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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방산 사이클을 꿰뚫다…“숫자 뒤 맥락”으로 인사이트 전한다[AI 애널리스트 어워즈]

증권 일반

방산 업종에서 가장 빠르고 공격적인 실적 전망을 제시해온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기업분석팀 팀장(상무)이 제1회 ‘AI 2025 애널리스트 어워즈’에서 ‘금융투자협회 회장상’의 주인공이 됐다. AI 기반 분석 혁신이 리서치의 표준을 다시 쓰는 가운데, 그는 팀 분석 체계와 산업 인사이트를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조선·방산 턴어라운드 모델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제시하며 시장 기대를 이끌었고, 실적 추정 과정에서도 숫자를 집요하게 검증하며 과거 사이클이 아닌 정책·환경 변화까지 반영해 전망의 정확도를 높였다. 는 최 상무를 만나 수상의 의미부터 AI가 바꿔놓은 리서치의 미래까지 직접 들어봤다. 최 상무는 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조선·방산·기계 산업을 다루는 전문가다. 올해는 특히 방산 분야에서 국내 K-방산 수출 구조 변화를 가장 먼저 포착해,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 가능성과 실적 반영 시점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실질적 인사이트를 제공했다.먼저 이번 수상이 개인성과와 조직 리더십 측면에서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기업분석팀장으로서 팀원들에게 강조해온 분석 철학과 실행력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더 큰 보람이 있다”며 “팀장으로서의 지도·편달이 실제 성과로 확인됐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그는 방산 업종에서 가장 공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 모델을 제시하고 ▲방산 기업을 평가할 때 기존 방식보다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근거를 제시한 점을 자신의 경쟁력으로 꼽았다.최 팀장은 “꼼꼼한 어닝스 모델(선표 모델)과 선표(선박 수주 흐름) 데이터 기반으로 시장보다 빠른 전환점을 제시해왔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AI, 적극 활용하며 효율성 극대화”AI 기반 분석 혁신이 이번 수상을 견인했다는 평가에 대해 그는 “리서치는 정보 탐색과 요약 과정이 반복되는 업무인데, 여기서 AI를 적극 활용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미 기업분석 콜라보 자료의 핵심 요약 자동화, 리서치본부 파트 구성 시 AI 기반 분류 로직 반영, 자료 수집→가공→정합성 체크 프로세스에서 AI 병행 등 다양한 변화를 진행 중이다.최 팀장은 “정보 탐색을 넘어 데이터 가공 단계까지 자동화가 확장되고 있어 2~3년 후엔 애널리스트 개개인의 AI 활용 능력 차이가 퍼포먼스를 갈라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앞으로의 리서치 조직이 어떤 구조로 재편될지를 묻는 질문에 “반도체·중전기·그린인프라·기계·수소 등 기존 산업들이 이미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으로 얽힌 하나의 거대한 산업군으로 재정렬되고 있다”며 “따라서 섹터 경계를 나누던 기존 리서치 방식은 한계가 있고, 통합 산업 분석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했다.또 AI와 인간 분석의 조합에 대해선 “AI가 자동화하는 것은 판단의 전(前) 단계”라며 “결국 시장 맥락·경영진 인터뷰·정성 데이터 해석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기업 분석 철학을 묻자 최 팀장은 “예측은 숫자 뒤 맥락을 읽는 일이며, 정책·환경 변화가 사이클을 재편하는 순간을 읽어내는 일”이라고 답했다. 예측 모델 설계 시 가장 중시하는 변수로는 ▲어떤 나라·기업으로부터 얼마나 주문이 들어오는지(수주 환경) ▲거래가 어떤 가격에 체결되는지(가격 조건) ▲원가와 비용 손실 방지장치(버퍼)를 꼽았다.또 향후 투자자에게 가장 실질적 도움을 줄 콘텐츠로는 숏폼·시각 자료 중심 보고서 등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AI가 쉽게 할 수 없는 깊은 산업 인사이트 기반의 인뎁스 딥다이브(in-depth deep dive) 또한 수요가 더 커지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AI 시대에도 의사결정 맥락 해석과 경영진 인터뷰 분석, 정성 판단 근거 조직화 등이 중요하다”며 “AI는 모델링을 자동화할 수 있지만 업종 사이클과 정책 회사의 실제 전략을 읽어내는 감각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후배 애널리스트들에게는 꼼꼼하고 직관적인 모델링 역량, 시장 맥락을 읽는 능력을 가장 강조했다. 향후 리서치센터 비전을 묻는 마지막 질문에 대해 최 팀장은 “리서치 역량을 끌어올려 증권업 변화 속 가장 빠르고 정확한 조직이 되도록 만들고, 리서치본부의 사내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2025.12.01 10:00

3분 소요
AI가 뽑은 애널리스트 샛별…"종합금융섹터 전문가로 거듭나고파"[AI 애널리스트 어워즈]

