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네오위즈 김승철 “10년 내다보는 IP 경영…‘P의 거짓’은 스노볼의 시작”
- 소니·닌텐도가 먼저 찾는 게임사로
팬덤에 주주까지 챙기는 ‘득심 경영’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예전에는 매출 효율·구매 전환율·인당 획득 단가 이런 것들을 중요하게 봤는데 요즘은 딱 하나, 트래픽만 봅니다.”
K콘솔 게임의 부흥기를 이끈 김승철 네오위즈 대표의 사업 철학은 확고했다. 유저들이 당장 지갑을 열지 않아도 좋으니 흔들리지 않는 ‘팬심’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 아래 10년은 거뜬히 버티는 ‘명품 지식재산권’(IP)을 빚고 있다. 한때 공인회계사를 꿈꾸며 숫자에 매몰됐던 경영자의 시선은 이제 데이터 이면의 ‘팬덤’이라는 무형 자산을 향해 있다. 단기적인 매출 효율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시간을 들여 견고하게 쌓아 올린 IP가 결국 거대한 ‘스노볼’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다.
‘글로벌 400만장’ 네오위즈의 재발견
과거 모바일 게임에 치중했던 네오위즈는 PC·콘솔 액션 RPG ‘P의 거짓’이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장을 돌파하며 전 세계 시장에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네오위즈는 ‘P의 거짓 개발사’로 통하며 소니·닌텐도·마이크로소프트 등 플랫폼 홀더(콘솔 제조사)들이 먼저 찾는 핵심 파트너로 도약했다.
지난 3월 16일 경기도 판교 사옥에서 만난 김 대표는 6년 전 이 프로젝트를 처음 보고받았던 순간을 생생하게 회상했다. “당시 스튜디오에서 신작 제안 미팅을 했을 때 두 가지 마음이 교차했습니다. 하나는 ‘한국에서 이런 규모의 소울라이크 게임을 정말 만들 수 있을까’라는 우려였고, 또 하나는 게이머로서 ‘이게 잘 되면 정말 좋겠다’는 기대였습니다. 당시 한국에는 이런 장르를 개발해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과연 제대로 완성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를 뚫고 증명한 성과는 김 대표에게 확신을 줬다. ‘P의 거짓’이 단순한 일회성 흥행을 넘어 강력한 프랜차이즈 IP로 거듭날 가능성을 확인하자 그의 경영 철학 역시 근본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김 대표의 초점은 이제 ‘팬덤 경영’에 맞춰져 있다. 재무를 공부했던 배경에도 불구하고 “인당 구매 금액 같은 지표는 담당자들에게 맡기고 오직 트래픽과 팬의 규모만 본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게임 시대의 문법이었던 마케팅 효율(UA) 중심의 사고를 완전히 탈피했다.
“회계적으로 보면 장부가액보다 비싸게 회사를 살 때 영업권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개발자의 능력 자체가 영업권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진짜 영업권이자 무형 자산은 그 회사가 보유한 ‘팬들의 규모’입니다. 팬들은 운영을 크게 잘못하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팬 규모를 늘리지 못하는 게임이면 아예 시작조차 하지 말자고 얘기합니다.”
이 철학은 서브컬처 모바일 RPG ‘브라운더스트 2’의 반등에서도 증명됐다. 출시 후 반년도 되지 않아 유저가 9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서비스 종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유저 소통을 강화하고 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운영 방식을 바꾸자 지표는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팬들이 원하는 가치'에 집중한 결과였다.
3대 IP 키운 캡콤 모델 향해
김 대표가 롤모델로 삼는 곳은 일본의 대표 게임사 캡콤이다. 소수의 핵심 IP를 10년 넘게 공들여 키워내는 전략에 주목했다.
“캡콤은 단 3개의 핵심 IP만으로 시가총액 15조원을 유지합니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전작을 즐겼던 팬들이 더 큰 규모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1~2년의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10년, 15년을 내다보며 IP를 쌓아 올릴 것입니다. 프롬 소프트웨어의 대작 ‘엘든 링’ 역시 20년 넘게 쌓아온 기술과 기획을 재활용하고 발전시킨 결과물입니다. 네오위즈도 그렇게 ‘누적의 힘’을 믿고 가야 합니다.”
주주들에 대한 책임감도 잊지 않았다. 네오위즈는 최근 영업이익의 2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대형 신작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게임 산업의 특성상 주주들이 믿고 기다릴 수 있는 보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주주 환원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우리 투자자들은 이미 미국 주식에 투자하며 선진적인 주주 환원 문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성장을 위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와 나누는 밸런스가 필요합니다. 영업이익이 확대되면 환원 규모의 절대치도 늘어날 것입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단계에 이르면 비율을 더 높이는 고민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자본력의 중국 ‘서사’로 맞서야”
글로벌 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인 중국 게임에 대해서는 ‘한국형 서사’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중국은 서브컬처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 데 1500억원씩 투입합니다. 자본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캐릭터를 예쁘게 만드는 데는 능해도, 깊이 있는 서사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한국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도 배출하고 K드라마와 K무비가 세계를 휩쓰는 나라입니다. 이런 서사의 재능을 게임 업계로 끌어와야 합니다. 팬들의 애정은 탄탄한 서사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네오위즈는 인기 게임 ‘사이버펑크 2077’이나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처럼 애니메이션이나 영상화로 IP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트랜스 미디어’의 전략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경영진으로서 개발팀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기대를 모으는 ‘P의 거짓’의 차기작은 개발팀이 정한 마일스톤(개발 단계)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모바일에서는 ‘고양이와 스프’ 차기작 등이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예정이다.
“대표로서 사업적 판단과 일정 관리만 할 뿐 개발에 왈가왈부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팬들에게 나쁜 짓을 하지 마라’고 신신당부합니다. 네오위즈는 단순히 게임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팬들을 만족시키고 그들과 같이 가는 회사가 되겠습니다. ‘P의 거짓’은 그 거대한 스노볼을 굴리기 시작한 첫 번째 눈덩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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