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 논란이 거세다. 최근 한 경제 유튜버가 990원 소금빵을 내세운 팝업 매장을 열면서 빵값이 과연 비싼가에 대한 사회적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일부 보도에서는 '계란, 버터, 그리고 원유가격연동제로 낮출 수 없는 우유 가격이 빵값 인상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원유 가격은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동결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2025년 음용유용 원유 기준 가격은 리터당 1,084원, 가공유용 원유는 882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또한 ‘원유가격연동제’는 이미 2023년 1월 1일부로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개편되어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유 때문에 빵값이 비싸다'는 프레임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빵 원가 구조를 들여다보면 우유의 비중은 크지 않다. 제빵 재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밀가루, 버터, 설탕, 견과류, 과일 퓌레 등이다. 특히 밀가루나 설탕, 버터 등 빵에 들어가는 주재료의 수입산 의존도가 높아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즉 국제 곡물가, 물류비, 환율 상승 등이 겹치면 원가 상승 폭이 커져 일부 자영업자들은 빵 가격을 인상하거나 원재료 사재기에 나서기도 한다.
지난 23년 12월에 발표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자료를 봐도 알 수 있다. 우유의 함량이 비교적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프랜차이즈 및 편의점 크림빵을 중심으로 표시와 가격 현황을 살펴본 결과 우유의 함량은 편의점 판매 제품 외에는 미표시 상태였고 유일하게 함량까지 표시된 크림빵 4종의 우유 함량은 평균 2.1%로 조사됐다. 이는 크림빵이라도 우유의 함량이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소비자 사이에서는 '우유 때문에 또 올랐다', '우유가격 또 오르나' 등의 불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여기에는 또 다른 착시가 숨어 있다. 바로 ‘가공유’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르면 가공유란 원유에 다른 식품이나 첨가물을 혼합한 제품으로, 원유 함량에 대한 최소 기준은 없다. 따라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초코우유, 바나나우유, 딸기우유 제품 중에는 원유 함량이 10~50% 내외에 불과한 사례가 존재한다. 성분표를 보면 나머지는 정제수, 당류, 향료, 때로는 수입산 분유가 차지한다.
문제는 이 같은 가공유도 제품명에 ‘우유’ 또는 ‘밀크’라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우유’라는 이름만 보고 구매하지만, 실제로는 국산 원유보다 첨가물과 수입 원료 비중이 훨씬 큰 음료를 마시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진짜 우유’를 구분하는 일이다. 제품 전면의 ‘우유’라는 문구에 의존하지 말고 뒷면의 원재료명과 원산지, 함유량 등을 확인해야 한다.
국산 원유는 제도적 관리 아래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오히려 국제 시세에 휘둘리는 수입 원자재에 비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며 소비자 식탁을 지켜왔다는 입장이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는 “빵값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논쟁의 초점을 ‘우유 탓’으로 돌리는 것은 단순한 왜곡이다. 빵의 가격은 다양한 재료와 유통 구조, 기업의 가격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유를 희생양 삼기’가 아니라 품질과 가격의 균형을 소비자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투명한 정보 제공과 현명한 소비다”고 전했다.
이어 “국산 우유는 올해도 가격이 동결되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빵값 상승을 우유 탓으로 돌리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소비자분들께서는 제품에 사용된 원재료와 원산지를 꼼꼼히 확인해 ‘진짜 우유’를 신뢰하고 선택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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