은행

이코노미스트가 주관하고 인공지능(AI)이 평가한 ‘AI 2025 애널리스트 어워즈’에서 장영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가 한국거래소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장영임 애널리스트는 비교적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목표주가 적중률과 심층적인 시장 분석 능력을 인정받으며 금융 분야를 이끌어갈 차세대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다.금융섹터 리서치 어시스턴트(RA)로 커리어를 시작한 장영임 애널리스트는 “현재 증권섹터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지 만 7개월 정도 된 신예”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RA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를 보조하는 주니어 연구원으로 볼 수 있다.장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 적중률이 높은 것에 대해 “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주니어”라고 말하는 그는 “추정 시 공개된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 QoQ(분기 대비)와 YoY(전년 동기 대비) 분위기 변화를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섹터의 목표주가 산출에 내재 주가순자산비율(Implied PBR)을 사용하기 때문에 여기에 핵심이 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그의 방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이런 방식으로 자신이 맡은 기업과 분야의 상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이 때문에 목표주가 적중률이 높은 상황을 ‘운’이라고 말한 것이다.그가 금융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는 일평균 거래대금과 금리 등 시장 데이터다. 금융 섹터는 매크로 데이터뿐만 아니라 관련 데이터들이 타 섹터 대비 투명하게 많이 공개돼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장 애널리스트는 “이런 이점을 충분히 활용해 시장의 흐름과 금융 기업의 실적을 연결 짓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애널리스트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묻자 그는 “증권섹터로 이닛(Init)한 시점이 증권섹터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시점이었는데, 관련 업종 주가가 크게 오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던 때”라고 했다. 리포트를 작성하고 세미나를 하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꼈다는 게 장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그는 증권섹터로 이닛한 ‘4월 23일’을 명확히 이야기했다.하지만 주가가 많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올해 2분기에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계속 상승세를 기록했는데, 해당 분야와 종목에 대한 가치평가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개 주식시장에서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오르면 기업의 목표주가가 내재 가치(적정 주가)를 잘 반영하는지 따져보게 된다. 기업이 과도하게 고평가돼 현재 주가가 적정 주가를 웃돌면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는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장 애널리스트가 실적 등 공개된 데이터를 더 꼼꼼하게 봤던 이유도 현재의 주가가 적정한 수준인지 비교하기 위한 과정으로 풀이된다.“지금은 금융 분야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는 그는 향후 보험섹터로 커버리지를 확장하고, 기회가 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은행섹터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섹터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장영임 애널리스트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이지만, 좋은 자료를 작성하고 끊임없이 분석 기반을 다지고 넓혀가겠다”고 덧붙였다.

2025.12.01 09:00

2분 소요
노근창 리서치센터장이 말하는 반도체 시장을 읽는 법[AI 애널리스트 어워즈]

증권 일반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업종 분류를 넘어선다. 국가 제조업 경쟁력의 척도이자 글로벌 기술 패권의 중심이다. 오랜 기간 이 업종을 정밀하게 추적해 온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 산업 분석의 노하우를 들어봤다.“산업분석·기업 가치 평가 매력적”노 센터장이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을 택한 계기는 분명했다. 그는 기업의 숫자 뒤에 숨은 사업 구조·기술 방향·시장 전략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이 관심은 자연스럽게 한국 산업의 중심축인 반도체로 시야가 모였다. 노 센터장은 “산업분석과 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통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 자체에 매력을 느꼈다”며 “반도체 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업종이자 시가총액 1등 산업으로,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해 주력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가 애널리스트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은 것은 2010년이었다. 노 센터장은 “2010년 TSMC를 방문하며 한국 반도체에도 선단 파운드리 공정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작성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회상했다.“데이터는 매주, 모델은 매달 업뎃”…정확성은 촘촘한 루틴에서그간 노 센터장은 다양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목표주가와 실적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그의 원칙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그가 말하는 ‘정확성’은 촘촘한 루틴에서 나온다.노 센터장은 “주요 산업 데이터를 주간 단위로 업데이트하고, 해외 경쟁사와 서플라이 체인을 1년에 세 번 방문하면서 전후방 산업에 대한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종 분석에 있어 그가 가장 신뢰하는 지표는 다음과 같다. ▲TSMC의 월별 매출 흐름 ▲TSMC의 분기별 애플리케이션 매출 구성 ▲메모리 고정가격 추이 등이다. 예측모델이 흔들릴 만한 변수가 생겼을 땐 해당 모델을 월 1회 이상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방식으로 재조정 해나간다. 반도체 수요가 다변화되면서 분석 난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노 센터장은 “(반도체) 수요가 너무 다양한 방향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결국 해당 세부 전방 수요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반도체 산업의 변곡점을 묻자 그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을 지목했다. 노 센터장은 “2027년 4분기에 나올 엔비디아의 루빈 울트라(Rubin Ultra)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면서 “500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한 이 제품의 안착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정교한 실적 예측에 힘쓸 것” 조언애널리스트 활동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본질’로 돌아갔다. 노 센터장은 “애널리스트는 주가 예측도 중요하지만 실적 예측이 더욱 중요하다”며 “정교한 실적 예측은 데이터 기반하기 때문에 정교한 모델링에 역량의 상당 부분을 할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 2025 애널리스트 어워즈’에서 반도체 부문 한국거래소 이사장상에 선정된 것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목표를 전했다. 노 센터장은 “저의 능력 대비 과분한 상이며, 앞으로는 저보다 훌륭한 후배 애널리스트가 꼭 받기를 바란다”며 “추후 건전한 자본 시장 발전과 한국 반도체 산업 성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2025.12.01 08:00

3분 소요
AI가 인정한 99% 적중률…이병근 애널리스트의 ‘예측의 기술’[AI 애널리스트 어워즈]

