적용하기에 이르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2012년 개념설계 당시 기술평가 점수 21점 차로 현대중공업에 앞섰다. 소수점 차로 당락이 갈리는 군함 설계 입찰에서 대우조선해양의 함정 기술력은 압도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보안 감점으로 선도함 건조 경쟁에서 밀려난 HD현대중공업은 억울한 입장이다. 관행상 기본설계를 맡았던 업체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아왔는데, 이번 KDDX에서는 경쟁입찰로 바뀌면서 수주를 놓쳤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술 점수가 아닌 보안 점수로 승패가 갈렸기에 다소 억울하고 허무한 상황이다. 한화오션이 개념설계에서 큰 점수 차로 앞섰다곤 하나 최종 평가를 들여다보면 오랜 시간 동안 기술력을 올리지 못했다는 의미가 되지 않나”고 반문했다. 국내 시장 중요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이 핵심 이번 KDDX 사업은 전투체계와 핵심 장비의 국산화 비중을 높인 스마트 한국형 이지스함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센서·통신·전투체계·무인체계 등을 결합한 국내 최초의 중앙 컨트롤 스마트 함정이라는 점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선도함을 건조하는 한화오션의 KDDX 기술과 경험은 좋은 레퍼런스가 될 전망이다. KDDX 이후 호위암 사업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고, 구축함·수상함의 해외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KDDX의 상세설계 업체는 무기체계 배치 등 세부적으로 함정을 구현하는 최종 설계 작업이라 후속함 건조에서도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후속함은 선도함 설계도를 바탕으로 건조한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한화시스템은 전투체계 및 다기능 레이더 개발 사업을 하고 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기 발사체계를 비롯한 함정용 가스터빈 엔진 등의 부품 공급을 하고 있어서다. 현대의 이지스함의 경우 선체를 만드는 것보다 미사일·레이더·전투체계 등의 첨단 장비의 비중이 전체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방산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한화그룹이 패키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지만 방사청이 발주하는 국내 시장은 이윤이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국가 차원의 사업이라서 공개 입찰과 적정 이윤율 등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측은 “방사청 사업은 모두 입찰 경쟁을 통해서 결정되고 적정 이윤이 책정된 최종 납품 가격으로 발주되기 때문에 마진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K-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시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리핀·호주·중동 등의 해외 함정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외 수출 함정은 방산원가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 증대가 가능한 구조다.K-방산은 2024년 호주, 2026년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대형 수주를 겨냥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경쟁국과 비교했을 때 ‘원팀’ 경쟁력이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다. 이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함정 수출사업의 원팀 구성’에 합의했고, 공동개발 프로젝트 등 지속적인 협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DDX와 같은 사례가 재발되지 않아야 하고, K-방산을 위한 원팀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의 결과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를 토대로 열릴 1000조원대 미국 함정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7.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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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 키우고 체급 늘린 KEL, 지역 연고제로 ‘안방 e스포츠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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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kj@edaily.co.kr국내 e스포츠 생태계가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안방 연고 시대’를 맞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e스포츠협회(KeSPA)·크래프톤·님블뉴런·넥슨코리아가 공동 주관하는 ‘2026 대한민국 이스포츠 리그’(2026 KEL)가 지역 순환형 e스포츠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올해로 2년 차를 맞은 KEL은 지난해 대비 리그의 체급과 상금 규모를 대폭 확장했다. 2025년 원년 대회 당시에는 14개 지역 팀(10개 광역·4개 기초자치단체)이 참가했지만, 올해는 5개 팀이 추가로 합류하면서 총 19개 지역 팀(13개 광역·6개 기초자치단체)이 우승컵을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 고양특례시·수원특례시·성남시·양주시를 비롯해 충북 제천시·전북 전주시 등 기초자치단체의 참여가 늘어나며 ‘풀뿌리 e스포츠 연고제’의 기반이 단단해졌다는 평가다.