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핀테크 ‘합종연횡’…제4인뱅 컨소시엄 세력 확장 나서
[제4인뱅 불씨 여전]②
시중은행 참전 관건…소호 경쟁력 확보
“결국엔 기존 은행 답습” 의구심도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자리를 탐내는 컨소시엄들의 세력 확장 싸움이 불붙고 있다. 특히 자금조달을 위해 주요 시중은행의 참여가 컨소시엄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또한 투자성과와 소상공인·중소기업대출 강화 등을 기대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참전이 곧 경쟁력…농협은행도 참여 공식화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5~26일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후 2~3개월간 민간 외부평가위원회 평가와 금융감독원 심사 등을 거쳐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4인뱅에 도전한 컨소시엄은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더존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총 6곳이다. 이들 컨소시엄은 시중은행과 협력해 자금조달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이에 시중은행 참전 여부가 컨소시엄들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6곳 컨소시엄 중에서도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더존뱅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축인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지난해 우리은행에 이어 최근 NH농협은행이 투자를 확정했다. 이 외 우리카드와 유진투자증권 등도 주요 참여사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곳으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지난해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올해 2월에는 유진투자증권이 앞서 참여를 공식화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캐시노트의 소상공인데이터를 결합해 소상공인고객을 위한 혁신 서비스 제공하고자 참여했다”면서 “KCD는 소상공인에 대한 사업자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업체로, KCD의 비금융데이터 확보로 소호금융 경쟁력 확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신한은행도 더존·유뱅크컨소시엄 ‘기웃’
더존비즈온이 이끄는 더존뱅크 컨소시엄에는 신한은행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2021년부터 더존비즈온 지분을 취득하고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신한은행의 투자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1년 더존비즈온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지분 1.97%를 취득한 상황이다. 신한투자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인 신한밸류업제일차주식회사를 통해 더존비즈온 지분 9.88%를 보유하고 있다.
더존비즈온과 신한은행은 끈끈한 협업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이 설립한 기업금융 특화 신용평가사 테크핀레이팅스 지분 45%를 가진 2대 주주다. 더존비즈온은 테크핀레이팅스를 매개로 신한은행과 함께 중소기업 매출채권을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매출채권팩토링 사업을 전개한다.
일찌감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ICT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기술적인 경쟁력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보인다. 더존비즈온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로 수많은 중소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이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와 다양한 기업의 인사·회계·무역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더존뱅크의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해 반영할 것이란 설명이다.
더존뱅크 컨소시엄 관계자는 “기업의 중추신경과도 같은 ERP 데이터와 테크핀레이팅스의 기술을 활용하면, 중소기업을 잘 아는 은행이라는 점은 더존컨소시엄만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시장 1위로 유뱅크에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와 신용평가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다. 이외에도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현대해상과 현대백화점·네이버클라우드·렌딧·트래블월렛·루닛·삼쩜삼(자비스앤빌런즈)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SKT 등 통신업계도 합류를 검토 중이다.
제4인뱅에 도전하는 컨소시엄 대부분은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지향한다. 이 가운데 유뱅크 컨소시엄은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제주체가 될 시니어(장노년층)·외국인까지 포함하는 포용금융서비스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시장 비주류 고객을 겨냥하는 전략은 다른 컨소시엄과 차별화 되는 지점이다.
일각에서는 제4인뱅 출범을 앞두고 기대감과 의구심을 동시에 내비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다양하게 늘어나면 서비스‧상품 경쟁을 통해 금융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은행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대부분 중소‧소상공인 지원 목적의 갖고 출범하더라도 추후엔 정체성이 흐려지고 결국엔 일반 은행과 같은 업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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