증권 일반

국내 주식시장이 뜨거운 요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이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나 실적 예측 등을 참고해 투자에 나서고 있어서다. 리포트 작성에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요즘처럼 ‘불장’일 때 자칫 잘못된 정보나 판단이 들어간 리포트는 여러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기 쉽다. 그런 측면에서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리포트는 투자자들에게 더욱 고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가 주관하고 인공지능(AI)이 평가한 ‘AI 2025 애널리스트 어워즈’에서 높은 정확도로 대상을 수상한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이유다.그는 자동차산업 섹터에서 목표주가와 실적 예측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이며 고점을 받았다. AI 평가에서 그의 실적 예측 정확도는 만점에 가까운 99.10점이었다. 그가 제시한 실적 예측이 대부분 들어맞았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높은 실적 예측의 비결로 시나리오별 점검을 통한 유연함을 꼽았다. 그는 “분기 단위로 실적에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를 구조적으로 점검하고 업데이트하는 방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차량 출하량이나 평균판매가격(ASP)·환율·원가 구조·인센티브 정책 등 주요 변수를 분기마다 재정리하고, 실제 실적과 가정 간의 오차 원인을 반드시 점검하는 과정을 반복한다”고 했다. 이어 “하나의 숫자를 예측하기보다는 여러 변수가 어떻게 조합될 때 실적이 달라지는지를 시나리오별로 점검하는 데 집중한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모델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환경 변화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숫자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분석의 핵심 원칙”이라고 강조했다.이 연구원은 대학 시절, 기업 분석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재무제표와 사업 보고서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그는 “단순히 숫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산업 구조를 이해하고 미래를 가정해보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다”며 “팀원들과 함께 리포트를 작성하고 기업 가치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면서, 정제된 분석이 투자 판단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애널리스트에 대해 “기업과 투자자, 그리고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정보의 중개자’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애널리스트가 시장 분위기나 단기적인 이슈에 너무 과도하게 휩쓸려서는 안 된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팩트와 논리에 기반해 일관된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두가 같은 방향(전망)을 바라볼 때에도 검증된 데이터와 구조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자신의 판단을 제시하는 역할이 시장의 건전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자동차산업 섹터를 넘어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AI 기반 소프트웨어 등으로 분석 영역을 확장하려 한다. 그는 “지금은 하드웨어 중심의 전통적인 자동차산업과 소프트웨어·AI 기반 기술이 결합되는 시점”이라며 “완성차와 부품업체에 한정된 분석을 넘어 기술 트렌드와 자본 흐름을 함께 읽을 수 있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갖춘 애널리스트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전했다.

2025.12.01 07:00

3분 소요
네이버·두나무 '메가 K핀테크' 탄생…'이해진 코인' 나오나

IT 일반

국내 1위 포털 네이버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만나 ‘메가 K핀테크’ 연합이 탄생했다. 아직 생태계가 마련되지 않아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지만, 이번 합병으로 두 회사가 디지털 금융 생태계 선점을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국내 최대 포털·가상자산 거래소 ‘빅딜’네이버와 두나무는 지난달 27일 네이버 사옥 1784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K핀테크의 출범을 선언했다.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이 자리에서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해 규모가 100분의 1 수준인 작은 회사이고, 지난 25년간 생존을 고민하는 어려운 경쟁을 해왔다”며 “두나무와 힘을 합쳐 글로벌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AI와 웹3로 우리만의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송치형 두나무 회장도 “디지털 자산은 송금과 결제를 넘어 여·수신, 투자, 자산 관리, 자본 시장 등 금융 시장 전반을 통합하는 글로벌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두 회사의 강점을 결합하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글로벌 경쟁자들을 따라잡기 힘들어진다”고 힘줘 말했다. 전날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이사회를 열어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 비율을 확정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가치는 4조9400억원, 두나무의 지분 가치는 15조1300억원으로 평가됐다. 두나무의 기업 가치가 네이버파이낸셜보다 약 3배 큰 셈이다.이에 업계는 1(두나무)대 3 또는 4(네이버파이낸셜)의 비율로 주식 교환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두 회사는 1대 2.5422618의 비율로 주식을 교환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발행 주식 수가 달라 실제 교환되는 비율을 단순 기업 가치만으로 비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주식 교환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정부 당국의 승인 이후 2026년 2분기 중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네이버 이벤트 리워드도 코인으로?업계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네이버페이 코인’(가칭)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원화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코인은 탈중앙성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법정통화와 1대 1로 연동돼 비트코인 등과 달리 가치 변동성이 심하지 않아 제도권 수용성이 높은 편이다.은행이나 중앙 서버에서 거래가 처리되는 기존 디지털 결제와 달리 P2P(개인 간 거래) 송금과 정산을 뒷받침해 충전이나 환전, 수수료 없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만약 규제가 확 풀린다면 쇼핑 적립금이나 이벤트 리워드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받아 곧장 결제나 구독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 국경을 허무는 결제 경험도 매력으로 꼽힌다. 나라별 은행을 통하지 않고 블록체인 지갑으로 직접 주고받는 과정에서 같은 가치의 코인이 빠르게 교환돼 복잡한 환전 절차와 시차 제한 등이 사라진다. 업계는 네이버가 글로벌 저변을 넓히기 위해 이 부분을 먼저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제도화가 되면 결국 정부 사업”이라며 “정부가 시장을 열기 전에 주도권을 먼저 가져가려는 게 합병의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간편결제가 익숙한 국내에서는 굳이 스테이블코인을 쓸 필요가 없어 보이지만, 글로벌로 빠르게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업계는 네이버가 발행을, 두나무가 유통을 담당하는 구조를 예상한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아직 제도권에 들어오지 않아 두 회사 모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향후 정책 방향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네이버로서는 당장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지 못해도 두나무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 덕분에 몸집이 확 커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두나무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1863억원으로, 네이버파이낸셜(약 1034억원)의 10배를 뛰어넘는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두나무는 기존에 구축해 놓은 시스템 안에서 일어나는 거래로 500명도 안 되는 직원들이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며 “그만큼 현금 창출력이 보장되는 기업을 인수해 재무 구조가 개선되는 것은 상장사로서 굉장한 메리트”라고 말했다. 연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불투명관건은 스테이블코인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과 규제다. 정치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요건과 이용자 보호 등을 다룬 법안을 내놨지만, 발행과 감독 주체가 누가 되느냐를 두고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연내 법제화가 불투명한 상황이다.정치권과 금융위원회 등은 준비금과 내부 통제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민간사업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모델을 제안했지만,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준 화폐로 보고 은행 중심의 발행은 물론 감독 권한까지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특히 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디페깅(가치 연동 불일치) ▲코인런(현금 상환 쏠림) ▲소비자 보호 공백 ▲금산분리 원칙 훼손 ▲자본 유출 위험 ▲통화정책 약화 ▲금융 중개 기능 약화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7대 리스크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한낱 종이에 불과한 ‘만원’이라는 글자가 인쇄된 지폐를 믿는 이유는 국가와 중앙은행의 신용이 있기 때문”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사가 준비자산을 제대로 보유하지 않거나, 위험한 투자로 준비자산의 가치가 하락한다면 ‘1코인은 1원’이라는 약속은 지켜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 독점·결합 심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아직 제도의 틀이 만들어지는 단계라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만큼 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꾸준히 당국과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최 대표는“ 국내 AI와 웹3 생태계 육성을 위해 5년간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2025.12.01 07:00

