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칠레 와인의 재발견…‘에스쿠도 로호’와 K-푸드, 이건 되는 주식(酒食) [가봤어요]
- ‘로칠드’ 와인 메이커 ‘곤잘로 카스트로’ 참석
총 5개 와인 ‘페어링’…빈티지별 비교 시음도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마리아주’(marriage). 프랑스어로 결혼·결합을 뜻하는 단어로 술, 특히 와인과 음식의 환상적인 조화를 일컫는 말이다. 와인이 요리의 맛을 극대화하거나 음식이 와인의 매력을 돋보이게 해 효과를 내는 게 마리아주의 핵심이다.
지난 20일 아영FBC가 서울 송파구 잠실 더 페어링에서 개최한 '에스쿠도 로호'(Escudo Rojo) 디너(만찬)는 마리아주의 의미가 돋보인 행사였다.
칠레 자연환경 매료된 ‘와인 명가’
에스쿠도 로호는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 가문의 바로네스 필리핀 드 로칠드 여사가 칠레 마이포 밸리의 자연환경에 가문의 양조 철학을 더해 만든 와인 브랜드다. 칠레 테루아(풍토)의 생동감에 프렌치 그랑크뤼 양조 스타일을 접목해 기존 칠레 와인과는 차별화된 우아하고 화려한 스타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로칠드 가문은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최고급 와인 ‘5대 샤토’ 중 하나인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를 만드는 프랑스의 와인 명가다. 바로네스 여사는 가문의 상징인 ‘붉은 방패’(Rothschild)를 뜻하는 스페인어 에스쿠도 로호를 브랜드명으로 삼고, 라벨에는 로칠드 가문의 문장을 새겼다.
로칠드 가문은 1977년 칠레의 콘차 이 토로(Concha y Toro)와 협업해 ‘알마비바’(Almaviva)를 출시하며 칠레 진출을 본격화했다. 같은 해 칠레에 자회사인 ‘바론 필립 드 로칠드 마이포 칠레’를 설립하고 2003년 초 현대적 시설을 갖춘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를 준공했다. 이곳에서 생산한 와인이 바로 에스쿠도 로호다.
행사에서는 에스쿠도 로호의 주요 제품을 활용한 코스별 페어링(조합)을 선보였다. 아영FBC에 따르면 에스쿠도 로호의 와인 메이커 곤잘로 카스트로(Gonzalo Castro)가 행사에서 제공될 요리를 미리 맛보고 어울리는 와인을 하나하나 직접 골랐다.
이날 카스트로가 소개한 에스쿠도 로호 와인은 ▲그란 리제르바 샤르도네 2023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 2015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 2022 ▲오리진 2021 ▲바로네사P 총 5가지다.
코스는 웰컴 드링크 스파클링과 잿방어 타르트로 시작됐다. 포항초의 향긋함이 가득 밴 제철 방어와 스파클링 와인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웠다.
두 번째로 맛본 건 ‘에스쿠도 로호 그란 리제르바 샤르도네 2023’과 스트라차텔라, 구운 가리비다. 에스쿠도 로호 그란 리제르바 샤르도네는 칠레의 카사블랑카 밸리에서 생산된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태평양의 강한 해양 영향으로, 짭짤하고 깔끔한 미네랄 느낌이 풍부하다
시음 전 향만 맡았을 뿐인데도 해안가 특유의 짭조름한 향이 코를 찔렀다. 입에 한 모금 넣은 순간 바닷물을 머금은 듯 은은한 짠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단독으로 마셨을 때도 충분히 매력적인 와인이지만, 짭짤한 스트라차텔라와 만나니 감칠맛이 폭발했다.
“갈비찜·삼겹살과 조합 좋아”
세 번째 코스에서는 ‘에스쿠도 로호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 2015’와 ‘에스쿠도 로호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 2022’의 ‘버티컬 테이스팅’이 진행됐다. 버티컬 테이스팅은 같은 와인을 빈티지(포도 수확 연도)별로 시음하고 비교하는 일이다.
카스트로는 “출시 후 10년을 맞은 와인과 현재 판매 중인 와인을 비교하면서 에스쿠도 로호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의 숙성 잠재력을 확인하기 위해 두 가지 와인을 준비했다”며 “칠레 와인도 숙성할 가치가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버티컬 테이스팅이 처음인 기자에게도 두 와인은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졌다. 육안으로도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 2015가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 2022에 비해 훨씬 색이 진하고 점도도 높았다.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 2022는 상대적으로 투명하고 옅은 빛을 띠었다.
맛에서도 차이가 크게 드러났다.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 2015는 후추처럼 스파이시한 허브의 풍미가 강하게 느껴졌다.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 2022는 2015에 비해 목 넘김이 부드럽고 달콤한 과실 향이 돋보였다.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의 진가는 페어링된 볼로네제 라구 파스타를 먹었을 때 발휘된다. 다진 소고기를 듬뿍 넣어 강한 육향과 후추향이 특징인 파스타에 그란 리제르바 블렌드 2015를 곁들이니 놀랍게도 스파이시한 맛은 사라지고 단맛과 부드러움이 살아났다.
블랙커런트, 블랙체리 등 검붉은 과일 향이 느껴지는 ‘에스쿠도 로호 오리진 2021’은 입안에 착 감기는 달콤함이 인상적인 와인이다. 복분자 소스를 사용한 흑돼지안심과 함께하니 복분자주 같은 전통 과실주의 느낌이 났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에스쿠도 로호 바로네사P’는 바로네스 여사를 기리기 위해 만든 에스쿠도 로호 시리즈의 최상급 와인이다. 이날 페어링 된 와인 가운데 한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었다. 부드럽고 고소한 진갈비를 씹으면 터져 나오는 육즙이 바로네사P와 어우러져 은은한 갈비양념 맛이 극대화됐다.
카스트로는 “에스쿠도 로호 와인은 갈비찜이나 갈비구이 등 한식의 고기 요리와 페어링했을 때 음식과 와인의 깊은 맛이 살아난다”면서 “최근 한국의 미나리 삼겹살을 맛있게 먹었는데 ▲오리진 ▲바로네사P와 궁합이 좋아 꼭 같이 맛보길 추천한다”고 전했다.
이날 지인과 함께 행사에 참석한 박모(45) 씨는 “일주일에 2~3일 이상은 와인을 마신다”며 “에스쿠도 로호 브랜드는 많이 들어봤는데 마셔본 건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칠레 와인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직접 맛보니 가격 대비 품질이 좋아서 놀랐다”면서 “연말을 맞아 와인 마실 일이 많은데 괜찮은 선택지가 생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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