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한국을 찾아 삼성·LG 등 주요 그룹 경영진과 잇따라 만난다. 글로벌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해 LG그룹의 전장 사업 핵심 CEO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날 자리에는 ▲조주완 LG전자 대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등 자동차 부품 관련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다.

LG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미 20년 이상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3월 LG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벤츠 본사 전시장에서 ‘LG 테크데이’를 개최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배터리, 전장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당시 칼레니우스 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메르세데스-벤츠의 목표는 고객에게 탁월한 디지털 제품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강력한 파트너인 LG와 함께 차세대 제품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과 전장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삼성과 벤츠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키,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에서 이미 협력 중이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전기차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 분야까지 협력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외에도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을 만나 차량 판매 및 서비스 부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더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로, 국내에서 차량 판매와 애프터서비스(AS)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칼레니우스 회장은 오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리는 '미래 전략 콘퍼런스'에 참가해 벤츠의 한국 시장 전략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칼레니우스 회장의 이번 방한은 벤츠의 차세대 전장 생태계에 한국 기업들을 더 깊숙이 끌어들이려는 전략적 행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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