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반중 넘어 혐중, 그리고 돌아온 도쿄 한류 1번지 [EDITOR’S LETTER]

[이코노미스트 권오용 기자] “중국인을 무비자로 입국시키는 게 맞는 건가요? 범죄자들까지 자유롭게 들어오는 거 아닌가요?” “중국인 무비자 입국 시점에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불이 났어요. 서로 관계가 있는 게 아닐까요?”
최근 만난 20대 여대생과 50대 전업주부의 말입니다. 두 사람 모두 정부가 지난 9월 29일부터 내년 6월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우려와 반감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정부가 사전 점검으로 인터폴 수배·불법체류 전력자를 걸러낸다고 했지만 의심을 거두지 않았고, 국정자원 화재가 무비자 입국 개시 전인 9월 26일 발생했음에도 연관설을 믿는 모습이었습니다.
중국에 대한 반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일부 정치권과 극우에서뿐 아니라 일반 국민 정서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지난 6월, 성인 남녀 1509명)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국민의 66.3%가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작년 8월 조사 때보다 2.5%p 상승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 정서는 정치적 성향, 성별, 연령대를 불문하고 나타났는데, 진보 성향 응답자 63.8%, 보수 성향자 70.5%가 비호감이라고 했습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67.7%, 여성이 64.8%가, 연령대로는 ▲20대 80.0% ▲30대 70.2% ▲40대 72.5% ▲50대 62.0% ▲60대 60.2% ▲70세 이상 53.9%가 각각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인의 국민성과 행동이 비호감이기 때문에 ▲정치체제가 공산당 일당 지배체제이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적 강압과 보복 때문에 ▲코로나19와 미세먼지 등 중국의 환경 문제 등 다양했습니다.
반중 정서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혐중 시위까지 등장했는데, 시위대는 중국인이 많은 명동과 대림동, 여의도 등 서울 도심에서 ‘차이나 아웃’, ‘천멸중공’(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과 같은 구호를 외치거나 혐오 발언·욕설까지 하며 적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반중 정서를 자극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국민의힘이 중국인의 의료·선거·부동산 등 ‘3대 쇼핑’ 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인데요, 반중 정서가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입니다.
수출주도국인 우리로서는 중국과의 교역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22년간 최대 수출 상대국인데요,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등으로 비중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수출액 중 20% 내외(2024년 19.5%)로 1위입니다. 또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우리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약 3만개가 넘습니다. 결코 멀리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이재명 정부는 여러 요인으로 멀어진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반중을 넘어 혐중 정서 확산은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국민 정서를 탓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불순한 의도로 가짜뉴스를 앞세워 반중·혐중 정서를 부추기는 행위는 방치해선 안 됩니다. 일본 도쿄의 한류 1번지 신오쿠보는 혐한 시위로 한국 관련 점포의 폐업이 속출하며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는데요,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를 막기 위한 노력 끝에 점포 수가 사상 최다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합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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