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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 끝났다”…성장 둔화 속 경쟁 불붙는 안마의자 시장

[국내 안마 기기 시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②
1위 세라젬 2023년 매출, 전년 대비 22% 감소
특정 부위 공략·소형화 전략 등으로 성장 모색

바디프랜드 파밀레 안마소파. [사진 바디프랜드]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안마의자 시장이 경기 침체와 성장세 둔화 속에서도 주요 기업들의 기술 혁신과 제품 다각화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안마의자 시장이 더 이상 성장성이 희박하다는 회의적인 시각에도 세라젬·바디프랜드·코지마·코웨이 등 주요 기업들은 각기 다른 전략과 기술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시장 내 입지 강화를 꾀하고 있다.

헬스케어 업계에 따르면 세라젬은 매출이 2020년 3003억원에서 2021년 6671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2022년에는 7502억원의 매출을 시현하면서 바디프랜드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이 공식화된 2023년에는 매출이 5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20년 237억원에서 2021년 925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으나, ▲2022년 506억원 ▲2023년 18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업계 2·3위인 바디프랜드와 코지마(복정제형)도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2022년 들어 급격하게 감소하는 모양새다. 코지마의 경우 2023년에는 영업손실 5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거나 심지어 더 악화한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안마의자 시장은 전례 없는 특수를 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헬스장·안마숍 등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스트레스 완화와 피로 회복을 돕는 안마의자가 대체재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팬데믹이 끝난 이후 안마의자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하며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외부 활동과 사회적 모임이 재개되면서 소비자들의 지출이 여행·외식 등으로 이동했고, 소위 ‘집콕 생활’에서 벗어난 소비 트렌드 변화가 안마의자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필수재 아니야” vs “아직 보급률 낮아”

더 큰 문제는 이어지는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도 시장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필수재가 아닌 안마의자의 구매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안마의자가 여전히 고가의 사치품으로 인식되면서 구매를 주저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재작년과 작년 경기가 확실히 안 좋아 안마의자 업계도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라며 “바디프랜드의 2024년 실적은 10년 전 실적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마의자 시장은 엄밀히 필수재는 아니기 때문에 외부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안마의자 시장의 성장 가능성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마의자는 가정에서 2~3대씩 필요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구매 유인이 다른 가전에 비해 매우 낮다”며 “이로 인해 신규 수요 창출이 어려워지면서 시장의 자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마의자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국내 안마의자 보급률은 아직 8~9% 수준으로, 일본(20%)과 비교하면 시장 확장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세라젬 파우제 M6. [사진 세라젬]
부위 특화부터 소형화까지…다양해진 제품 전략

이 같은 대내외적인 불안과 우려 가운데, 안마의자 업체들은 차별화된 전략과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안마의자 업체들은 특정 부위 특화 제품을 출시하거나 소형화·저가 제품을 개발하는 등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

세라젬은 ‘척추’에 집중하고 있다. 척추 스캔과 견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척추 특화 제품군과 의료기기 인증 제품을 통해 소비자 신뢰 강화에 나섰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마스터 V 시리즈’와 ‘파우제’가 있다. 특히 2024년 9월에서 11월까지 파우제M 컬렉션의 계약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바디프랜드는 자사 특허 기술인 ‘로보틱스 테크놀로지’를 접목한 ‘다리’ 특화 제품과 가구형 안마 기기 브랜드 ‘파밀레’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 바디프랜드는 최근 5년(2019~2023년)간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스트레칭과 필라테스 동작을 구현하는 독자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코웨이 비렉스 안마의자 페블체어 MC-C01. [사진 코웨이]
코웨이의 경우 후발 주자지만 무섭게 기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코웨이는 소형화와 디자인 개선을 통해 젊은 층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코웨이의 페블체어는 부피를 최소화하고 파스텔톤 색상으로 최근 유행하는 가정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도록 제작됐다,

코웨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웰빙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졌고, 젊은 세대도 자신의 건강에 투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추세”라며 “특히 젊은 직장인들의 가치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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