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속으로 스며든 AI]①
이용자 경험 강화…다양하게 적용된 AI 기술
결제·보안·데이터·UX분석 등 게임 개발 운영솔루션에도 적용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전 세계에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다. 이제는 AI가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든 모습이다. 게임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래전부터 AI 연구에 공을 들였던 게임사들은 최근 본격적으로 게임에 AI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넥슨이 2017년 설립한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조직 ‘인텔리전스랩스’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게임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게임에 적용하기 위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넥슨은 특히 AI를 활용한 유저의 게임 경험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23년 게임 솔루션 ‘게임스케일’을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한 바 있다. 게임스케일은 ▲게임 내 결제 ▲상점·쿠폰 이용 등의 플랫폼 서비스 ▲보안 ▲데이터 ▲UX분석 등 인게임 데이터에 기반한 AI 게임 개발·운영 솔루션이다. 넥슨은 그간 자사 게임에만 적용해 오던 게임스케일을 오픈 솔루션으로 전환하면서 더 많은 게임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업계 전체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게임스케일’ 선보인 넥슨…이용자 경험 강화 목적
게임스케일이 가장 중점으로 두는 것은 이용자의 경험 강화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 온라인’ 등 30년 가까이 게임 서비스를 통해 축적해 온 라이브 운영 경험과 이용자 데이터가 기반이 됐다.
단순히 유저 간 실력에 따라 게임을 매칭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 개인의 취향과 플레이 스타일이 반영된 맥락 정보(데이터)를 통해 정밀한 매치 메이킹을 하거나 게임 업데이트 내용 중에서도 유저가 선호할 만한 콘텐츠를 선별해 추천하는 것이 그 예다. 2022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 당시 서비스 시작 3시간만에 비인가 프로그램을 사용한 어뷰징 유저를 발견해 신속히 대응한 사례처럼 보안을 강화해 이탈율을 줄이는 역할 역시 게임스케일의 몫이다.
넥슨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생성형 AI’다. 지금까지의 게임이 초기 개발 단계와 라이브 서비스 과정에서 설정한 공통된 스토리 콘텐츠만을 제공했다면, 인텔리전스랩스는 생성형 AI를 통해 유저 개인이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게임 자체와 1:1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아울러 넥슨은 게임 내 캐릭터가 정해진 스크립트를 벗어나 유저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AI NPC’ 기능을 연구 중이다. NPC(Non Player Character)나 보스 등 고정 캐릭터가 정해진 대사를 반복하는 대신 개별 페르소나를 가진 NPC가 게임 내 세계관을 바탕으로 개별 플레이 특징에 맞는 다양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넷마블은 올해 초 ‘AI&Tech랩’을 신설했다. 외부 생성형 AI 모델(거대언어모델, LLM)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빅데이터실, 콜럼버스실 등 AI 센터 연구 조직이 있었으나 생성형 AI 연구를 위한 별도 조직을 신설했다. 넷마블은 AI&Tech랩에서 만든 사내 AI 서비스를 다수의 프로젝트에서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지’ 지식재산권(IP)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도 오래전부터 AI 연구를 해왔던 것으로 유명하다. 엔씨는 최근 AI 기술을 활용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본격화하며 성과 창출에 나섰다. 엔씨는 AI 전담 자회사를 통해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수익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엔씨는 지난 3월 물적분할을 통해 사내 AI 연구 개발 조직인 ‘엔씨리서치’를 별도 법인인 ‘엔씨 AI’로 분사했다.
신설 법인 엔씨 AI는 2011년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꾸려진 엔씨 AI 연구 조직를 모태로 설립됐다. 엔씨 리서치 본부장을 맡았던 이연수 대표가 신설 법인의 키를 쥐었다. 이 대표는 그 동안 엔씨 본사에서 ▲생산성 향상 ▲게임 운영 및 매출 증대 ▲새로운 고객경험 제공을 위해 관련 기술 연구에 매진해왔다.

AI 기술 활용해 B2B 시장 공략 나선 엔씨
엔씨는 국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AI 원천 기술 보유 기업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기초모델연구센터(CRFM)에서 세계 AI 모델과 응용 프로그램 등의 영향력을 파악해 작성하는 ‘에코시스템 그래프’에도 등재됐다. 엔씨는 지난 2023년 자체 개발한 ‘바르코 LLM’에 이어 지난해에는 향상된 성능의 ‘바르코 LLM 2.0’을 공개했다. 바르코 2.0은 기존에 바르코가 지원하던 한국어·영어뿐 아니라 일본어와 중국어까지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엔씨는 AI 기술을 게임에도 적용하고 있다. 엔씨는 2018년 9월 e스포츠 대회 ‘블소 토너먼트 2018 월드 챔피언십’ 결선 현장에서 선보인 ‘블소 비무 AI 이벤트 매치’를 통해 게임에 적용된 AI를 선보이기도 했다. 엔씨는 각각 다른 학습체계를 적용한 3종류(▲공수 균형 ▲방어형 ▲공격형)의 AI를 유럽·중국·한국 프로게이머를 상대로 선보였다. 가령 방어형 AI는 상대 체력을 줄이기보다 자신의 체력 보존을 중요하게 여기며 상대 선수와 거리를 벌려 유리한 기회에 반격했다. 공격형 AI는 상대에 근접해 빠른 시간에 승부를 내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식이었다.
엔씨는 모바일게임 ‘리니지2M’의 보스 몬스터에 AI 기술을 적용했다. 지금까지 게임에서 등장한 보스들은 유저에게 아이템을 주기 위한 자원일 뿐이었지만, AI가 적용된 보스는 유저들의 전쟁 상황을 조율하는 조율자 역할도 수행한다. 한 예로 리니지2M의 여왕개미 보스는 자신의 굴에 들어온 사람 중에서 어떤 혈맹이 우세하고 위기인가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서 강한 혈맹에 버프를 주거나 약자에 스턴을 주는 등 최대한 많은 시체를 만들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P의 거짓’으로 유명한 네오위즈는 지난해 연구개발 인건비로 456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41억 원)보다 11배 증가한 수치다. 네오위즈 AI 연구소는 게임 제작·사업·운영을 위해 필요한 AI·ML(머신 러닝) 기술을 개발하는 조직이다. 네오위즈는 AI 연구소를 통해 게임 제작부터 운영, 사업까지 필요한 기술을 개발·지원하며, 원화·캐릭터 등 아트 분야에는 생성형 AI를 도입해 제작 효율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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