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인도서 제네시스 모델 선봬
럭셔리 차량 점유율 80%는 독일 3社
가격 경쟁력·현지 넓은 유통망은 무기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약 7조원. 현대자동차가 2030년까지 인도에 투자하는 금액이다. 이번 계획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론칭도 포함됐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프리미엄 세그먼트로 영역을 확장하고, 인도 소비층의 세분화와 고급차 수요 증가 흐름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주된 경쟁자로는 독일 3사(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가 꼽힌다.
‘인도 프리미엄’ 겨냥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오는 2030년까지 약 7조2000억원을 투입해 26개의 신차를 출시한다. 이보다 이른 2027년까지 인도 전략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제네시스 모델을 선보인다. 인도 시장을 단순한 생산 거점을 넘어 수출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포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 인디아(JATO Dynamics India)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내 주요 럭셔리카 브랜드 7곳(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재규어 랜드로버·볼보·렉서스·포르쉐)의 누적 판매량은 4만5311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만7615대) 대비 20.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인도 승용차 전체 판매는 약 43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고급차 판매가 전체 시장의 약 1% 수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인도에서 고급차는 아직 틈새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틈새에서 기회를 봤다. 성장성 때문이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인도에 투입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중국 시장의 부진 이후 새로운 성장축이 필요했다. 인도는 빠르게 확대되는 중산층과 고급 소비층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특히 프리미엄 SUV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제네시스 브랜드가 ‘현대차의 고급차 실험’ 카드로 선택된 셈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G70·G80·G90 세단과 전동화 SUV인 GV60·GV70·GV80 등 총 6개 프리미엄 라인업을 앞세워 인도 시장에 진입할 전망이다.
현지에서 첫선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모델로는 대형 SUV GV80과 플래그십 세단 G90 등이 거론된다. 두 차종 모두 브랜드의 기술력과 고급 이미지를 대표하는 상징적 모델로, 제네시스가 인도 시장에서 프리미엄 입지를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인베스터 데이에서 “인도는 현대차의 글로벌 성장 비전에서 전략적 우선순위에 있다. 2030년까지 인도는 현대차에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무기는 ‘접근 가능한 럭셔리’
현재 인도 럭셔리 시장의 주도권은 독일 브랜드들이 쥐고 있다. 벤츠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1만9565대를 판매하며 선두를 지켰다. BMW와 아우디가 각각 1만5721대와 5816대를 판매하며 뒤를 이었다. 독일 3사가 이미 인도 럭셔리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희망은 있다. 대표적으로 현지 조립(CKD) 생산 방식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다. 인도는 완성차 수입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부품 단위로 들여와 현지에서 조립하면 관세는 10~15% 수준으로 낮아진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현지 조립(CKD) 방식으로 생산해 가격 부담을 줄이고, 프리미엄 시장에서 합리적 포지션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넓은 유통망도 무기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은 인도 전역에 1366개의 판매 지점과 1550개의 서비스 지점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넓고 촘촘한 유통망은 제네시스가 인도 럭셔리 시장에서 ‘접근 가능한 럭셔리’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다.
독일 3사의 경우, 인도 내 딜러 및 서비스 지점 수가 현대차에 비해 훨씬 제한적이다. 독일 3사는 주로 대도시 중심으로 판매망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도시까지 확장된 네트워크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이는 인도 럭셔리 및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경쟁 우위로 작용한다.
전문가들 역시 제네시스의 성공을 점친다. 세계 주요국에서의 제네시스 입지가 커지고 있음과 동시에, 이미 디자인과 첨단 기술 등 일부 영역에서는 독일 3사와 견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의 경우 미국과 한국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유럽에서도 제네시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라며 “특히 국내의 경우 독일 3사에서 제네시스로 옮겨가는 현상도 나타나는 만큼, 성능과 기술력에 대한 증명은 마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흐름 속 제네시스의 인도 진출은 의미가 크다”며 “현대차의 경우 인도 현지의 정비망과 유통망이 촘촘하게 마련돼 있기 때문에 독일 3사의 높은 점유율을 제네시스가 뺏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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