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논란의 노란봉투법, 그리고 절제 [EDITOR’S LETTER]

[이코노미스트 권오용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최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2015년 처음 발의된 지 10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자 남다른 소회를 밝혔습니다. 우 의장은 “노란봉투법은 노동 현실, 특히 하청 노동자 등 직원을 직원이라 부르지 않고, 사장을 사장이라 부르지 못하는 더 어렵고 취약한 노동 계층의 현실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이 법을 ‘홍길동법’이라 불렀다”며 “노동3권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을 만들고자 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입법”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우 의장의 말처럼 노란봉투법은 기업보다 약자인 노동자와 약자 중에서 약자인 하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입니다. 특히 2014년 쌍용차 파업 노조원에 대한 47억원 손해배상 판결, 작년 현대제철 노조 등에 대한 200억원 손해배상 청구, 올해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473억원의 손배 청구, CJ대한통운을 점거 농성한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을 상대로 한 20억 손배소 제기 등 어마어마한 손해배상액 때문에 노동자를 사지로 내모는 일부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과 교섭 등 직접 협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노동 현실에서는 기업보다 약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도 대항할 수 있는 무기가 생긴 셈입니다.
기업들은 노란봉투법으로 노조의 파업이 일상이 되고, 하청 노동자의 ‘원청 사장 나오라’는 교섭 요구가 빗발쳐 결국 회사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하청 업체 노조들의 원청 교섭 요구가 줄줄이 터져 나올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요,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제철·네이버 등의 협력사 및 자회사 노조 등은 원청 대기업이 직접 나서 임금이나 고용·복지 등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지금은 일부에서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만, 6개월 후 노란봉투법이 본격 시행되면 사방팔방에서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올 것이라며 한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사실 트럼프발 관세 등으로 글로벌 교역 환경이 급변하면서 국내 제조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옮기고 있는데요, 올해 1분기에만 북미 신규 설립 법인 수가 31개로 유럽보다 4배 이상 많았습니다. 이런 흐름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기에 노란봉투법 등으로 사업 환경이 친노동화하면 기업들의 해외로의 탈출 러시가 더욱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 기업들도 마찬가지인데요, 노동자에게 결코 이로운 일이 아닙니다.
노동자들도 노란봉투법이라는 무기를 쓸 때는 절제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마구 휘두른다면 기업들에게도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가 다시 쥐어질 것입니다. 이번 노란봉투법은 일부 기업이 자신의 힘을 과도하게 행사했기 때문에 탄생한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와 정부는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 등 노란봉투법의 불명확성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경제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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