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집값·환율 불안정에 깊어지는 고민…한은, 10월 금리 동결할까
- [뚝심 금리 향방은]①
올해 성장률 1% 못 미쳐…금리 인하 명분 있지만
집값 최대 변수…환율·대외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
전문가들 “금리 인하 시점 11월로 지연될 듯”

10월 금통위, ‘동결 vs 인하’ 갈림길에 선 한은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10월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긴축을 마무리한 뒤 올해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0%포인트 인하했다. 이후 7월과 8월에는 금리를 동결해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통위를 앞두고 한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내수 진작을 위해선 금리 인하가 시급하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9%로, 건설 투자 부진과 소비 회복 지연이 맞물리며 경기 모멘텀이 약화된 상황이다.
통화 정책 완화의 필요성도 분명하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금리가 연쇄적으로 하락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줄고,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형성된다. 가계는 대출 이자 부담 완화로 여유 자금을 소비로 돌릴 수 있고, 기업은 차입 비용이 낮아져 설비투자와 고용 확대에 나설 수 있다. 이는 생산과 고용을 늘려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대외 환경은 한은의 인하 여력을 높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시사했기 때문이다. Fed는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현재 기준금리를 4.00~4.25%로 낮췄다. 다만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인하에 나설 경우 원화 약세가 심화돼 외화 유출과 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은의 정책 판단이 더욱 신중해질 전망이다.
부동산·환율이 발목…10월 금리 인하 ‘먼 길’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부동산 가격이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리를 낮출 경우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다섯째 주(9월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7% 상승했다. 직전 주 상승률 0.19%보다 0.08%포인트 높아지며 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국내 시세 조사기관 3사(부동산114·KB국민은행·한국부동산원) 모두에서 서울 지역 위주로 주간 아파트값 상승폭이 커지는 분위기”라며 “기관들의 조사 시점은 각각 다르지만 가장 최근 서울지역 조사값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부동산원이 0.27%, KB국민은행이 0.34%, 부동산R114가 0.29% 등 모두 비슷한 주간 변동 추세로 오름폭을 키우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집값뿐 아니라 대외 여건도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고 있다. 중국 등 주요국의 대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안팎을 오가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점도 부담이다. 금리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차가 벌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지고, 원화 약세가 심화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 “한은 기준금리 인하 11월로 지연”
전문가들 또한 한국은행이 10월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11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27 대책 직후 크게 둔화했던 서울시 송파구·마포구·성동구·광진구 등 한강 벨트 지역 가격이 9월 셋째 주부터 본격 반등하기 시작하며 서울 및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당사는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췄다”고 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결국 6·27 대책은 과거 2017∼2020년의 굵직한 대책들에 비해 효과가 작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번 10월 금통위는 소수의견 없는 만장일치 동결과 3개월 내 인하 포워드가이던스(통화정책 사전예고) 수가 8월 5인에서 10월에는 3~5인으로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동향조사에서 확인된 주택시장 기대심리는 여전히 높다”며 “만성적으로 장기평균(100)을 상회할 뿐 아니라 6.27 대책 후 7월 심리는 급락했지만, 8~9 월은 이내 상승 추세로 돌아서며 현재와 같은 상태라면 향후 주택가격이 더 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중앙은행에서 중시하는 지표에서 불안한 모습이 확인됐다면 굳이 위험 부담을 지고 인하를 빨리, 많이 할 이유는 없다”며 “연내 인하 시기는 11월로 이연될 것으로 전망하며, 부동산 진정이 선행되지 못한다면 내년 통화정책 기조에서 추가 1번 인하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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