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밸류업 날개 단 금융주]①
KRX 은행지수 1년 새 66% 상승, 코스피 랠리 올라타
배당세제 개편에 고배당 매력 부각…“추가 상승 여력”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코스피가 종가 기준 5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국내 4대 금융의 주가도 역대 최고가를 쓰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맞춘 주주환원 강화 흐름과 배당 확대 기대가 겹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금융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실적 개선 전망까지 더해지며 금융주가 증시 내 새로운 주도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지수 1년 새 66%↑…배당 매력 부각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을 비롯한 10개 금융·은행사들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지난 2월 3일 기준 1462.91으로 최근 1년 새 66.2% 올랐다. 같은 기간 주요 금융사의 주가와 상승률을 살펴보면 ▲KB금융 13만8800원(56.3%) ▲신한지주 8만8000원(75.3%) ▲하나금융 11만200원(85.8%) ▲우리금융 3만1300원(100.9%)이다.
최근 한 달 사이 금융주는 외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외국인들의 거래량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에 우리금융·BNK금융·기업은행·신한지주 등 금융주가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주주환원의 예측 가능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금융주는 수익성에 비해 배당이 들쭉날쭉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정부의 밸류업 정책 기조에 맞춰 주주환원 정책이 보다 체계화되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주가 올해도 주주환원 강화 기조를 이어가며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배당 기대감이 크다. 올해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되는데, 전통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았던 금융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기존 종합과세(최고세율 45%) 대신 최대 30%의 세율을 적용받는 제도다. 그동안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소각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왔다면, 이제는 현금 배당 확대 필요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주 주가상승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만한 변화도 있다”면서 “우선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편인데, 일부 은행주는 배당을 소폭 증가시켜 분리과세 대상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경우 은행주 2025년 주주환원율 전망치는 43.7%에서 46.4%로 상승할 전망”이라면서 “이러한 변화도 긍정적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50%라는 기존 목표에 더 가까워진 은행들이 향후 목표상향 등의 변화를 추진하는가 여부”라고 말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 또한 “8개 은행지주 모두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 충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이에 2025년 4분기 주당배당금은 큰 폭으로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025년 연간 주당배당금은 2024년 대비 17%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2026년에도 분리과세 기준 적용 시 최소 주당배당금은 10% 이상 증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리스크 줄고 실적 늘고…추가 상승 여력 남아
그동안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악재가 완화된 점도 금융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월 16일 홍콩 H지수 ELS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가 국민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장래 지수 변동에 따른 손익 예측은 원칙적으로 투자자 스스로 판단해야 할 영역이라고 판단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ELS 관련 금융위원회의 결론까지 확정될지는 미지수지만, 은행들이 ELS는 물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까지 일부 충당금을 2025년에 반영함에 따라 2026년 관련 부담은 감소한다는 관점에서 접근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4대 금융의 작년 연간 실적 발표도 금융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먼저 지난 1월 30일 연간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4조29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첫 ‘4조 클럽’에 진입했다. 이는 전년 대비 7.1%(2641억원) 증가한 수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5조7253원 순이익이 예상되며, 신한금융(4조9859억원)과 우리금융(3조2401억원) 등도 나란히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추청된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개선과 비이자수익 회복이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지도 남아있다. 3일 종가와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은 ▲KB금융 18.2% ▲신한금융 14.5% ▲하나금융 14.6% ▲우리금융 9.5% 등이다.
기존 증시 주도주였던 반도체주에서 소외주였던 금융주로의 순환매 가능성도 제기된다. 1월 코스피 랠리에서 금융주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만큼 강한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코스피 상승률이 115.5%에 달하는 반면, 은행주의 상승률은 그 절반 수준에 그쳤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번갈아 가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격 부담 우려가 발생할 수 있는 시기로 접어들었으며, 따라서 소외주 위주로 순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또한 최 연구원은 “시중금리 상승은 상대적으로 은행주에 긍정적 요인이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상법개정안과 원화스테이블코인 법안 처리 등 정책 모멘텀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외국인의 은행주 매수세 또한 강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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