국산 e스포츠 종목의 자생력과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도 돋보인다. ‘2026 KEL’의 총상금은 1억5000만원 규모로 조성됐다. 특히 최고 인기 종목인 ‘이터널 리턴’의 경우 상금을 지난해 5000만원에서 올해 1억원으로 두 배 증액하고 리그 일정도 22일로 확대하며 고정 팬덤을 공략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상위 2개 팀에는 글로벌 대회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터내셔널 컵’(BMIC) 출전 시드를 부여하고, ‘FC 모바일’ 상위 2인에게는 글로벌 대회 한국 대표 자격을 주는 등 국제 대회와의 연계성도 강화했다. 리그의 성장에 발맞춰 지역 거점 인프라와의 시너지도 본격화되고 있다. KEL은 부산·광주·경남 진주·대전 등에 구축된 지역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경기를 치른다. 협회 등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대전이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이터널 리턴 마스터즈’ 결선으로 도출된 경제적 파급 효과는 약 18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KEL 역시 매주 선수단과 팬들이 지역 경기장을 방문하고 오프라인 행사장 자산과 연계되면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지역 중심의 인프라 투자는 현지 팬들의 환호로 직결되고 있다. 최근 부산이스포츠경기장에서 치러진 ‘FC 모바일’ 최종 결승에서는 명승부가 연출됐다. 전남 드래곤즈 e스포츠의 ‘아히나’ 유창호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최종 우승을 차지, 2025년 초대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이처럼 KEL은 단순한 일회성 대회를 넘어 학원 스포츠 연계와 지역 e스포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발판으로 자리 잡고 있다. ‘FC 모바일’ 종목은 전국소년체육대회 등과 연계해 학교 e스포츠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이번 대회로 선수들의 실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고 지역 내 e스포츠 전문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까지 아우를 방침이다. 리그가 개최되는 각 지역 거점 경기장들은 대회 운영을 기점으로 인력 육성과 고용 창출을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의 중심지로 기능할 전망이다.

2026.07.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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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보호 청구서, 왜 소상공인이 내야 하나”

산업 일반

“노동 약자 보호라는 취지에는 깊이 공감합니다. 그 명분과 방향성에 반대할 대한민국 사장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과 법적 책임을 감당할 여력있는 영세 소상공인은 몇 안된다는 얘기입니다.”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의 목소리에는 현장의 위기감이 팽배해 있었다. 최근 정치권에서 강행 조짐을 보이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는 가뜩이나 코로나19 시기보다 악화한 골목상권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일성이자 단호한 진단이다.송 회장은 노동 취약계층을 보호하겠다는 선의가 현장의 영세 사업주를 범법자로 내몰고 생업을 파탄 내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끊임없이 경고했다. 지난 7월 8일 는 송 회장을 만나 소상공인들이 마주한 현실적인 우려와 소상공인연합회가 요구하는 현실적이고 구조적인 대안을 깊이있게 들어봤다.생색은 국가가, 비용은 사장이 내라송 회장은 인터뷰의 시작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안’에 대해 소상공인들이 무조건적인 반대만 일삼는 집단으로 비춰지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법안이 통과되었을 때 발생하는 모든 행정적·재정적 비용을 영세 업주가 독박을 써야 하는 비대칭적 구조에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정책에 소상공인들의 ‘지불 능력’에 대한 고려가 완전히 결여돼 있다는 얘기다.송 회장이 제시한 현장의 체감 경기는 참혹했다.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에 극심한 내수 침체와 소비심리 악화가 겹치며 소상공인의 연체율과 폐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올해 4월 발표한 ‘자영업과 자영업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자영업자의 75%가 연 2000만원 이하 소득에 머물고 있다. 또한 영업이익이 0원 미만인 사업체 비중은 12.8%로 2007년(1.3%)의 약 10배에 달한다. 국세청 통계에서도 2024년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1995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겼다.이처럼 사장 스스로가 한 명의 근로자보다 못한 소득을 올리는 극한의 상황에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전면 도입되면 현장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송 회장은 “한달에 83만원을 버는 사장님이 절반 이상이다”며 “그런데 매월 42만원을 근로자 1명에게 더 주라는 건데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실제로 협회가 법안 도입 시 4대 보험료 및 퇴직금 등 예상 추가 부담액을 자체 추산한 결과, 사장 한 명당 연간 약 505만원에 달하는 과중한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부터 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장기요양보험에 퇴직금 충당까지 매월 42만1039원 비용이 추가된다. 