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1조 대전’ 성수4지구 재개발, 대우 vs 롯데 격돌 예고 [성수 정비사업 승자는] ②
- 대우, 해외 설계사와 협업 강화
롯데, 롯데월드타워 시공 기술력·노하우 앞세워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성수4지구)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시공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업비만 1조원을 웃도는 대형 정비사업으로, 다수 건설사가 참여 의사를 밝힌 가운데 업계에서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간 맞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두 회사가 다시 맞붙을 경우 지난 2022년 한남2구역 이후 약 4년 만의 재대결이 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4지구 재개발 조합은 오는 2월 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현장 설명회에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을 비롯해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 총 6개 건설사가 참석했다.
성수4지구는 성수전략정비구역 내에서도 사업 규모와 입지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핵심 구역으로 꼽힌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219-4번지 일대 약 8만9828㎡ 부지에 지하 6층~지상 64층, 아파트 1439가구와 부대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총공사비는 약 1조3628억원에 달한다.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지구 가운데서도 사업 추진 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에 속한다.
서울숲과 한강 접근성이 뛰어나고, 성수동 일대가 서울 동북권 대표 주거·상업 복합지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성수1지구와 함께 성수 정비사업 전반의 흐름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특히 성수4지구는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도 예외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사업지다. 원가 부담과 금융 환경 악화로 정비사업 전반에 신중한 접근이 이어지고 있지만, 성수 일대 핵심 구역에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설계 전면에
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대우건설과 롯데건설로 모인다. 두 회사는 2022년 한남2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정면으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대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SUMMIT)을 앞세워 롯데건설을 제치고 시공권을 확보했고, 이는 이후 대우건설의 정비사업 경쟁력을 상징하는 사례로 자리 잡았다.
이번 성수4지구 역시 브랜드·설계·금융 조건을 둘러싼 경쟁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최근 성수4지구 입찰 참여를 공식화하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앞세워 신반포16차, 개포주공5단지 등 서울 핵심 사업지를 연이어 수주하며 프리미엄 주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한남더힐’을 시공한 경험을 보유한 대우건설은 이번 성수4지구 설계를 위해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미국 설계사 마이어 아키텍츠(Meier Architects) 와의 협업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구조 설계 및 엔지니어링 회사인 아룹(ARUP), 조경·공간 설계 전문 그랜트 어소시에이츠사와의 협업도 진행한다.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은 “성수4지구의 상징성과 미래가치를 담아낼 최고 수준의 주거 명작을 선보이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초고층 단지로 계획된 성수4지구 특성을 감안해 롯데월드타워 시공 경험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아파트 지하 공간을 주거 경험의 일부로 확장하는 ‘라이브그라운드’(LIVEGROUND) 도입 역시 검토 중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성수4지구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며 “르엘 브랜드의 품격을 담은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의 입찰 규정과 홍보 지침을 성실히 준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수 정비사업의 분수령
성수4지구 수주 결과는 향후 성수전략정비구역 전체 개발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성수1지구가 초대형 수주전으로 주목받은 데 이어, 4지구까지 대형사 간 경쟁이 이어질 경우 성수 일대는 서울 정비사업의 핵심 무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1~4지구로 구성되며, 전체 대지면적은 약 53만㎡, 재개발 완료 시 총 9428가구가 들어선다. 한강변 최고층 랜드마크 조성이 가능한 입지로, 정비업계에서는 상징성이 큰 사업지로 평가한다. 최근 성수동이 문화·상업·주거 기능이 결합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 요인이다.
아울러 이번 수주전은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중 누가 서울 핵심지 정비사업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갈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써밋과 르엘, 두 브랜드 모두 서울 핵심지에서 상징적 사업지를 중심으로 적용돼 온 만큼, 성수4지구 결과가 향후 브랜드 확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성수4지구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특정 요소에 무게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브랜드나 개별 조건을 우선 평가하기보다는, 각 건설사가 제출한 사업 제안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전반적인 사업 제안의 완성도와 실행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남2구역 이후 다시 맞붙는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면서도 “성수4지구는 단순한 승패보다 브랜드 경쟁력과 사업 제안의 완성도가 함께 평가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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