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일반
구글링도 안 되는데 ‘핫플’ 등극 KT 웨스트의 신비주의 톱스타 전략
- 광화문 사옥에 유명 F&B 19곳 오픈 ‘북적북적’
KT 해킹 사태 홍보 ‘스톱’… SNS 타고 한 달 만에 명소 부상
[이코노미스트 이현아·권지예 기자] 이제는 광화문이다. 핫플레이스의 지도가 또 한 번 움직이고 있다. 중구 명동, 강남구 신사동, 마포구 홍대, 성동구 성수동을 거쳐 세종대로 1번지 광화문이 새로운 ‘핫플’ 리스트에 올랐다. 광화문 인기의 선두는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세종대로 178·KT 웨스트)다.
이 건물은 과거 체신부·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보통신기술(ICT) 주요 부처가 입주했던 곳으로, 40년 만의 리모델링을 통해 업무 영역 전반에 AX(자율화)를 구현한 혁신적 사무공간과 함께 저상층(지하 1층·1~2층) 및 최상층(15층)을 식음료(F&B) 업장으로 꾸미는 파격적 시도를 꾀했다.
KT 웨스트의 F&B는 KT 그룹의 부동산 개발·운용 회사인 KT에스테이트가 도맡았다. 이 회사는 르메르디앙·목시, 안다즈 강남, 소피텔 서울,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 노보텔 동대문 호텔 등 다양한 식음업장의 개발 경험이 풍부하다.
광화문 클래식 새 옷 입히기
KT 웨스트에서는 ▲지하 1층 스타벅스·키보 아츠아츠·난포·보보식당·광화문 옥희·파이프 그라운드·덴푸라 감춘·오리지널팬케이크하우스(OPH) 다이너·타코 챔피언·코끼리초밥·니욤·젤라띠아니 ▲1층 스타벅스 리저브광화문점·광화문 1945 파리바게뜨·TWG·루드베키아 ▲2층 도우룸·오츠커피가 성업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최상층인 15층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더 플라자 계열 최고급 레스토랑 3곳이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KT 웨스트 내 식음업장은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광화문광장의 개발에 따른 입점이 성사됐다. 광화문광장 인근의 식음료 공간 개발에 맞춰 땅값 비싼 광화문 중심업무지구(CBD)에서 ‘KT표’ F&B 라인업을 꾸리게 됐다. 과거 KT 고객 쉼터(라운지)·자사 홍보 구역·사무실 등으로 쓰이던 곳을 서울에 가장 힙한 식당을 모아 하루 종일 북적이는 공간으로 꾸몄다.
김흥규 KT에스테이트 프로퍼티 매니저(PM)에 따르면 식음업장 개발에 착수하며 소비력이 풍부한 강북 인구를 주목했다. 전통의 부촌인 가회동, 성북동 등의 주민이나 광화문 지역의 직장인으로 단가가 높은 레스토랑, 맛있는 음식에 선뜻 지갑을 열 수 있는 소비층을 타기팅(targeting)했다. 블루보틀, TWG 등의 글로벌 F&B 업체와 손을 잡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KT 웨스트의 새 옷 입히기에 구슬땀을 흘렸다.
F&B 업장의 콘셉트는 광화문 클래식으로 정했다. 홍대나 성수동처럼 트렌디한 곳은 많지만,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장소로 광화문이 제격이었다. 경복궁·피맛골·세종문화회관·광화문광장 등 대한민국 역사의 산증인과도 같은 장소를 이미지화해 KT 웨스트에 투영했다. 김 PM은 “광화문 클래식을 표방하는 터라 업장은 오랫동안 영업할 수 있고,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은 희소성이 있는 브랜드를 찾았다”고 말했다.
회사는 기존 맛집의 경우 광화문 클래식 콘셉트에 맞춰 변형을 시도했다. 지하 1층과 1~2층 업장은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대중성에 더 힘을 줬다. 이 중 절반은 유명한 브랜드로, 절반은 새 브랜드로 구성해 현장을 찾은 고객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전략을 짰다. 이를테면 스타벅스·난포·파이프 그라운드·보보식당·오츠커피 등이 기존에도 유명한 맛집이라면, 이춘복참치의 새 브랜드 광화문 옥희·덴푸라 감춘이나 오마카세 스시점인 스시 시미즈가 개발한 판초밥 전문점 코끼리초밥, 일부러 왕십리에 안테나숍을 내고 테스트 마켓을 운영했던 타코 챔피언이 그렇다.
김 PM은 “새로운 장소를 오픈하면 알려야 마땅하지만, 우리는 신비주의 톱스타 전략으로 갔다”며 “구글링도 안 되는 유명 맛집의 옆집을 구상했다”고 눙쳤다. 유명하지만 일부러 대중과의 거리를 두고 물음표를 유발하도록 톱스타처럼 블로거, 인플루언서 등에 기대는 요즘 방식의 마케팅을 멀리했다. 실제로 오픈한 지 한 달 반이 지났지만, KT 웨스트의 식음료 업장 후기는 많이 찾아볼 수 없다.
홍보 없이 입소문 ‘솔솔’
기존 브랜드도 색깔을 달리해 유사한 메뉴로 영업하는 인근 식당들과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1층의 스타벅스 리저브광화문점은 기존 리저브 매장보다 한 단계 높은 취식 경험을 제공한다. 바리스타가 직접 내린 한 잔에 1만원인 커피와 매장서 직접 구운 베이커리, 최초로 지역명을 단 광화문 믹사토 칵테일을 판매한다. 기존 아메리카노는 지하 1층 스타벅스에서 마실 수 있다. 한 건물에서 스타벅스 두 곳이 영업한 것도 처음이다.
미국식 브런치 전문점인 OPH는 매장 한편에 펍을 도입해 간판에 ‘다이너’를 달았다. 매출을 높이려면 저녁 영업이 필수라 브런치 메뉴가 중점인 OPH와 주류 판매를 협의했다. OPH는 세종문화회관점과 함께 광화문에 미국식 조식을 선보이고 있다.
2층의 도우룸은 분점을 내지 않는 스와니예의 이준 셰프를 1년 6개월가량 설득, 협업에 성공해 국내에서는 맛보기 힘든 생면 파스타를 소개하고 있다.
KT 웨스트는 식음료 업장 오픈을 앞두고 벌어진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 해킹 사고로 인해 그룹 차원의 홍보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김영섭 KT 대표까지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던 터라 오픈 팡파르를 울릴 수 없었다. 더구나 김건희 특검 사무실이 입주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약 보름간 영업을 하지 못했다.
김 PM은 “여러 상황이 있었지만 홍보를 하지 않은 것치곤 매출이 괜찮다”면서 “주변 상업시설에 비해 빠르게 예상치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거의 빠지는 주말 매출도 기대 이상이다. 평일의 60%가량 매출을 기록해 광화문 핫플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방문객도 점차 늘고 있다. 전체 고객 중 외국인의 비율은 5%에 지나지 않지만 1층의 스타벅스 리저브광화문, 광화문 1945 파리바게뜨 등을 찾는 20~30%가 외국인으로 조사됐다. 넷플릭스 히트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인기 덕에 극중 배경 중 한 곳인 광화문광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이곳을 찾는 이들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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