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국내외 금융권에 인공지능(AI) 연계 서비스 바람이 일고 있다.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AI를 금융 서비스와 접목시킨다는 것이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은 12일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와 연동한다고 발표했다. 챗GPT를 금융 서비스에 접목한 것은 일본 기업 중 MUFG가 처음이다. 소비자는 은행 앱에 챗GPT를 연결해 재정이나 자산 운용에 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MUFG 측은 연계 서비스를 2026회계연도까지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MUFG 고객 A씨가 챗GPT에 “가계 재정을 관리하고 싶다”고 입력하면 앱 인증을 거쳐 AI가 A씨의 예금·인출·이체 데이터를 분석한다. 소득과 지출을 그래프로 시각화하고 여유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조언한다. 

기존에 사용되던 일반적인 문의 응답용 챗봇 자리도 AI가 대체할 예정이다. 응답용 챗봇은 단순한 질문에 대한 대답만 반복하는 한계가 있었는데, AI는 대화 기록을 학습해 복잡한 질문에도 답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기능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지난달 미국에서 먼저 선보인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슈퍼 앱’ 개념으로 AI와의 대화가 서비스 이용의 출발점이 되는 시스템이 일본에서도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이 AI 기술을 업무에 적극 적용하는 방침을 세웠다. 우리금융 AX 추진위원회는 향후 190개 업무에 AI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는데, 이 가운데 생산적 금융 관련 업무 50여가지에 우선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예로 기업 여신 프로젝트 재구축 업무가 있다. 기업 여신 영역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여신 심사와 서류 진위 확인과 검수, 사후 관리 등의 절차를 효율화하겠다는 것이다. 분산된 상품이나 영업 정보를 AI 에이전트로 통합 분석한 뒤 기업 전문 인력(RM)에 제공하는 영업 지원 방안도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7월 그룹 AX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조직과 인력을 강화하기 위해 임종룡 회장 직속의 AX 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지난 9월 2차 회의에서 그룹 전체 AX 장기 과제를 도출하고 단기 과제를 선별해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실질적 AI 대전환을 위한 회장 직속 회의체가 AI 기반 경영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는 동시에 생산적 금융을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자체 AI 개발 활용 지침도 마련했다. AI를 개발하거나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윤리적 기준을 확립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새 지침에는 인간 존엄성 원칙 실현 등 선언적인 AI 윤리 기준과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관리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은행 측은 생성형 AI를 이용한 서비스의 경우 고객에게 사전 고지하고 AI 모델의 산출 결과를 설명하는 등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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