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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4년차 '고향사랑기부제', 세테크 넘어 지역 살리는 마중물 될까
- 세액공제와 답례품, ‘일석이조’ 혜택에 쏠린 눈길
지자체 기부 확대 위해 이색 마케팅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 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기에는 단순히 세액공제 혜택을 노린 ‘연말정산용 기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지자체별로 차별화된 답례품과 기부금 활용 사업이 공개되면서 가치 소비(Value Consumption)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란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서울시 강남구에 거주하는 시민은 서울시와 강남구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시·도 및 시·군·구에 기부 가능하다. 가장 큰 매력은 기부와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보상이다. 현재 기부자는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기부 금액의 30%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답례품으로 돌려받는다. 10만원(약 75달러)을 기부하면 10만원의 세금 혜택과 3만원 상당의 지역 특산물을 받아 총 13만원의 가치를 누리는 셈이다.
단순히 지역만 정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응급의료 체계 구축 ▲보육 시설 지원 ▲유기견 보호 등 구체적인 사업에 내 세금(기부금)이 쓰이도록 지정할 수 있다.
지자체들은 기부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이색적인 답례품을 내놓고 있다. 과거에는 쌀·사과 등 단순한 농산물이 답례품으로 많이 이용됐다면 최근에는 지역 체험권·숙박권·벌초 대행 서비스 등으로 품목이 다양해졌다.
전남 해남군은 연말정산 시즌에 맞춰 ‘13월의 월급 받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0만원 이상 기부자 중 30명을 추첨해 해남 배추 포기김치 2kg을 증정했다. 전북 진안군은 답례품으로 관광·체험 산업을 결합한 승마 체험권을 도입했다. 전남 임실군은 올해 답례품을 39개 품목, 22개 공급업체로 확대했다. 대표 품목인 ‘임실N치즈요거트’에는 기부자 전용 할인 이벤트와 후기 작성 프로모션을 결합해 ‘참여형 소비 경험’으로 전환했다.
정부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기부 한도를 대폭 상향했다. 기존 개인별 연간 500만원(약 374만원)이었던 기부 한도는 2000만원(약 1497만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고액 기부자의 참여를 독려해 지방 재정 확충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행정안전부(MOIS)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누적 기부액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자체들은 이렇게 모인 기부금을 ▲취약계층 지원 ▲청소년 육성·보호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보건 증진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등 지역사회 복지 증진에 투입하고 있다. 단순히 예산을 집행하는 수준을 넘어 기부자가 자신의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지정 기부’ 방식도 확대되는 추세다.
고향사랑기부제의 핵심은 도시의 자본을 지방으로 돌려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기부금이 늘어나면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가 높아지고, 답례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역 농가와 중소 상공인의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런 정책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관계 인구(특정 지역에 거주하지는 않지만 정기적으로 방문하거나 교류하며 관계를 맺는 사람)’ 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기부를 통해 인연을 맺은 이들이 지역의 답례품을 지속적으로 소비하고, 직접 방문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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