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은행들 사회공헌 최대치 찍었지만…새 정부 ‘상생금융’ 압박 커진다
- 작년 사회공헌 1.8조 역대 최대…은행권 “추가 정책 기여는 부담”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된 채무탕감…상생금융 ‘의무화’ 우려도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제 21대 대통령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은행권에 ‘상생금융’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내세운 소상공인 채무조정 및 탕감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은행들의 재무적·사회적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책자금 대출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채무 조정과 탕감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주요 대책으로는 대환대출 활성화, 중도상환수수료 감면, 장기 소액연체채권 소각, 배드뱅크 설립 등이 거론된다.
이 같은 공약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지원 대상은 사실상 자영업자 550만명 전원에 이를 수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정책금융을 이용한 자영업자 비율은 2019년 2.2%에서 2024년 2월 기준 19.7%로 급등했다. 실제로 자영업 폐업률 상승과 함께 은행권 연체율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 시행 중인 캠코의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자는 12만5738명, 조정 대상 채무는 20조3173억원에 달한다. 이 수치를 자영업자 전반으로 확대할 경우, 최소 20조원 이상이 추가 정책지원으로 필요하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이에 은행권은 사회공헌활동 확대와 상생금융을 위한 자체 정책 제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4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공헌활동 규모는 1조893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 1년 사이 15.8%(2585억원) 증가했다. 이 중 지역사회·공익사업에 1조1694억원(61.8%), 서민금융 지원에 5479억원(28.9%)이 투입됐다. 또한 은행연합회는 2조1000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방안'과 총 5800억원 규모의 '사회적 책임 프로젝트'도 별도로 소개하며, 정책 협조의지를 내비쳤다.
550만 자영업자 채무조정 현실화 시 최소 20조원 정책비용 소요
그러나 금융권의 우려는 여전하다. 은행권은 현재까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상생금융이 ‘선택이 아닌 의무’로 재정의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과거 정권별 채무탕감률은 지속적으로 확대돼 노무현 정부 30%, 이명박 정부 50%, 박근혜 정부 60%, 문재인 정부에서는 장기소액연체자에 한해 100% 탕감까지 이뤄졌다. 이 같은 흐름이 새 정부에서도 반복될 경우 은행의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상생금융은 ESG 경영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개별 은행의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책 설계가 필요하다”며 “이자 감면 외에도 전기료·임대료 등 간접지원이나 보증기관·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 다양한 방식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정부 정책과 맞물린 실질적 상생모델을 요구받는 상황”이라며 “정책 연계형 금융지원이 제도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은행권도 보다 정교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회적 책무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일방적인 탕감·부담 전가 방식은 은행 시스템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며 “ESG 관점의 지속가능한 금융지원 방식과 민간 참여 유도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권 내부에서는 “선거 직후부터 ‘상생금융’ 프레임이 다시 등장하면서, 자율적 기부와 공공정책 연계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사회공헌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찍은 상황에서, 추가 정책 기여 요구는 현실적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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