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국내 증시 호조가 이어지면서 대형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일제히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상반기에 기조가 잡힌 호황 흐름이 3분기에도 유지되며 5대 증권사 모두 누적 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 전망도 한층 짙어지는 분위기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 등 5대 대형사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909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259억원) 대비 5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은 2조2601억원으로 47.3% 늘었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6조2426억원을 기록했다.

사별 실적을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에도 선두를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8353억원(전년 대비 +71.2%), 누적 영업이익은 1조9832억원으로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키움증권은 3분기 40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으며, 누적 영업이익은 1조1426억원에 이르렀다.

삼성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4018억원, 누적 1조451억원으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3919억원(전년 대비 +108%), 누적 1조23억원으로 ‘1조 클럽’에 합류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누적 영업이익은 1조694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3분기 영업이익은 2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39.9% 줄었는데,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 평가 방식에 따른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5대 대형사, 순익·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급증

대형사들의 호실적 배경에는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장내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31조53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3%, 전년 대비 40.2%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위탁매매 수수료는 2637억원(전분기 대비 +22%), NH투자증권은 1893억원(+22.9%), 키움증권은 1852억원(+14%), 한국투자증권은 1581억원(+18.5%)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은 브로커리지 외에도 자산관리(WM) 부문 고객 자산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1억원 이상 리테일 고객은 3분기 약 3만7000명 늘었고, 리테일 전체 고객 자산은 37조4000억원 증가했다.

4분기 실적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40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1% 늘어 2021년 1월(42조1000억원) 이후 최대치에 근접했다. 동시에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85조5000억원으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5대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한 달 새 28조원 줄었다. 은행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투자 계좌 증가도 구조 변화를 뒷받침한다. 10월 말 기준 국내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9524만개로, 인구 대비 86%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는 예탁금, 거래대금, 시가총액이 동시에 증가하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정점 수준을 유지하고 범국민적 투자 참여가 늘면서 대형사 중심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책 환경 또한 증시 친화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연간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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