4분 소요
역풍 견딘 카카오… 드디어 마이크 잡은 정신아의 무대

IT 일반

카카오의 앞길을 막고 있었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초유의 사법리스크와 대규모 업데이트의 후폭풍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모처럼 회사의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경영 정상화 미션을 안고 운전대를 잡았던 정신아 대표도 비로소 ‘국민 AI 플랫폼’ 비전 실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창업자 사법리스크 해소 국면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창업자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시세 조종 혐의와 관련해 지난 10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카카오 내부에서는 수년간 발목을 잡았던 사법리스크가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돈다.카카오는 해외로 영토를 넓히는 ‘비욘드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2023년 SM엔터 인수를 추진했는데, 당시 경쟁사인 하이브를 견제하기 위해 SM엔터 주식을 대량 매집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았다. 카카오는 경영권 방어와 인수 경쟁이 목적인 합법적 의사결정이라고 주장했고, 검찰은 SM엔터 주가를 이상적으로 고정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는 논리를 펼쳤다.서울남부지법은 카카오의 손을 들어줬다. SM엔터 인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고, 매수 주문도 시간 간격과 방식으로 봤을 때 시세 조종성과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카카오와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시세 조종을 위해 공모했다는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은 검찰의 압박 수사로 인한 것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 발언도 했다. 검찰이 곧장 항소하면서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으로 넘어갔지만, 1심 결과로 카카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1심에서 무죄가 난 사건이 2심과 3심에서 유죄로 뒤집힐 가능성은 각각 5%, 1.7%로 알려져 있다. 항소심 첫 공판기일은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통상 항소장 제출 후 수개월 이내 잡힌다. 검찰이 추가 증거나 증인을 제출하면, 심문과 검토 절차로 인해 재판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현직 임원들 모두 무죄를 받았고,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검찰의 압박 수사를 질타했다”며 “쟁점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재판부가 1심 판결을 검토해 곧장 2심 선고를 내려 시간을 확 단축하는 게 카카오에는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 측은 “아직 2심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국민 메신저’ 입지 지킨 카카오톡뭇매를 맞았던 카카오톡의 대규모 업데이트 불만도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맞서 지난 9월 선보인 피드형 ‘친구탭’, 숏폼을 추가한 ‘지금탭’은 사적 정보 노출과 SNS화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이에 유사 서비스인 네이트온의 이용자가 2배가량 뛰었지만, 여전히 ‘국민 메신저’는 카카오톡이었다. 업데이트 여파에도 끄떡없이 이용자 저변을 지켰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카카오톡 업데이트 전후인 올해 8월과 10월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분석했더니, 카카오톡은 4819만명에서 4797만명으로 0.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변화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94.5% 증가한 네이트온의 MAU는 55만명에 불과해 2위 디스코드(약 650만명)에도 크게 못 미쳤다. 카카오는 오는 12월 중 과거의 ‘친구 목록’을 친구탭 첫 화면으로 되살리는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살아남기 위해 업데이트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노력도 없이 쇠퇴했다면 오히려 나중에 비판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카카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조금씩 해소되면서 정신아 대표의 발걸음도 한층 가벼워질 전망이다.카카오는 대규모 서비스 장애에 이어 계열사의 시장 독점과 경영진 비위 논란 등 매년 부정적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정 대표는 추락한 기업 이미지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안고 지난해 3월 공식 취임했다. 김 창업자와 함께 그룹 컨트롤타워인 CA(공동체 얼라인먼트)협의체 공동 의장도 맡았다. 그런데 올해 3월 김 창업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의장을 사임하면서 단독 의장이 됐다. 앞서 여민수·조수용, 남궁훈·홍은택 공동 대표 등 투톱 체제를 가동했던 카카오를 홀로 이끄는 것도 모자라 CA협의체에서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까지 떠안아 왔던 셈이다.카카오의 족쇄가 하나씩 풀리면서 정 대표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벌써 카카오톡 업데이트 효과로 내년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증권가 관측이 나온다. 장성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개편 효과로 광고 부문의 구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10~12월 신규 지면과 비즈메시지 고성장이 동시에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올 3분기 카카오는 광고 매출 증가와 금융 자회사의 선전으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2조866억원)과 영업이익(2080억원)을 찍으며 반등을 예고했다. 진짜 무기는 카톡 AI여기서 끝이 아니다. 카카오의 진짜 무기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카카오톡이다. 지난달 말 선보인 ‘챗GPT 포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팅탭’ 상단에 챗GPT를 배치해 AI 답변을 채팅방에 공유하거나, 대화 중 AI에 질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면서 출시 10일 만에 이용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향후 카카오맵과 선물하기, 멜론 등 계열사 서비스는 물론 외부 파트너십도 포괄해 검색부터 수행까지 원스톱으로 뒷받침하는 AI 비서로 거듭난다. 이용자와의 대화 맥락을 분석해 일정 추천 등 AI가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내년 1분기에 정식 오픈한다.업계에서는 챗GPT 열풍에도 아직 생성형 AI를 접해보지 않은 사례가 많아 해당 서비스들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 마케팅 기업 CJ메조미디어가 지난 3월 서울·경기 및 5개 광역시 거주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성형 AI를 써봤다는 응답자는 68%로 이제 막 절반을 넘어섰다.정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는 카카오의 그룹 거버넌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면서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단하게 다지는 작업을 완료했다”며 “내년부터는 AI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신규 매출원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2025.12.01 07:00

