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최대 25% 된 법인세율...세수는 정말 늘어날까
- [2025 세제개편안 논란]②
윤석열 정부 때 세수 40% '뚝'...정부는 "조세 정상화" 주장
경기 안 좋으면 세율 올려도 소용없다?..."삼전 사례를 보라"

세제개편 이어 관세 폭탄까지...“투자 위축 불가피”
7월 31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에는 현행 법인세율 과세표준구간에서 1%포인트(p)를 더한 새로운 세율이 포함됐다. 이러면 최대 법인세율은 25%가 된다. 지난 2022년 수준으로 법인세율이 회귀하는 셈이다. 이번 개정은 내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적용된다.
기재부는 이번 법인세율 인상을 두고 “2022년 법인세를 내릴 때 기업의 투자가 늘면서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와서 보면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제 법인세를 다시 되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정권에서의 최대 법인세율을 보면 ▲김대중 정부 27% ▲노무현 정부 25% ▲이명박 정부 22% ▲박근혜 정부 22% ▲문재인 정부 25% ▲윤석열 정부 24%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 때 법인세율을 1%p 내렸지만 경기가 살아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법인세수 자체도 줄었다. 법인세수는 문재인 정부가 법인세율을 3%p 올리면서 2021년 70조원 수준에서 2022년 103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1%p 낮추면서 2023년에는 80조4200억원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62조5000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 3년 동안 40% 가까이 세수가 빠진 것이다.



기업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 법인세율은 기업의 본사 이전·투자 결정에 직결되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법인세율이 오르면 기업 입장에서는 돈을 풀기 힘들다. 특히 제조업·첨단산업·금융업 유치 경쟁에서 ‘세율 메리트’는 법인 환경 평가의 상위권 요인으로 꼽힌다. 세율이 오르면 메리트도 낮아지는 셈이다.
또한 최근에는 대기업에 다소 불리할 수 있는 상법개정안이 통과된 상황이며 미국과의 관세 문제까지 겹쳤다. 여기에 법인세 폭탄까지 맞으면 투자가 위축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는 토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인건비·원자재 가격·금리까지 삼중고를 겪는 기업들이 많은 상황에서 법인세까지 인상되면 국내 신규 투자나 고용 확대는 사실상 포기하라는 뜻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경기가 좋아야 세수도 늘어” 지적
경제계는 이번 법인세 개편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성장잠재력 둔화, 통상 환경 악화와 내수 침체 장기화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법인세율 인상은 위기 극복의 주체인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켜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고 대한상공회의소는 “미국 등 주요국들이 법인세를 낮춰 자국 기업의 조세경쟁력을 높이고 외국 기업의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과 대비돼 우리 기업의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법인세율 인상, 임시투자세액공제 종료 등은 정부 지원의 실효성을 낮추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입법 과정에서 보다 전향적인 방안들을 보완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이번 인상안이 시행되면 연간 약 6조~8조원의 세수 확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경제계나 학계에서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 자체가 좋지 않아서다.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지난 정부 때 투자가 적었던 것은 경기가 과하게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법인세율을 낮췄는데도 기업 투자가 없었다’라며 효율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가 악화되면 아무리 세율을 높여도 세수 자체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8~2019년에는 반도체 업황이 순항하며 삼성전자가 약 10조원 수준의 법인세를 낸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업황 악화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적도 있다. 국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 경기 악화로 세금을 적게 내면 그거 자체가 타격이라는 얘기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경기가 좋을 때 법인세율을 낮춰주면 기업들은 당시의 경제상황을 완전히 만끽하게 된다”며 “반대의 상황이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힘든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법인세수가 크게 줄어든 것은 세율을 낮춰서인 것도 있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더 높다”며 “법인세율을 올려도 경기가 안 좋으면 세수가 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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