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부동산 조각투자, 제도권으로… 누구나 소유하는 시대 연다” [이코노 인터뷰]
-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모두가 건물주 될 수 있다”...‘소외 없는 금융’ 설계
투자중개업 인가 신청...조각투자 산업 제도권 진입 가시화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자본이 많지 않아도, 건물의 가치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은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해 누구나 공간의 가치에 투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 왔다. 2022년 4월 첫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11개 상업용 부동산을 공모했고, 전량 완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제도권 편입을 위한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신청하며, 본격적인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를 직접 만나 향후 경영전략과 목표에 대해 들었다.
허 대표는 “소유의 본질은 기술이나 투자 수단이 아니라, 모두가 자산의 일부를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는 금융상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소외 없는 금융’의 방식을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조각투자가 기존 리츠나 펀드와 가장 다른 점은 ‘선택의 자유’와 ‘직접성’에 있다”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지역, 건물 유형, 상권을 기반으로 자산을 고를 수 있고, 환금성 역시 주식처럼 유연하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수익률이 아닌, 공간과의 정서적 연결감이 장기적으로 투자 유지율에 영향을 준다”며 “우리는 소유주가 ‘가치를 함께 만든다’는 경험을 통해 진짜 의미 있는 부동산 참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루센트블록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발행 기반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이는 조각투자 플랫폼 최초의 사례 중 하나로, 샌드박스 체제에서 정식 금융 인가 체계로의 이행을 본격화한 셈이다. 허 대표는 “제도권 진입은 투자자 신뢰 확보의 핵심”이라며 “안전한 금융 시스템 위에서 자산을 유통하고 보호할 수 있어야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센트블록은 이미 신탁사·증권사·예탁결제원 등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수익증권 발행 및 전자등록, 예치금 관리 등 전 과정을 제도권 수준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허 대표는 “기술 기반보다는 오히려 제도적 신뢰, 법적 투명성이 중요한 시대”라며 “실질적인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온 만큼, 정식 인가를 통해 서비스의 공공성과 안정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은 리스크 분산과 법적 명확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이는 단순히 기술 혁신이 아닌, 금융 질서 내에서 설계된 진입 방식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오는 9월부터는 유통 관련 투자중개업 인가 제도도 신설될 예정이어서, 루센트블록은 유통 라이선스 확보 역시 준비 중이다. 허 대표는 “이미 내부적으로 기술 인프라와 보안 체계를 갖춰둔 상태”라며 “정책 변화에 맞춰 대응하고, 서비스의 법적 안정성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센트블록 외에도 카사, 펀블 등 주요 플랫폼이 속속 예비인가를 신청한 가운데, 조각투자 산업 전반이 제도권 진입을 통해 신뢰 기반을 갖춘 ‘투자시장 2.0’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금융투자 플랫폼 아냐” 말하는 이유
현재 루센트블록의 플랫폼 가입자는 40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70%가 MZ세대, 40%가 여성이다. 허 대표는 “기존 금융시장에 없던 방식의 접근이 MZ세대의 니즈와 맞아떨어졌다고 본다”며 “단순 투자 이상으로 공간에 감정적으로 참여하고, 실제로 그 공간을 방문하는 구조를 통해 새로운 세대의 투자 감수성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센트블록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제도권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 신탁사를 통해 자산을 수익증권화하고, 이를 전자등록시스템으로 관리한다. 고객 예치금은 하나증권을 통해 별도 예치되고, 모든 거래 기록은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통해 위변조 방지 구조로 운영된다.
허 대표는 “블록체인은 수단일 뿐, 고객이 체감하는 본질은 소유의 안정성과 신뢰”라며 “기술보다는 결국 고객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루센트블록은 또 다른 강점으로 ‘지역 상권과의 연결’을 꼽는다. 허 대표는 “투자자와 소비자가 실제 공간을 경험하면서 상권과 자산의 가치를 함께 만드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며 “대전, 수원, 전주 등 주요 공모 건물들은 지역성과 문화성을 동시에 가진 자산들로, 상권과 커뮤니티가 함께 성장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단순한 금융투자 플랫폼이 아니라, 도시와 사람이 연결되는 방식을 설계하고 있다”며 “결국 투자자, 임차인, 지역이 함께 수익과 가치를 공유하는 구조가 지속가능한 도시 투자의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전 창업스페이스와 수원 행궁 뉴스뮤지엄, 전주 한옥 호텔 프로젝트 등을 예로 들며 “이용자가 직접 소비자이자 투자자가 되는 구조는 상권 전체에 긍정적인 파급력을 준다”며 “투자 수익률을 넘어서서 도시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모델이자, ESG 관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가진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루센트블록은 대전시, 하나은행과 함께 진행한 ‘하나 스타트업파크’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민간·지역이 협력하는 조각투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허 대표는 “지역 단위로 자금을 유입하고, 투자자가 공간과 사업의 생태계 일부가 되는 구조는 한국형 STO(토크증권발행)의 또 다른 해석”이라며 “기술 기반이 아닌 철학 중심의 구조 설계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그는 “단기적인 숫자보다 철학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큰 틀 안에서,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계속 설계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소유의 방식을 재정의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며 “고객이 새로운 방식으로 자산을 경험하고, 지역과 연결되며, 공동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구조가 진짜 혁신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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