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영서 기자] 고려대학교 대형 비대면 교양 강의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한 집단 부정행위 정황이 드러났다. 학교 측은 이를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해당 강의 중간고사를 전면 무효화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연세대에서도 중간고사 중 부정행위가 적발된 바 있어, 대학가 전반에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제가 발생한 수업은 교양과목 '고령사회에 대한 다학제적 이해'이다. 총 1400여 명이 수강하는 비대면 온라인 강의다. 이 강의에선 지난달 25일 중간고사를 컴퓨터를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치렀다. 그런데 일부 학생이 시험 시간에 오픈채팅방에 문제 화면을 공유하며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다른 학생들의 제보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지난달 27일 '중간고사 초유의 사태 발생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명문사학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데 대해 교수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학생들에게 밝혔다. 또 "도저히 부정행위를 묵과할 수 없으므로 중간고사 전면 무효화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부정행위를 한 학생들에 대한 향후 조치와 기말고사 운영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연합뉴스에 "학생들이 여러 채팅방을 만들어 시험 화면을 캡처해 공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부정행위를 한 학생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기말고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연세대의 한 비대면 강의 중간고사에서도 다수의 학생이 AI(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등 집단 부정행위 정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신촌캠퍼스의 3학년 대상 수업 '자연어 처리(NLP)와 챗GPT' 담당 교수는 최근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다수 발견됐다"며 "자수한 학생은 중간고사 점수만 0점 처리하고, 이를 부인하는 학생은 학칙에 따라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고 공지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