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MZ세대를 중심으로 '제철코어'(제철과 핵심(Core)의 합성어) 트렌드가 뜨고 있다. 인스턴트와 배달 음식에 익숙했던 세대가 제철 식재료를 통해 계절감을 새로운 방식으로 느끼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8일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19~39세를 대상으로 '제철음식' 검색량을 비교한 결과, 검색량 지수는 2020년 39에서 2024년 89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제철' 키워드를 포함한 게시글 수는 2022년 9만여건에서 2024년 17만건 이상으로 약 79% 증가했다. 이런 변화는 맛있는 것을 소비하는 단계를 넘어 건강과 계절의 정서를 동시에 챙기려는 트렌드로 읽힌다.

제철코어 열풍에 발맞춰 외식∙유통업계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정 계절에만 수확되는 식재료를 활용해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판매하거나 반대로 이를 연중 내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련 상품들도 다양화되고 있다.

순수본의 영유아식 브랜드 베이비본죽은 '과일 퓨레'를 출시했다. 합성 첨가물 없이 국산 제철과일을 아낌없이 담아 아기들이 과일의 상큼함과 자연의 단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간식이다. 영유아 시기의 대표적인 입문용 과일이 주재료로, '사과 퓨레', '배케일 퓨레', '자두 퓨레' 3종으로 구성됐다.

SPC그룹의 이탈리아 정통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는 '가을 풍미를 담은 라떼' 콘셉트 아래 견과류, 고구마, 과일티 등 가을 대표 원물을 활용한 시즌 음료 4종을 선보였다. 대표 메뉴인 '월넛 라떼'와 '월넛 라떼 샷'은 고소한 호두 라떼 위에 휘핑크림과 피칸 정과를 더해 풍미와 고소한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허니 고구마 라떼'는 부드러운 우유와 고구마의 조화로 포근한 계절 감성을 전한다. '프룻 유자 진저티'는 유자와 진저 베이스에 윈터프룻티를 블렌딩해 환절기 건강과 따뜻함을 함께 전하는 음료다.

롯데웰푸드는 전북 고창군과 협업해 가을 시즌 한정판 '고창 고구마' 시리즈를 출시했다. 지역 특산물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 충남 부여군과 함께한 알밤 시리즈에 이은 후속 프로젝트다. 이번에는 '카스타드', '마가렛트', '빵빠레' 등 대표 브랜드에 고창 꿀고구마를 접목해 익숙한 맛에 계절의 풍미를 입혔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계절의 맛을 가장 잘 담아낸 음식을 선택하는 '제철코어'가 곧 건강한 소비 행태라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반영한 브랜드들의 노력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소비자 공감과 지속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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