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유통업계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과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 제품은 내수 침체에도 불티나게 팔리며 기업들을 미소 짓게 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케데헌 협업을 통해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케데헌'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K팝 걸그룹이 악령을 물리치고 노래로 세상을 보호한다는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다. 해당 콘텐츠는 누적 시청 5억 시간을 돌파하고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지난달(9월) 17일 출시한 케데헌 컬래버레이션 간편식(이하 케데헌 간편식) 3종이 각 카테고리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케데헌 간편식 3종은 ▲참치마요&전주비빔 반반김밥 ▲전주비빔&제육 커플 주먹밥 ▲모둠 분식세트 등이다. 해당 제품은 출시 첫날에만 5만개가 팔렸다. 같은달 24일과 26일 추가 출시된 ▲불닭콘치즈 주먹밥 ▲클래식 핫도그 등을 포함 케데헌 간편식 5종은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80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GS25가 운영 중인 케데헌 특화 점포 중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4개 점포(인천공항T1서편점·인천공항T2서편점·인천공항T2출국점·뉴안녕인사동점)를 분석한 결과, 특화 점포 운영 전 3일(9월 17~19일) 대비 운영 후 동요일 3일(9월 24~26일) 케데헌 간편식 매출이 63.7%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세에 대해 GS25는 케데헌 간편식이 외국인들에게 'K컬처 필수템'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GS25는 이번 협업을 기념해 작품 속 등장인물이 담긴 42종의 랜덤씰을 동봉해 글로벌 팬덤의 수집 욕구를 자극했다. 이로 인해 단순 식사가 아닌 굿즈 개념의 체험형 소비로 이어져 외국인 구매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박종서 GS리테일 FF팀장은 "편의점이 외국인 관광객 필수 방문지로 자리 잡은 가운데, GS25는 '케데헌 간편식'을 통해 'K콘텐츠 소비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K푸드 연계 간편식으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케데헌을 배경으로 한 체험 공간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애버랜드는 케데헌존이 지난달 26일 오픈 이후 닷새만에 누적 방문객 1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케데헌존은 헌트릭스·사자보이즈·K분식 등 케데헌의 캐릭터 및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현장에서는 포토존과 미션 게임 외에도 케데헌 한정판 굿즈(키링·헤어핀 등)를 구매할 수 있다.

이같은 케데헌 열풍에 관련 협업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농심과 파리바게뜨 등은 자사 제품에 케데헌 캐릭터를 더한 협업 제품을 지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에잇세컨즈도 티셔츠·볼캡 등 케데헌 협업 제품을 출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케데헌을 기점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 방문객까지 겨냥한 협업 제품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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