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챗GPT 이후 3년…AI 분야 업&다운, 주목받는 것과 잊혀진 것[한세희 테크&라이프]
- 세상을 바꾼 오픈AI 챗GPT…최근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구글 ‘제미나이’
[한세희 IT 칼럼니스트]필자는 2020년 8월, 이코노미스트 지면에 당시 처음 공개된 오픈AI의 인공지능(AI) 모델 GPT-3를 소개하는 글을 썼다. “신은 어디에 있지?”라는 질문에 AI는 “신은 어디에나 있죠. 우리가 사는 이 시뮬레이션 속에도 물론 있고요”라 답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GPT-3는 바둑으로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와는 또 다른 충격을 줬다.
GPT-3 공개는 초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의 잠재력을 세상에 알렸다. 다만, 소수의 사람들에게 제한적으로 공개돼 모든 사람들이 직접 써 볼 수는 없었다. 2년이 지난 2022년 11월 30일, 오픈AI는 챗GPT를 세상에 선보였다. GPT-3를 개선한 GPT-3.5 모델에 대화 인터페이스를 입혀 누구나 채팅 형식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한 AI 서비스다. 드디어 생성형 AI가 모든 사람의 손끝에 닿은 것이다.
챗GPT, 세상을 바꾼 3년
놀라움과 열광 속에 챗GPT는 한달 만에 사용자 1억명을 돌파, 틱톡을 제치고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된 온라인 서비스가 됐다. 이제 챗GPT 출시 후 딱 3년이 지났다. GPT-3 이후 챗GPT가 나오기까지 2년과 챗GPT가 나온 후 3년의 시간을 비교해 보면, 1년 차이가 아니라 약 10년은 차이나는 시간이 흐른 것 같다. GPT-3가 나왔을 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5년 안에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5년이 지난 지금, 그 예언은 거의 사실이 된 듯하다. 지난 3년 간 AI는 과거 PC나 인터넷, 스마트폰의 등장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 세상을 바꿀 원동력으로 주목받았다. AI 버블이 온 세상을 뒤덮었지만, 정작 이 거품 속에서 누가 진짜 세상을 바꿀 진정한 가치를 주어 시장의 승자가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PC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인터넷의 구글, 스마트폰의 애플 같은 존재가 될 주인공은 아직 안개 속이다. 처음에 이 질문의 답은 명백해 보였다. 바로 오픈AI다. 더 큰 모델, 멀티 모달, 추론 기능 등을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선보이며 AI 발전 방향을 앞장서 제시했다.
반면, 구글이나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헛발질을 거듭했다. 챗GPT 충격 이후 구글이 내놓은 대화형 AI 모델 ‘바드’는 이제 너무나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대화형 AI의 대명사였던 애플 시리는 챗GPT 등장 이후 갑자기 ‘골동품’처럼 느껴지게 됐고, 아직도 나아질 조짐이 안 보인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AI 경쟁 구도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 구글은 바드를 ‘제미나이’로 리브랜딩하고 꾸준히 개선 노력을 해 왔고, 이 같은 노력은 지난 11월 선보인 새 모델 ‘제미나이 3’로 결실을 맺었다. 앞서 구글이 내놓은 이미지 생성 모델, 일명 ‘나노 바나나’가 탁월한 성능으로 입소문을 타더니, 나노 바나나 기능까지 결합한 제미나이 3는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오픈AI의 GPT-5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3년 간 매일 챗GPT를 썼지만, 제미나이 3를 2시간 사용해 보니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 것도 화제가 됐다.
구글, 오픈AI를 넘어설까?
세계 최대 검색 서비스 구글이 가진 막대한 데이터와 노하우, 인프라와 컴퓨팅 역량 등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글은 고가의 엔비디아 칩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텐서처리장치(TPU) 반도체를 이용해 제미나이 3를 맞춤형으로 훈련시켰다. 검색과 클라우드 인프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등 모든 서비스와 단말에 가진 사용자 접점을 통해 수십 억명의 사용자에게 자사 AI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메일, 캘린더, 워크스페이스 등과 연동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물론, 챗GPT의 우위는 아직 뚜렷하다. 챗GPT 주간 사용자 수는 8억명 이상이며, 연말까지 10억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웹 데이터 조사 회사 시밀러웹에 따르면, 챗GPT 웹 버전 월간 방문 횟수는 약 11억회로 1억 500만건을 약간 웃도는 제미나이에 비해 훨씬 크다.
하지만 지속적 AI 개발과 운영, 서비스 확장을 위한 공격적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자금을 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검색 광고 수익을 뒷배로 둔 구글과 달리 오픈AI는 개인 및 기업 구독자를 늘려 매출을 일으키면서 이 같은 투자를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오픈AI는 소프트뱅크 등과 손잡고 향후 8년 간 컴퓨팅 역량 확대에 1조4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매출은 여전히 불확실한데 투자를 끌어오기 위한 비전은 더욱 담대해지는 느낌이다.
오픈AI가 최근 성인에 한해 AI와 에로틱한 대화를 허용하기로 한 것도 수익화 압박을 반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엔 오픈AI가 구글 제미나이 3의 선전에 위기감을 느껴, 전사적으로 비상 근무에 들어가는 ‘코드 레드’를 발동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주식 시장 편중 심해지고, 탄소중립 관심 가라앉아
챗GPT 출시 후 3년, 오픈AI가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수혜를 본 기업은 따로 있다. 엔비디아다. 챗GPT가 불러온 AI 개발 열풍에 힘입어 AI 학습에 쓰이는 엔비디아 GPU 수요는 끝없이 폭증했다. 챗GPT 출시 후 엔비디아 주가는 979% 상승했고, 연 매출은 270억달러 수준에서 20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골드 러시 때엔 곡괭이와 청바지 기업이 돈을 번다는 지혜가 AI 러시 때도 현실화된 셈이다.
최근 3년 간 S&P 500 지수 역시 AI 기술 투자에 힘입어 64% 상승했고,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7개 남짓 AI 핵심 기업들이 S&P 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서 35%로 늘었다.
AI 열풍은 빅테크의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도 바꿨다. 빅테크 기업들은 업무 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보다 줄이거나 없애는 탄소가 더 많은 ‘넷 제로’를 구현하겠다고 앞다퉈 약속했으나, 챗GPT 등장 이후 이 같은 말은 쑥 들어갔다. 탄소 배출이 많은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축을 확대하고, 에너지를 대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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