현장의 비명은 비단 재정적 부담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다수 소상공인은 1인에서 3인 사이의 소규모 직원을 두고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영세 업주들이다. 실상은 이런데 거대 대기업에나 적용될 법한 복잡한 노동법 체계를 완벽히 숙지하고 준수하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현실을 무시한 처사다. 특히 프리랜서나 도급 계약 형식으로 유연하게 운영되던 골목상권의 고용 관행에 ‘근로자 추정제’가 결합하면 현장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미용실 디자이너·학원 강사·피트니스 트레이너 등 비율제 계약을 맺고 동업자 관계로 일하던 이들이 사장을 상대로 “나는 근로자였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적인 입증 책임이 고스란히 사업주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송 회장은 “지금도 많은 사장님이 노무 관리나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것 자체에 극심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며 “직원 쓰느니 차라리 키오스크를 두는 게 낫다고 한다. 만약 억울한 소송이나 고발이 들어왔을 때 대기업처럼 대형 로펌이나 전문 노무사를 고용해 대응할 수 있는 소상공인이 몇 명이나 되겠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노동과 프리랜서 보호를 논의할 때 업종별 특성과 계약의 실질을 면밀히 따져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의 플랫폼노동지침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근로자 추정을 적용하며 획일적인 적용을 지양하고 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프리랜서를 광범위하게 근로자로 인정하는 ‘AB5’(Assembly Bill 5) 법안 시행 이후 다양한 업종에서 계약 위축과 고용 감소 논란이 발생했고, 결국 플랫폼 운송 분야는 주민투표를 거쳐 별도 제도를 마련하는 과정까지 겪었다. 송 회장은 “근로자 추정제가 확대되면 소상공인에게는 ‘사람을 고용하는 순간 법적 리스크를 떠안는 시대’가 열릴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건전한 고용이 위축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짜 ‘사장’의 기준은 소득으로 따져야”그렇다면 소상공인들이 불합리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정부와 법률이 규정하는 ‘진짜 사장’의 기준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송 회장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가져왔던 고정관념을 깨고 매우 현실적이고 구조적인 대안을 제시했다.그는 “이제는 임금 지급 주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사장’(사용자)으로 묶어 규제하는 이분법적 분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짜 사장의 기준은 실질적인 ‘소득’을 기준으로 재정의돼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러면서 현재 노동계가 매년 임금 인상과 권리 보장이라는 ‘근로자의 소득’만 주장하고 있지만 영세 소상공인들의 사업 소득은 이미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을 짚었다. 따라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나 최저임금의 의무를 고스란히 져야 하는 ‘진짜 사장’을 규정할 때는 “업종별·규모별 특성뿐만 아니라 ‘영세·취약사업장 고용주의 실질적 지불 능력’(소득 수준)을 계량화해 명확한 하한선을 두고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영세 사업자까지 대기업이나 자본가와 동일한 선상에 두고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모순이고, 소득과 지불 능력이 검증된 이에 한해 법적 의무를 지우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얘기다.송 회장은 “배달 플랫폼과 골목 치킨집도,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와 동네 가맹점주도, 시장 지배력과 협상력·자본력·법률 대응 능력이 완전히 다르다”며 “같은 규제를 적용하면 결국 가장 약한 곳부터 무너지게 된다. 이를 규제의 역진성이라고 하는데 좋은 의도로 만든 규제가 오히려 가장 취약한 경제 주체에게 더 큰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협회는 전국적 규모의 집회를 준비 중이다. 각 광역시를 돌며 소상공인단체의 이야기를 듣고 요구하는 바를 계속해서 정부에 전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6월 9일 협회와 소상공인 단체들이 모인 서울 집회는 불안한 목소리가 모인 첫 호소였다. 이날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 추진 중단과 최저임금 구분 적용 등 고용정책 전환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다만 아직 정부의 반응은 없다고 했다.송 회장은 “현장이 감당할 수 있어야 비로소 좋은 정책”이라며 “노동자를 보호하는 일과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일은 결코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다. 