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삼성전자 퇴사하고 '이것' 택한 20대…"연봉 5천만원" 정체는
18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 20대 버스 기사 수는 2022년 1,646명에서 올해 2,944명으로 불과 4년 만에 78.8% 폭증했다. 과거 50~60대 은퇴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버스 운전석이 최근 조직 생활에 신물이 난 20대 청년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대구 시내버스 기사 이승준 씨(29)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전자 갤럭시 모바일 사업부에 입사해 6년간 근무했던 이 씨는 당시 초봉 5,000만 원에 성과급 3,000만 원을 더해 한 해 최고 8,000만 원에 달하는 고연봉을 받았으나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이 씨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을 떠난 결정적 이유는 수직적인 조직 문화와 인간관계 스트레스였다. 재직 기간 팀장과 사수가 수차례 바뀌는 과정에서 극심한 업무 소통 방식을 겪었고, 특정 상사로부터 "경상도 사람이라 그러냐"는 지역 비하성 발언까지 들으면서 정신적 한계에 부딪혔다. 그는 대기업을 그만둘 당시 사회적 낙오자가 되는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지만 "이대로 가다간 죽겠다"는 생각에 퇴사를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정착한 시내버스 기사는 청년 세대가 중시하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수평적 구조를 완벽히 충족했다. 이 씨는 "버스 기사 조직은 상명하복 식의 수직적 문화가 전혀 없고 오로지 수평적 구조"라며 "상사와 마주칠 일도 없어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제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근무 여건과 복지도 청년층을 끌어당기는 요인이다. 준공영제 시행 등으로 지자체마다 급여가 크게 상승하면서 버스 기사 초봉은 5,000만 원 선에서 시작해 대기업 실무자 못지않은 수준을 보장한다. 여기에 65세까지 정년이 확실히 보장되어 고용 불안이 없고, 4일 근무 후 휴식하는 주당 근무 체계 덕분에 한두 달에 한 번꼴로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 만큼 시간적 여유도 생긴다.
다만 시내버스 기사가 되기 위한 진입 장벽은 여전히 존재한다. 대형 면허 취득과 함께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버스운수종사자 양성교육(3주 80시간)'을 이수해야 하며, 대형 버스를 몰기 전 덤프트럭 최소 2년 혹은 마을버스 1년 이상의 실제 운행 경력을 필수로 쌓아야 한다.
취업 시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무조건 대기업 간판이나 사회적 체면을 중시했다면, 지금의 20대는 내 시간과 정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수평적이고 독립적인 직무를 더 가치 있게 여긴다"며 "급여 여건이 대폭 개선된 버스 기사 직업에 도전하는 청년층의 유입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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