4분 소요
'벤처 마인드' 무장 박채규 디티앤씨그룹 회장 "가시밭길이라도 도전은 숙명"

CEO

2000년 설립 이후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뀌었지만 박채규 디티앤씨그룹 회장의 마인드와 체격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지난 25년 동안 쏟았던 열정과 노력들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룹 매출 2000억원이라는 엄연한 중견기업으로 세를 넓혔다지만 그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으며 초심을 아로새기고 있다. ‘매일 매일 위기’ 벤처 리더십 1961년생으로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박 회장은 2000년 설립 당시의 60kg대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며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느껴졌다. 40대인 기자에게 “저한테 안 될 텐데”라며 ‘팔씨름 도발’을 할 정도로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강렬한 눈빛에서 기선 제압을 당했고, 결국 팔씨름도 박 회장의 완승으로 싱겁게 끝났다.그는 “건강관리를 위해 헬스장에서 PT(퍼스널 트레이닝)를 받은 지 15년이 넘었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3~4번씩 했고, 2년 전부터는 일주일 2번을 받고 있다. 식단관리도 한다”며 68kg 체중 유지 비결을 전했다. 박 회장은 부산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 후 LG전자 엔지니어를 거쳐 일본 토킨 EMC의 엔지니어링 부사장을 역임했다. 공학도 출신인 그는 토킨 EMC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술 컨설팅을 하며 사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4평 남짓의 사무실에서 출발했고, 혼자서 모든 업무를 총괄했다. 그는 “개발 연구나 기술을 컨설팅하는 사업을 했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같은 경우 상당한 고전압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당시에는 어려운 기술이었다. 삼성 같은 기업에 그 기술을 공유해 성공시키는 등 그런 컨설팅을 2년 정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컨설팅업으로 출발했던 1999년은 IMF 후유증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전히 허덕였던 시기였다. 기업들의 줄도산이 만연했던 암울했던 시절에 박 회장은 빈손으로 사업을 일군 셈이다. 디지털EMC가 첫 회사명이었고 이후 하드웨어 사업으로 뛰어들었고, 벤처 붐에 힘입어 시험·인증기관으로서 기반을 닦아나갔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재임 시절에 벤처 지원을 많이 해줬다. 벤처 붐이 일면서 장비를 들여오는 등 분위기를 타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2014년 지금의 디티앤씨(Dt&C)로 사명이 바뀌었고, ‘Digital Technology & Certification’이라는 명확한 지향점을 내세웠다. 2014년 12월 디티앤씨는 시험·인증기관 코스닥 상장 1호에 이름을 올리면서 성장 곡선을 그렸다. 현재 국내의 정부 산하 인증기관을 제외하고 민간 기업 중에는 시험·인증 분야의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디티앤씨는 정보통신·전기전자·자동차·의료기기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해 글로벌 규격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전기안전·전자파·에너지효율·신뢰성 시험 등 분야에서 원스톱 기술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박 회장은 “상장 공모자금으로 100억원 자본금의 디티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고, 시장의 실질적 트렌드 파악이 그룹의 미래추진 방향 설정에 큰 전환점이 됐다”며 상장 의미를 되짚었다. 그러면서 전기전자 부문의 계열사 디티앤씨와 랩티, 세이프소프트를 토대로 기술 전문 그룹으로 성장했다. 일본과 베트남, 중국 등에 해외지사도 설립했다. 그는 “베트남과 일본 지사의 직원은 각 40명 수준이다. 두 회사 모두 설립한 지 8~9년 됐고, 베트남은 2024년부터 흑자를, 일본은 2025년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험 인증 시장 규모는 2025년 372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2030년까지 매년 6% 수준의 성장으로 450조원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회장은 “전기차와 헬스케어, 식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제품안전, 품질, 에너지·환경 등의 규제 시행이 확대되고 있다.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대한 성능 및 사이버 보안에 대한 시험 및 인증도 증가 추세라 글로벌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난의 역사인 바이오 사업 ‘최고의 결정’ 국내외 시험 인증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디티앤씨그룹은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위한 모험을 택했다. 지인들의 만류에도 박 회장은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를 택했다. 바이오 분야의 후발주자인 데다 많은 투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자금 압박이 만만치 않았다. 여기에 바이오 분야는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라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어 우려 섞인 시선이 가득했다. 그는 “2016년 전후로 투자사들의 돈의 흐름이 대부분 바이오 벤처들에 몰리면서 앞으로 바이오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우리 본사가 기술 서비스를 갖고 있는데 바이오 분야에서도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면 기본적으로 50%는 먹고 들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에 CRO 사업을 시작했다”고 바이오 진출 배경에 대해 털어놓았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 제일 잘한 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부분이다. 제일 고생을 많이 하고 있고 여전히 투자금도 많이 들어가지만 ICT 인증과는 달리 규제가 없기 때문에 성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결국 2017년 디티앤씨알오의 설립을 통한 바이오 진출은 2022년 코스닥 시장의 상장으로 연결됐다. 디티앤씨알오는 비임상·임상을 아우르는 풀서비스 CRO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의약품·화학물질·건강기능식품·화장품 및 의료기기 등의 인허가에 필요한 비임상(GLP) 독성·약동학(PK)·효능 시험·분석·생동시험·임상시험·인허가 컨설팅까지 원스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3월 디티앤씨알오는 신약 연구에 필수적인 PK·약력학(PD) 연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PK·PD 센터를 공식 개소했다. 2023년쯤 정부의 R&D(연구개발) 자금이 묶이면서 주 고객인 바이오벤처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디티앤씨알오의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2023년과 2024년 디티앤씨알오의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박 회장은 300억원 이상을 과감히 투자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PK·PD 센터의 설립은 디티앤씨알오에 큰 고난이자 가시밭길이었다. 하지만 비임상 모든 분야의 모든 기술 서비스가 가능한 견고한 비즈 구축과 GLP 독성시험의 케파가 2배 이상 확대됨으로써 도전적인 영업 전개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오 분야는 아직도 최소한 지금보다 5배 이상 발전할 수 있고, 글로벌 시장도 공략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며 “PK·PD 센터가 가동된 하반기에 디티앤씨알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투자와 혁신 ‘글로벌 성공의 열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박 회장의 도전과 리더십은 이어지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길러야만 자생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지난 10월 인간과 쥐의 유전자 혼종인 일명 ‘휴마우스’ 개발에 착수했다. FDA(미국식품의약국)에서 2030년부터 포유류 실험을 중지하겠다는 가이드에 발맞춰 휴마우스를 연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포유류의 동물 실험을 중지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한데 휴마우스가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회장은 “휴마우스의 경우 일부 앞선 회사들이 있지만 거의 유사한 출발선에서 경쟁을 할 수 있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오가노이드(줄기세포나 조직유래세포를 3차원으로 응집·배양해 만든 미니장기) 회사와 기술적으로 협력하고 투자하는 등 로드맵이 다 그려져 있다. 만약 휴마우스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회장 집무실 책상 위에는 ‘실리콘밸리 프로세스의 힘’이라는 책이 놓여 있었다. 책을 들여다보니 형광펜으로 색칠한 부분들이 빼곡했다. 최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라며 3번이나 정독했다고 한다. 회사 임원 40명에게도 이 책을 선물했다는 그는 박 회장은 “복잡했던 회사의 점검 시스템을 확실하게 하며 방향성을 잡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한 달에 한 번씩 경영지원팀에서 각 부서를 모니터링을 하면서 얼마나 고객 지향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점검한다. 우리는 기술 서비스 기업이니 고객의 힘든 부분을 같이 아파하고 같이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프로세스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MBTI가 ‘ENTJ’라는 그는 “기업가들은 발전을 위해서 계속 도전해야 하는 숙명이다. 새로운 도전이 힘들지만 두려워하지는 않는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계속 신기술에 대한 투자와 혁신을 이어나가고, 항상 고객의 이익에 공감하는 따뜻한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두용 k2young@edaily.co.kr

