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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패닉…반도체·빅테크 급락, AI 랠리 멈추나

무역 갈등·인플레이션 우려 속 투자심리 급격히 위축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미국 증시가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나스닥 1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서 9.6% 하락하며 조정 국면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이미 약세장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나스닥 100 지수가 2.8%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5% 급락해 작년 7월 10일 기록한 고점 대비 24% 떨어졌다. 지난 2월 19일 나스닥 100 지수는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불과 2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하락 위험을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헤지 비용은 최근 2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데이브 마자(Dave Mazza)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Roundhill Investments)의 최고경영자(CEO) 는 "투자자들은 이제 AI 성장 기대감보다 관세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 크게 보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면서 기술주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하락장에서 반도체 업종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Nvidia)는 이날 5.7% 하락하며 2주 만에 20% 가까이 떨어졌다. 브로드컴(Broadcom)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6.3% 하락했다.

반도체주뿐만 아니라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빅테크 7개 종목(애플,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매그니피센트 세븐 지수는 작년 12월 고점 대비 16% 하락했다. 수익성이 낮은 기술 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하루 동안 4.2% 하락하는 등 연초 대비 11% 가까이 떨어졌다.

최근 증시의 급격한 변동성은 지난해 미 대선 이후의 기대감과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S&P 500 지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부양 정책 기대감에 5% 이상 상승했으나, 최근 하락세로 인해 당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의 거시경제 요인이 앞으로도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AI 성장 기대보다는 시장의 변동성을 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이 요구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에릭 디튼(Eric Diton) 웰스 얼라이언스(Wealth Alliance) 대표는 "미국 다국적 기업들이 관세 영향으로 실적 부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투자자들은 당분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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