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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외국인 고객 잡기 경쟁… 다국어 상담부터 전용 보험 조회까지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국내 은행들이 외국인 소비자를 겨냥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장기 거주자가 늘면서 ‘외국인 친화 서비스’를 통해 은행들이 고객 기반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9월 23일 외국인 고객을 위한 실시간 다국어 채팅상담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바일 앱 ‘Hana EZ’에서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챗봇이 아닌 실제 상담원이 다국어 번역 솔루션을 활용해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9개 언어로 시작해 최종 16개 언어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상담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예금·적금·펀드·외환·대출 등 주요 업무 전반을 다룬다. 하나은행 측은 “외국인 고객들이 모국어로 안전하고 편리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전라남도 영암군 대불산단에 외국인 전용 디지털라운지를 열었다. 이곳은 외국인 근로자 밀집 지역이다. 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중국어·영어 등 10개 언어로 화상 상담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가 계좌 개설, 체크카드 발급, 영문 예금잔액증명서 발급 등을 도움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단순 금융 서비스 제공을 넘어 외국인 커뮤니티 교류와 금융 교육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며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BNK부산은행도 지방은행 최초로 외국인 근로자 전용 보험 조회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뱅킹 앱에서 출국만기보험, 귀국비용보험, 상해보험 등 의무 가입 보험 내역을 확인하고 보험금 지급 신청까지 할 수 있다. 삼성화재 외국인 고객센터와 연동돼 언어 장벽으로 인한 불편도 줄였다. 부산은행은 지난 3월 김해공항에서 외국인 출국만기보험 지급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이번 서비스로 외국인 고객의 생활 밀착형 금융 지원을 강화했다.
은행권의 외국인 대상 서비스는 언어 장벽을 해소하고 디지털 접근성을 강화하는 공통된 흐름을 보인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은 한국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금융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잦다. 은행들은 다국어 상담과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이런 불편을 줄이고, 동시에 잠재적인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이들의 금융 수요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은행권이 외국인 맞춤형 서비스로 경쟁하는 것은 단순한 사회적 책임 차원을 넘어 새로운 성장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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