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최현석 셰프, 간편식 협업에 진심"...1Q 50만개 판매한 비결은 [이코노 인터뷰]
- 이현복 프레시지 IP사업총괄본부장 인터뷰
1~4월 IP 사업 매출 220억…전년 比 15% ↑
“메가 히트 IP 육성이 간편식 성장의 ‘킥’”
“IP 사업 확대해 ‘밀키트 1위’ 굳힐 것”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지식재산권(IP) 사업은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IP가 소속 연예인이라면 인기를 끌 만한 연예인을 발굴하고 육성, 관리하는 게 저희 일이죠.”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프레시지 본사에서 만난 이현복 프레시지 IP사업총괄본부장은 IP 사업을 ‘매니지먼트’에 비유했다.
이 본부장은 ‘끊임없는 관리’가 IP 사업의 핵심이라고 본다. 잠재력 있는 신인을 찾아내거나 인기 있는 스타를 영입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소속 연예인이 세심하게 관리받는다고 느끼도록 신경을 많이 쓴다고 이 본부장은 설명했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프레시지와 IP 계약을 맺은 협업 당사자가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 지속적인 사후 관리다.
“온라인에 IP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올라왔을 때 IP 고객이 직접 확인하는 것과 프레시지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파악해 대응 결과를 먼저 전달하는 건 다릅니다. 좋은 IP와의 협업뿐 아니라 철저한 품질 관리, 세심하고 투명한 소통 세 가지가 잘 맞아떨어졌을 때 IP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봐요.”

IP 사업은 최근 프레시지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프레시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프레시지의 IP 사업 매출은 약 2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가량 늘었다.
‘요리로부터 세상을 자유롭게 한다’는 철학을 앞세운 스타트업으로 지난 2016년 시작한 프레시지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밀키트 수요가 폭증하며 고공 성장했다.
지난 2016년 1억원에 그쳤던 프레시지의 매출은 2022년 2149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143배 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급성장한 밀키트 시장은 지난 2022년 엔데믹 이후 성장이 둔화한 모습이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3000억원을 넘어선 뒤 엔데믹을 기점으로 성장이 정체하며 3년째 3000억원대에서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 본부장은 “전체 밀키트 시장의 성장이 정체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라며 “최근 밀키트 수요가 줄어든 건 불경기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원자재 가격 상승, 예기치 못한 유통 채널 리스크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지는 IP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거라고 보고 스타 셰프, 지역 맛집 등과 협업을 강화하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푸드 IP’를 활용한 간편식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한 프레시지는 ▲해운대암소갈비집 ▲워커힐 호텔 ▲최현석, 여경래, 박은영 셰프 등과 협업해 다양한 간편식을 선보였다.

스타 셰프 최현석과의 협업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7월부터 최 셰프와 전략적 IP 유통 계약을 맺은 뒤 ▲쵸이닷 ▲중앙감속기 등 최 셰프의 레스토랑 IP를 차례로 확보했다.
최 셰프가 출연한 넷플릭스 인기 예능 ‘흑백요리사’ 방영 이후인 작년 11월 한 달 동안 ‘쵸이닷’ IP로 만든 제품 판매량은 17만개를 기록했다.
프레시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프레시지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최 셰프와의 협업 제품인 ‘한돈한우 함박스테이크’(50만개)로 집계됐다. ‘신신고깃간 한돈한우 직화스테이크’가 46만개로 뒤를 이었다. 3, 4위도 해운대암소갈비집,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등 IP 협업 제품이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최 셰프는 새벽에도 카카오톡 메신저로 신메뉴에 대한 의견을 보내고, 제품 샘플을 직접 하나하나 맛본 뒤 평가할 정도로 협업에 진심이다.
이 본부장은 “스타 셰프 중 최 셰프와의 협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 최 셰프의 만족도가 높다”라며 “그 덕에 다른 유명 셰프와의 협업도 순조롭게 성사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전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공개를 앞둔 흑백요리사 시즌2 출연자와의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흑백요리사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이 본부장은 “흑백요리사 방영 이후 대만,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요청이 와 현재 최 셰프의 상품 수출을 논의하고 있다”라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프레시지 IP인 횡성축협과 최 셰프의 협업 제품도 수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쵸이닷 제품은 미국 최대 아시안 슈퍼마켓 체인인 H마트 입점을 준비 중이다. 이 본부장은 “오는 9월쯤 수출을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미국, 동남아 시장에 프레시지의 IP 제품을 선보일 기반을 닦는 일이 목표”라고 밝혔다.

기존 IP 외에 새로운 IP도 발굴할 방침이다. 그는 “현재 가장 관심을 두는 건 여행 관련 IP”라면서 “국내에서는 서울 ‘광장시장’, 속초 ‘중앙시장’, 제주 ‘올레시장’ 등 여행객이 자주 방문하는 시장과 협업하고 싶다”라고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해외는 일본, 홍콩, 대만, 베트남 등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의 맛집 위주로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박은영 셰프와 함께 홍콩의 대중음식점인 ‘차찬텡’ 브랜드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IP사업팀의 목표는 기존 IP를 잘 관리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해외 맛집 IP와 협업해 신제품을 내놓는 일”이라면서 “중저가 밀키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동시에 프레시지의 강점인 유명 맛집 IP 활용 퍼블리싱 사업을 확대해 밀키트 1위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밀키트 사업 초기에 비해 원가율이 많이 개선됐다”라며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인 ‘프레임’(FRAME)을 활용한 전략적 구매를 통해 식재료의 구매 단가를 최대한 낮추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프레임은 28억개의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분석부터 신제품 개발까지 전 과정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프레시지는 수익성이 저조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수요가 높은 제품 공급에 집중하는 등 수익성 위주의 제품군 재구성, 원재료 구매 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율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원가 관리를 위해 냉동 밀키트의 비율도 늘리고 있다. 육류, 채소, 과일 등 원재료 가격이 쌀 때 다량 구매 후 비축해 두기 위해서는 냉동 제품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 본부장은 “고가의 냉동 설비를 사용해 맛과 품질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최근 냉동 간편식을 쟁여놓고 먹는 젊은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에 현재 흐름과도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그는 “최근 밀키트 소비자 대부분이 이미 검증된 유명 IP 제품을 주로 택한다”라며 “이제 밀키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IP 상품을 육성해 메가 히트작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편식 시장의 미래에 대해서는 “간편식 시장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라면서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이 점점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꾸준히 질 높은 IP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이 생존과 성장의 ‘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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