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美 금리 인하 시계 멈추자…한국은행도 ‘장기 동결’ 가능성
- 연준, 경기 낙관론 강화…추가 인하 신호는 없어
F4 “시장 예상 부합…파월 신중한 입장에 주목”
미국 연준은 28일(현지시간) 열린 올해 첫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이번 동결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연준은 지난해 9월과 10월, 12월 회의에서 세 차례 연속 0.25%포인트(p)씩 금리를 인하해왔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 미국 경제에 대한 한층 낙관적인 시각을 담으며 동결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FOMC는 지난해 12월 성장세를 ‘완만한(moderate)’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번에는 ‘견조한(solid)’으로 바꿨다. 경기 흐름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변화다.
실업률에 대해서도 12월 결정문에선 ‘9월까지 소폭 상승했다’고 평가했지만, 이번에는 ‘안정화 조짐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또 작년 12월까지 금리 인하의 배경을 제공했던 ‘고용에 대한 하방 리스크가 최근 몇 달간 상승했다’는 문구도 1월 결정문에선 삭제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경기 개선 흐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 성장 전망이 지난해 12월 FOMC 이후 분명히 개선됐다”며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와 베이지북에 반영된 심리 모두 올해 경제가 견조한 기반(solid footing) 위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이억원 금융위원장·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이른바 ‘F4’는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FOMC 결과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들은 “미국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동결했다”면서 “파월 의장이 향후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보고 경계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미국 이민당국의 총격 사태로 인한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은행 및 금융당국과의 공조 아래 대외 여건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필요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 가동할 계획이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해 자신감도 내비쳤다. 구 부총리는 “최근 우리 금융시장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환율이 안정화되는 등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국내 증시는 주요국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생산적 금융과 자본시장 선진화에 박차를 가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며 “국내 주식 장기투자 지원, 기업 지배구조 개선,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등 자본시장 체질 강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준의 금리 동결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역시 기준금리를 장기간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금리차가 큰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금리를 인하할 경우 원화 약세와 자본 유출 압력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화처럼 기축통화가 아닌 통화는 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질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좇는 외국인 자금 유출과 통화가치 하락 압력에 취약해질 수 있다. 환율뿐 아니라, 좀처럼 잡히지 않는 부동산 가격도 금리 인하 기조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한은은 올해 1월 첫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통화방향 결정문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제외했다. 이와 더불어,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도 총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2026년 기준금리 2.50% 유지를 전망한다”면서 “한은은 1월 금통위를 통해 추가 인하 여지를 명시적으로 차단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가장 큰 금융 불안 요인인 환율 문제를 인상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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