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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격전지에서 살아남기…승부수는 ‘조직 경쟁력’

[IPO 본부장 대전]④
산일전기 흥행 이끈 성주완 미래에셋증권 IPO본부장…IPO 빅3 중 유일 연임
솔루션부·조직 역량 극대화…올해 15~20건 소화 목표

성주완 미래에셋증권 IPO본부 본부장 전무. [사진 신인섭 기자]


기업금융(IB) 시장에서 증권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저마다의 강점과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 중인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기업공개(IPO) 관련 조직을 확대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IPO 본부장 대전(大戰)’에서는 격전지로 떠오른 IB 시장의 최전선을 진두지휘하는 증권사 IPO 본부장들을 만나 전장(戰場)의 한복판을 들여다본다.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상반기에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연이어 상장 흥행에성공하는 등 활기를 띠었지만, 하반기 들어 금리 인상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증권사들의 IPO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IPO를 총괄하는 본부장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도 IPO 조직을 재정비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IPO본부장을 교체하며 업계 내 세대교체가 진행됐다.

반면 성주완 미래에셋증권 IPO본부장 전무는 연임에 성공하며 ‘IPO 빅3 증권사’ 본부장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2020년부터 5년간 미래에셋증권의 IPO본부를 이끌어온 그는 주요 하우스 본부장 중 최장수 리더로 꼽힌다.

성 전무는 “주관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IPO 본부장의 연속성과 경험이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은 오랜 기간 축적한 팀워크와 내부 협업 시스템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IPO 시장은 단기적인 실적 싸움이 아니라 조직의 안정성과 지속적인 경험 축적이 중요한 구조”라며 “변동성이 커질수록 조직이 얼마나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지가 장기적인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산일전기·전진건설로봇...하반기 빛난 성 본부장 리더십

특히 지난해 하반기 보여준 미래에셋증권의 퍼포먼스는 성 전무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3건의 딜을 성공시키며 IPO 주관 순위가 한때 6위까지 하락했으나, 하반기 산일전기와 전진건설로봇 등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종목들을 연이어 상장시키며 저력을 보였다. 지난해 최대어로 불렸던 HD현대마린 IPO 주관사단에 참여하지 않고도 성과를 냈다는 점이 의미가 컸다. 

산일전기 딜은 규모와 수익성, 시장 반응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례적으로 높은 수수료(600bp)를 기록한 것은 물론, 대규모의 자기자본(PI) 투자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에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안겼다. 특히 공모가 희망밴드를 초과하는 금액으로 최종 공모가를 결정했음에도, 상장 후 좋은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모범적인 IPO'로 평가받고 있다. 3월 27일 종가 기준 산일전기의 주가는 5만5600원으로, 공모가(3만5000원)의 약 1.5배에 달하고 있다.

성 전무는 “산일전기의 성공적인 IPO는 미래에셋증권이 시장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딜 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특히 중형급 IPO 딜에서도 안정적인 트랙 레코드를 쌓아가며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주완 미래에셋증권 IPO본부 본부장 전무. [사진 신인섭 기자]


미래에셋 IPO본부의 핵심 경쟁력, ‘IPO 솔루션 팀’

성 전무는 미래에셋증권이 IPO 시장에서 차별성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본부 내 ‘IPO솔루션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해당 팀은 성 전무가 본부장 취임 후 1년 뒤 세일즈의 중요성을 체감하며 신설한 조직으로, IPO 딜에 투자할 기관을 끌어모으는 신디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다. 

성 전무는 “IPO 솔루션 팀은 단순한 딜 주관을 넘어 세일즈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신설된 조직”이라며 “국내 IPO 시장은 심사 과정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본부 차원에서 세일즈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신디케이션을 전담하는 솔루션 팀을 신설했다”고 덧붙였다.

이어어 “특히 해외 투자자 대상 세일즈를 강화하기 위해 싱가포르 현지 법인에도 별도의 신디케이션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IPO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PO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투자자 대상 세일즈 전략이 중요한데, 솔루션 팀이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IPO 시장 2분기부터 개선될 것”...15~20건 목표

성 전무는 올해 IPO 시장에 대해 “지난해보다는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2분기 이후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이고, 기업들도 이에 맞춰 IPO를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5~20건의 IPO 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수수료 수익, 공모 규모 등에서도 모두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성 전무는 “매년 목표는 15~20건으로 비슷하지만, 주요 딜인 SK엔무브, 디앤솔루션즈 등의 규모있는 딜을 잘 소화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IPO 시장이라는 게 항상 목표대로 되지는 않는 만큼, 꾸준하게 딜을 소화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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