오히려 소상공인이 살아야 노동자의 일자리도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나아가 현재 소상공인을 위협하는 또 다른 축으로, 최저임금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최저임금 제도가 지닌 가장 가혹한 점으로 소상공인의 업종별·규모별 특수성과 '지불 능력'이 반영되지 못하는 '일방통행식 구조'라고 했다. 최저임금법이 시행된 지 38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최저임금이 동결 혹은 인하했던 적이 없는 사실 자체가 시장의 논리와 상식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해석이다.그는 “경기가 유례없이 악화했거나 자영업자들의 지불 능력이 바닥을 쳤을 때는 임금도 동결되거나 때로는 낮아질 수 있어야 상식적이고 유연한 제도 아니냐”며 “현재의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계가 매년 큰 폭의 인상안을 던지면 소상공인들이 필사적으로 막아내며 조금이라도 깎아보려고 애쓰는 구조로 굳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근본적인 원인은 최저임금위원회의 불공정한 인적 구성과 소상공인의 목소리 배제에도 있다.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총 27명으로 구성된 삼자 체제에서 정작 임금 인상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삶의 기로에 서는 소상공인연합회 측 위원은 단 2명에 불과하다.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다 보니 결과는 늘 상향 조정으로 끝나는,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하나 마나 한 게임을 수십년째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대기업 중심의 경제단체나 경총의 목소리가 주를 이루다 보니 한 달에 100만원 벌기도 힘든 골목상권 영세 사장들의 특수한 사정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들러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게 뼈아픈 토로다.송 회장의 인터뷰 끝은 ’소통 없는 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가득했다. “정부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앉아서 굶어 죽기 딱 좋은 형국”이라는 냉정한 현실을 전하면서도 “정부와 국회는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체질을 개선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존 시간과 징검다리가 될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을 마련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6.07.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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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순도가 김민규 “막걸리, 세계 시장에서 사케처럼 대중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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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에서 막걸리를 빚는 술도가의 수장으로 변신한 김민규 복순도가 대표. 이력부터 남다른 그는 복순도가의 ‘도가’를 일반적인 그릇 도(陶)가 아닌 도시 도(都)와 집 가(家)로 표현했다. 도시와 농촌 지역을 잇는 좋은 매개체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출발선부터 달랐던 그는 한국의 미(美)가 도드라지는 ‘발효건축’을 접목, 글로벌 무대에서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다양한 ‘잽’ 통해 구축한 글로벌 브랜딩 복순도가는 김 대표의 어머니 박복순 여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손으로 직접 생막걸리를 빚는 집안 대대로 전해지는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이런 집안의 신념이 김 대표의 철학과 화학적 결합으로 ‘발효’하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전통 누룩이 발효 과정에서 생막걸리의 깊은 맛을 끌어올리듯 복순도가도 김 대표의 참신한 시도들이 쌓이면서 브랜딩의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 7월 초 복순도가의 서울 디자인 사무소에서 만난 김 대표는 확고한 취향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인터뷰하는 것과 관련해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뭔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에서 각양각색의 브랜딩으로 지금의 자리를 구축했기에 어떤 기회든 허투루 놓치고 싶지 않다는 꼼꼼함이 묻어났다. “여기 사무실이 헤드쿼터 같은 곳인데 브랜딩, 마케팅 등 모든 것들을 다 여기서 진행하고 있다. 복순도가가 작은 회사지만 그래도 기획·브랜딩·마케팅을 같이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막걸리 생산부터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또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에 대한 부분까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간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전통 제조법과 독창적인 마케팅을 무기로 막걸리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하고 있다. 복순도가의 쌀막걸리는 2012년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 공식 건배주’, 2013년 ‘대통령 재외공관장회의 공식 만찬주’로 선정되며 주목받았다. 