2025.12.01 07:00

6분 소요
업계 최초 AI로 애널리스트 분석·예측력 평가…5개월 대장정을 마치다[AI 애널리스트 어워즈]

증권 일반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분석력과 예측력을 평가하는 ‘AI 2025 애널리스트 어워즈’가 5개월간의 긴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 주식 시장에서 최고의 예측력과 분석력을 입증하며 대상을 차지한 주인공은 이병근 LS증권 애널리스트다. 이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 예측력과 실적 예측 정확도 부문에서 탁월한 점수를 기록하며 첫 번째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제1회 AI 2025 애널리스트 어워즈는 올 한 해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방산·모빌리티·금융·반도체 등 4개 핵심 분야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가 대상은 30명 이상의 애널리스트가 활동하는 리서치센터를 보유한 국내 14개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 65명이었다.이번 평가의 핵심은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다섯 종류의 고도화된 AI 모델을 교차 적용했다는 점이다. AI 기업 솔트룩스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루시아’(Luxia AI)가 평가 및 분석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고,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에 강한 ‘퍼플렉시티 AI’(Perplexity AI)는 애널리스트의 언론 및 SNS 노출 빈도를 측정했다. 리포트 내 투자 논리의 타당성과 리스크 분석 수준은 앤스로픽의 ‘클로드’(Claude 3.5 Sonnet)가 담당했다. 수치 연산과 데이터 검증에 특화된 구글의 ‘제미나이 프로’(Gemini Pro)는 예측력과 정확도를 검증했으며, 오픈AI의 ‘GPT-4’가 전체적인 정성 평가를 맡았다.AI 평가 플랫폼 개발을 총괄한 이승민 솔트룩스 AI혁신센터장(부사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의의는 AI를 통해 인간의 편향을 배제한 ‘공정한 평가’를 실현했다는 점”이라며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진 다섯 개의 AI 모델이 상호 보완하며 검증하는 ‘멀티 AI 협력 평가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이번 어워즈만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이번 행사는 가 전체 기획을 주도하고, 펀드 평가사 KG제로인이 ‘코리아 펀드 어워즈’ 운영 노하우를 접목했으며, 솔트룩스가 기술 개발을 담당했다. 데이터와 기술, 기획력을 갖춘 3사의 협력이 ‘AI 2025 애널리스트 어워즈’의 탄생 배경이다.대상 수상자인 이병근 LS증권 애널리스트는 AI 플랫폼 분석 결과 목표주가 정확도 97.23점, 실적 예측 정확도 99.1점 등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 블로그와 X(구 트위터) 등 SNS 주목도에서도 82.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AI 분석 시스템은 이 애널리스트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과 풍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포트를 작성하며, 과거 데이터와 현재 시장 트렌드를 효과적으로 결합해 투자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각 분야별 최고 애널리스트로에게는 한국거래소 이사장상과 금융투자협회 회장상이 주어진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상을 받은 주인공은 ▲반도체 부문: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금융 부문: 장영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이다. 금융투자협회 회장상은 ▲방산 부문: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모빌리티 부문: 신윤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가 선정됐다. AI는 노근창 센터장에 대해 “시장 내에서 안정적이고 신뢰성 높은 분석가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고, 장영임 애널리스트에 대해서는 “고도의 분석 능력과 시장 이해도를 바탕으로 투자자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윤철 애널리스트는 “전문성이 높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능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최광식 팀장은 “높은 정확도로 투자자 신뢰를 얻는 동시에 방위산업 분야의 복잡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아울러 AI 기술 도입과 혁신을 선도한 증권사로는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토스증권이 선정됐다. 미래에셋증권은 ‘AI 자산관리 솔루션’ 부문에서, NH투자증권은 ‘디지털 플랫폼 혁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토스증권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 ‘UX 혁신’ 부문에서 호평을 받았다.

