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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위험 이겨낸 김진국 대표의 리더십…”사람이 가장 중요” [이코노 인터뷰]

김진국 노랑풍선 대표
팬데믹 종료 1년 만에 90% 패키지 여행객 수 회복
‘개인화’ ‘다양화’ 트렌드에 맞는 신상품 선보일 것

김진국 노랑풍선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코로나19는 전 세계의 일상을 바꿔 놨다. 특히 전 세계 여행업계는 침묵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누구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니 여행업계는 픽픽 쓰러져 갔다. 이런 난국에 그는 국내 1위 여행 기업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22년 3월 여행사 노랑풍선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대표 취임 후 3년 만에 노랑풍선은 팬데믹 이전의 실적을 완벽하게 복원했다. 김진국 노랑풍선 대표의 리더십이 빛난 이유다. 그는 “노랑풍선은 B2C 여행사로 성장을 잘했던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동안 대리점을 상대로 여행 상품을 파는 B2B 비즈니스를 했으니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이직 이유를 설명했다. 

전 직원 복귀·스톡옵션 제공 등 파격 행보 

그가 노랑풍선에 합류할 당시 기업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팬데믹의 여파로 40% 이상의 임직원이 휴직해야 했고, 실적을 전혀 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장폐지의 우려도 있었다. 무엇보다 회사 성장이 꺾이면서 임직원들의 분위기도 많이 처져 있었다. 김 대표가 택한 것은 사람이었다. 그는 “여행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면서 “항공권 구매부터 상품 기획, 마케팅 등 여행업의 모든 분야는 협업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여행업의 특징이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 분위기를 살리는 것부터 집중했다. 우선 업계에 돌고 있던 ‘노랑풍선 상장폐지’ 우려부터 해결했다. 팬데믹 시기에 실적을 거의 낼 수 없었던 탓에 노랑풍선은 상장 기업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게 관계 부처의 목소리였다. 김 대표는 “팬데믹 시기에 정부의 시책을 따랐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행을 가지 못했기 때문에 매출이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과 협상을 계속하면서 상장 폐지를 막은 것이 노랑풍선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미래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노랑풍선의 디지털화를 준비했다. 그동안 모객이나 고객 관리 등의 자료가 아날로그 형태로 공유되었던 것을 디지털 시스템으로 개편했다. 예를 들면 노랑풍선을 이용했던 고객의 성향을 분석해 여행상품 등을 소개하는 등의 개인 추천화 시스템을 마련했다. 김 대표는 “우리 고객 데이터의 디지털화를 위해 함께 일했던 고객관계관리(CRM)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여행업계의 트렌드도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완했다. 

아웃바운드 여행사라는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패키지 상품도 다변화했다. 김 대표는 “패키지 상품이 성공하려면 소비자가 가고 싶은 날짜에 여행하고 싶은 지역 상품이 언제든 있어야 한다”면서 “상품의 가짓수를 늘리고 지역별로 특색있는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국 대표가 올해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3·5월 국제 마라톤 연계 관광상품 계획 중

김 대표가 무엇보다 집중한 것은 노랑풍선 임직원의 기 살리기다. 팬데믹이 끝난 후 무급 휴직을 했던 임직원을 순차적으로 모두 복귀하게 했다. 또한 2023년에는 ‘임직원들에게 힘을 줘야 한다’는 이유로 전 직원 대상으로 스톡옵션과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 여행사 처음으로 이익성과제를 도입했다. 성과가 높은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런 파격적인 행보에 대해 김 대표는 “여행업계의 성공 여부는 사람에 달려 있다”면서 “일하는 임직원들이 즐겁고 힘이 나야만 노랑풍선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제도를 적극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직원 할인항공권 제도도 호평을 받는 복지혜택이라고 한다. 

이런 적극적인 행보 덕분일까. 팬데믹이 끝난 2023년 말 노랑풍선은 연간 패지키 송출객을 팬데믹 이전 수준의 90%까지 회복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2019년 노랑풍선을 이용한 패지키 여행객이 58만6000여명이었는데, 2023년 53만2000여명까지 확보한 것이다. 지난해 패키지 여행객은 2019년 대비 10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시간에 코로나19 이전 시기의 성장을 회복한 것이다. 노랑풍선의 성장세를 발판 삼아 패키지여행 상품으로 인기가 높은 태국의 수도 방콕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프리미엄 패키지여행 브랜드 ‘톱 픽’(Top Pick)을 론칭해 이용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김 대표는 “지난해 여행 트렌드는 ‘개인화’와 ‘프리미엄’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이용객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줄 수 있는 특별한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뷰 호텔 숙박’ ‘일본 프리미엄 온천&스파 리조트’ ‘파리 몽파르나스 타워 스카이뷰 레스토랑 식사’ ‘부다페스트 선셋 크루즈 탑승’ 등 기존 패키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한 상품이 톱 픽을 통해 나오게 됐다. 

김 대표는 2025년 여행 트렌드를 ‘개인화’와 ‘다양화’로 분석했다. 이런 트렌드를 충족하기 위해 노랑풍선은 연령별 맞춤형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젊은 층을 위해서 애니메이션 테마 여행이나 쿠킹 클래스 등의 체험 여행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중장년층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상품은 휴식을 강조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건강과 웰니스를 중시하는 고객을 위해서 3월과 5월에는 사이판과 다낭에서 열리는 국제 마라톤대회와 연계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면서 “올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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