2021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식품 분야의 ‘브랜드 K’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는 “브랜딩 마케팅에는 정말 정답이 없다. 작년에 성공했다고 해서 이 마케팅이 올해 또 성공한다는 법이 없어 항상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더 창의적이어야 하고 발전을 위해서 끊임없는 시도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경험으로 체득한 브랜딩 철학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잽 날린다’고 하는데 항상 잽을 넣듯 다양한 분야에 다 밀어본다. 여기를 밀어봤는데 여기가 좀 더 밀리면 또 그때부터 새롭게 해보면서 우리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간다”며 계속 ‘잽’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김 대표는 최근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를 다녀왔다. 복순도가는 한국관이 아닌 일본관 부스에서 색다르게 쌀막걸리 마케팅을 펼쳤다고 했다.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 자체가 단순히 그림이나 예술만 있는 게 아니다. 가서 보면 전 세계의 브랜드들·작가들·문화적인 것들이 다 모여 있다”며 “이런 공간에서 문화와 예술이 같이 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됐고, 복순도가의 포지셔닝으로 자리잡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단순히 백화점 시음처럼 그냥 하는 게 아니라 문화적인 이벤트가 됐든, 국가 간의 교류가 됐든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가려고 노력한다”며 방향성을 강조했다. 농촌과 도시 연결하는 매개체 복순도가는 전통 누룩 발효로 풍부한 천연 탄산의 손막걸리로 유명하다. 샴페인처럼 풍부한 천연 탄산은 청량감과 풍미를 한층 올려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막걸리계의 돔페리뇽’ 수식어도 붙었다. 100% 국산 쌀 사용과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발효(효모의 향연) 그리고 오랜 기다림의 미학이 결합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할머니의 제조 방식을 물려받아 어머니가 막걸리를 빚게 됐다. 저희가 가양주로 만들었던 게 기존의 제조 방식이 아니었고, 그렇기에 차별화가 자연히 이뤄졌다”며 “누룩 제조가 아닌 다른 방식들도 많은데 전통주들이 다양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시간이 될 때마다 일본이든 유럽이든 양조하는 환경을 많이 찾아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한 양조장에서 겪은 이색적인 경험을 공유하면서 무알코올 시장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기도 했다. “유럽에서 특이하게 본 것 중 하나가 무알코올 샴페인인데 기존 고급 샴페인보다 더 비싸게 브랜딩 되고 있다. 일반 샴페인처럼 만드는 과정이 동일한데 알코올 없이도 샴페인 맛이 나는 제조 노하우에 관심이 갔다. 막걸리는 유기물이 많아 상당히 건강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술로서가 아니라 음료로서 외국인들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연구하고 있다.”복순도가의 특징은 천연 탄산만이 아니다. 지역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정성도 담겨 있다. 김 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은 양조장이 있는 울산 울주로 향한다. 그는 “모내기 때는 직접 논에 들어가 손길을 돕기도 한다. 농촌에 좋은 것들이 도시에 많이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지역을 연결하는 기차역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도시에서 농촌으로,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배웅하고 마중하는 반가운 마음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와 농촌 지역을 잇는 좋은 매개체가 되고 싶은 정성이 와닿아서인지 복순도가는 주류 업체로는 처음으로 KTX 기차역 입점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기차역 매장은 편의점·약국·꽃집·식음료 등 들어갈 수 있는 사업군이 정해져 있다. 수년간 열심히 제안서를 만들어서 두드린 끝에 힘들게 입점했다”며 “부산역과 서울역 기준으로 판매의 60% 이상이 다 외국인이다. 일본어와 중국어가 기본으로 되는 인력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복순도가는 일본을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등에 손막걸리를 수출하고 있다. K-문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은 데다 발효문화에 대한 관심 또한 높은 상황이라 수출 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축구 경기에 비유하면 이제 첫 번째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보충 시간) 시점이다. 김 대표는 “국내 스코어가 나쁘지 않은데 해외는 지금 시작인 것 같다. 한국 문화가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예전보다 유리한 상황이기도 하다”며 “매출 비중으로 본다면 국내와 해외 비중이 현재 8대 2 수준인데, 10년 후에는 2대 8 반대가 돼 한국의 막걸리를 더 많이 알리고, 일본의 사케처럼 세계 무대에서 포지셔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6.07.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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