2025.12.01 06:00

3분 소요
전기·AI·통합제어… 미래차 핵심 쥔 K-전장 [전장 넓히는 삼성]③

자동차

자동차는 반드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때 주력 에너지는 화석연료와 전기다. 화석연료는 내연기관이 동력을 만드는 데 절대적이다. 그리고 전기는 동력 이외 다양한 부문에서 주력에 버금가는 에너지로 쓰인다. 전기로 작동되는 전장(VS)은 ▲조명 ▲파워트레인(동력장치) 제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각종 센서 ▲전자제어(ECU) ▲통신 등을 포함한다.내연기관 또한 화석연료로 동력 발생 외에 끊임없이 전기를 생산하는 이유다. 따라서 전기가 없으면 자동차는 무용지물이고, 전기가 있어도 부품 작동력이 떨어지면 가치가 떨어진다. 그리고 전장품 중심에 한국 기업이 묵직하게 존재한다.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기업들이 한국을 잇달아 찾는 배경이다. 주력 에너지가 바뀐다최근 메르세데스 벤츠의 올레 칼레니우스 회장의 한국 방문이 화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을 차례대로 만나고 돌아갔다. 이유는 매우 분명하다. 전장 기술이 뛰어난 한국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실제 완성차 기업과 부품사의 기본 협력 구조를 보면 독일 기업들의 행보가 쉽게 이해된다. 흔히 자동차 회사가 보유한 공장을 영어로 ‘어셈블리 플랜트'(Assembly Plant), 즉 조립공장으로 부른다. 공장 내 제품 생산을 위한 제조사 연구개발(R&D)은 수많은 부품 협력사를 조율하며 최첨단 기술 적용을 이끄는 역할이다. 완성된 설계를 기반으로 부품이 공장으로 모여들고 자동차 회사는 이동 수단을 제조하고 판매해 이익을 실현한다. 여기서 가장 우선하는 가치는 이익의 극대화다. 그리고 극대화는 가격 인상과 원가 절감으로 구분되고 둘 중 가격 인상은 협력사 기술이 적극 반영돼야 한다. 좋은 기술 기반의 부품 적용이 곧 자동차 구매자에게 금전 지급 가치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의 프리미엄 완성차 회사가 한국을 방문해 국내 전자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는 것도 수익 극대화 차원이다. 자동차에서 전기 역할이 빠르게 늘어나며 관련 부품 비중도 많아지고 있어서다.전장품 적용이 늘어나는 것은 필연이다. 초기 내연기관 점화시스템 등으로 시작된 전장품은 ▲경음기 ▲램프 ▲이그니션 ▲오디오 등으로 확대됐고, 최근에는 전기가 화석연료를 밀어내고 동력마저 감당하는 중이다. 나아가 점차 확대되는 모빌리티 부문의 인공지능(AI)도 전기가 없으면 그저 침묵할 뿐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전장 분야 기술 변화다. 모듈별로 적용되던 전장 시스템은 통합되는 추세다. 예를 들어 전기 저장장치(Battery·배터리) 용량이 충분하면 구동에 문제가 없다. 배터리에 담긴 전기를 모터에 흘려주고 회전시키면 그만이다. 이 경우 자동차는 100% 전동화가 되는데 이때부터 중요한 것은 ▲배터리 ▲모터 ▲제어시스템을 통합해 효율을 높이는 일이다. 자동차 기술 역사 관점에서 효율은 언제나 가장 큰 화두이자 앞으로도 변치 않을 핵심 추진 과제다. 모든 자동차 기술은 오로지 효율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효율 향상이 곧 수익 극대화로 직결되는 탓이다. 효율을 올리면 부품 사용 원가는 절감되고 제품 가치는 오른다. 경량화에 매진하는 것도 효율 향상이고 전장부품 비중이 늘어나는 와중에 전력 사용량을 줄여보려 애쓰는 이유도 효율 때문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한국 전자 기업들이 강점을 발휘한다. 전자부품이 고효율로 작동되려면 전력 사용을 순간적으로 판단해 주는 반도체 역할도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코딩을 아무리 잘해도 개발자 의도가 제대로 반영되는 하드웨어를 갖추는 것은 별개 문제다. 고성능 반도체 개발 능력과 통합 제어 기술이 곧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라는 의미다. 모든 길은 인간 중심으로 통합 제어에서 중요한 것은 사용자 편의성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효율 vs 사용자 편의성’을 묻는다면 대부분 ‘사용자 경험’ 또는 편의성을 우선한다. 그래야 제품 가치가 오르거나 유지된다. 이때는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모든 부문을 고려하기 마련이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각에 초점을 맞춘다. 그중에서도 시각은 직관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모니터의 시인성이 좋아야 하고 선명도가 뛰어나야 한다. 디스플레이가 하드웨어라면 그 안에서 구현되는 모든 기능의 사용은 인간 중심으로 설계된다. 이때 사용자, 즉 인간의 인지적 감성 자극을 유도하는 게 완성차 기술 개발 방향이고, 이들의 의도가 잘 반영되는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곳이 협력사다. 독일 완성차 기업이 국내 전자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그들의 개발 의도를 그만큼 효율적으로 잘 구현하는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개발 의도 구현이 가능하면 완성차 기업은 시장에서 높은 제품 가치를 인정받고 수익을 늘릴 수 있다.질문은 글로벌 수많은 전장기업 중에서도 왜 한국인가로 모아진다. 한때 자동차 부문 전장 기업은 독일 및 일본 전자 기업이 쏜꼽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강점은 세분된 모듈 부문에 한정됐다. 헤드램프를 잘하는 곳은 램프의 조도와 명도 기능에 강점이 있지만 이제는 헤드램프 작동을 주행 속도와 위치, 마주 오는 차와의 거리 등을 고려해 밝기와 점등 여부도 자동 조절해야 한다. 이때는 통합 관점에서 제품을 설계해야 하고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지능의 수반이다. 한국 전자 기업의 강점 중 하나가 바로 전자제품의 지능화다. 가정용이든 산업용이든 적용 부문만 다를 뿐 지능 수행의 본질은 같다. 자동차의 경우 주행 중 흔들림이 있어 내구성이 요구될 뿐이다. 스마트 TV와 스마트 자동차에서 ‘스마트’ 개념은 동일하다. 동시에 자동차기업이 이제는 마지막 해결 과제로 꼽힌 동력 부문도 화석연료 대신 전기를 사용하려 한다. 점진적 전환 과정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는 어떻게든 전장 기능의 통합으로 효율을 높이고 사용자에게 인위적인 감성과 감동을 주는 게 목표다. 그리고 지능은 어떻게 구현되느냐에 따라 고도화 수준이 결정된다. 부분적 통합이 모듈 간 전체 통합으로 바뀔수록 지능 또한 고도화가 필수다. 한 마디로 통합 제어에서 AI의 역할이 증대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전력 사용량은 많이 증가한다. 이때 ‘효율’은 최소 전력으로 최대 기능을 구현하는 개념으로 접근된다. 필요한 전력을 어떻게 각 모듈에 분배할 것인지, 동시에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기술 개발이 고민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기업의 고민 해결자가 바로 국내 전자 기업이라는 뜻이다.

