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눈길 끈 장기지속형 주사제…국내사 잇단 협력
국내사, 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개발 기술 보유
위고비 등 GLP-1 계열 약물 효과 유지에 적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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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투지바이오는 올해 1월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펩타이드 의약품의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투지바이오는 이번 계약을 통해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 중인 펩타이드 약물에 자사의 약물 전달 기술 이노램프(InnoLAMP)를 적용해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한다.
이노램프 기술은 미립구에 약물을 넣어 몸속에서 서서히 방출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약물을 사람에게 투여했을 때 미립구에서 약물이 적정한 수준으로 방출되는지, 약효는 어느 정도 지속하는지, 미립구에 높은 함량의 약물을 넣을 수 있는지, 이 미립구를 적당한 크기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지투지바이오는 이노램프 기술을 펩타이드 의약품과 저분자 의약품, 항체 의약품에 적용하도록 개발했으며,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에서는 이 회사의 펩타이드 약물에 지투지바이오의 이노램프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투지바이오는 앞서 다른 다국적 제약사와도 당뇨병 치료제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약효 지속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 펩트론도 지난해 10월 일라이 릴리와 기술 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일라이 릴리가 자사의 펩타이드 약물에 펩트론의 스마트데포(SmartDepot) 기술을 적용해 본다는 내용의 계약이다. 이 기술은 미립구에서 약물이 적정한 농도로 빠져나오는 기술이다. 펩트론에 따르면 이 기술로 1·3·6개월의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할 수 있다.
인벤티지랩도 같은 시기 베링거인겔하임과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펩타이드 약물을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벤티지랩은 고분자 미립구로 약물을 서서히 내보내는 기술 IVL-드러그플루이딕(IVL-DrugFluidic)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약물이 초반에 많이 방출되지 않게 만든 점이 특징이다.
인벤티지랩은 IVL-드럭플루이딕 기술을 활용해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한 달에 한 번 맞는 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위고비는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주사제로,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면 환자가 자주 약물을 투여하지 않아도 돼 환자 편의가 높아진다. 인벤티지랩은 이 기술로 치매와 중독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비만치료제 열풍에 장기지속형 기술 주목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약물이 몸속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려 환자가 약물을 자주 투여하지 않아도 효과를 오래 볼 수 있도록 개발된 의약품을 말한다. 서방형(sustained release) 또는 지속형(long-acting) 주사제라고도 부른다. 정신질환과 치매 등 환자가 약물을 잘 복용하기 어려운 질환의 치료제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려는 수요가 높다.
특히 비만치료제 열풍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을 눈여겨보는 다국적 제약사가 늘었다. 국내 기업은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 중에서도 서방형 미립구 기술을 보유한 곳이 많은데, 이 기술이 위고비를 비롯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할 때 약물의 효능을 오래 유지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비만치료제의 ‘편의성’이 경쟁력으로 부상한 점도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비만치료제를 비롯한 펩타이드 약물은 반감기가 짧고 생체이용률도 낮아 환자가 약물의 효과를 보려면 이를 여러 번, 수개월 동안 투여해야 한다. 수개월에 한 번 투여해도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는 비만치료제의 수요가 높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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