2025.11.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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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현 현대해상 대표, '취임 첫해' 성적표는[CEO열전②]

보험

최근 보험업계는 손해율 상승에 따른 실적 부진에 시름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국내 보험사 53곳의 당기순이익은 11조2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나 감소했다. 특히 손해보험사들은 보험 본업 부진과 함께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순이익이 전년과 대비해 20%나 줄었다. 그동안 호실적을 내오던 손보사들이 올해는 여러모로 쉽지 않은 환경인 셈이다.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현대해상 역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해 초 수장으로 임명된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급변하는 보험업 환경에서 그는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부문에서의 손해율 관리와 함께 실적까지 신경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장기보험 안정적 실적 유지현대해상은 2019년 이철영 단독대표 체제 이후 지난 5년간 조용일·이성재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해왔다. 두 대표는 영업부문과 경영지원부문으로 나뉘어 각각의 분야를 관리해 왔고 이 기간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2000억원대에서 지난해 1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호실적 행진을 보였다. 각자대표체제가 사실상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6년 만에 다시 단독대표체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부터 손해율이 상승하고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이 하락하자 조직개편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각각의 관리 기구를 두기보다 통합을 통해 조직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지난해 말 임원급이 대거 교체되는 등 조직개편이 시행됐고 이 시기 현대해상에서만 30여년을 근무한 이석현 대표가 수장으로 올라서게 됐다. 이 대표는 1993년 현대해상에 입사 후 ▲기업금융부장 ▲기획실장 ▲경영기획본부장 ▲자동차업무본부장 ▲자동차보험부문장 ▲CPC전략부문장을 역임했다. 경영관리와 영업 두 부문 모두에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보유한 것이 장점이다. 이는 그동안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해왔던 현대해상이 이 대표를 단독대표 자리에 선임한 이유기도 하다. 지난 몇년간 손보사들의 호실적 중심에는 장기보험이, 손해율 상승 중심에는 자동차보험이 자리한다. 이 두 분야에서 어떤 성과를 내는지가 매우 중요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이 전문 분야다. 올 초 현대해상 측은 이 대표를 수장으로 추천하며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 경감 및 자본건전성 강화 등 주요 경영환경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합한 후보자로 판단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장기보험 부문에서는 선전하고 있다. 올 3분기 현대해상의 장기보험 손익은 18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9% 증가했다. 보험업계 전체 위험손해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장기보험 손익이 개선됐다는 점이 돋보인다. 보험사의 미래 수익 지표인 CSM(계약서비스마진) 잔액은 9조627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7%, 연초 대비 16.7% 증가했다. 신계약 CSM 배수가 개선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올 3분기 신계약 CSM(전환 배수 16.4배)은 5.9% 증가했다. 신계약 CSM 배수가 높으면 향후 거둬들일 보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난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신계약 CSM 전환 배수가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어 보유 CSM이 경쟁사 대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골치아픈 車보험...리스크는 계속 자동차보험사업에서의 실적 악화는 골칫거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1~9월 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손보사 순이익은 6조461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조5800억원(19.6%) 급감했다. 자산운용을 통해 투자손익이 8808억원 증가했지만 본업인 보험에서 전년 대비 손익이 2조7478억원이나 감소했다. 특히 침수 피해와 한의원 등에서의 자동차사고 환자 과잉진료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해 손보사 '빅5'(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현대해상 역시 올 3분기까지 자동차보험에서 500억원대 손실을 낸 상황이다. 연말로 갈수록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더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적자 폭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수장의 경영능력으로 지표를 정상화하기는 쉽지 않은 사업 분야다. 보험료의 경우 정부 눈치를 봐야 해 사실상 마음대로 조정하기 어렵다. 또한 자동차사고의 경우 예측 자체가 쉽지 않다. 병원에서 자동차사고 환자들의 과잉진료를 한 회사 차원에서 막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계절별로 손해율 리스크가 확대되는 주시가 존재하지만 태풍이나 장마 등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도 크다"며 "회사가 마음대로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수도 없다. 가입자가 2000만명이 넘기 때문에 정부가 보험료를 관리한다. 사실상 공공요금이나 다름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2025.11.3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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