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일반
“팔까, 넘길까, 버틸까” 세제 변화에 갈린 다주택자 전략 [공시가격 발표 이후] ②
- 중과 유예 종료 임박…매도 유리, 변수 여전
절세보다 전략…현금흐름 중심 의사결정 부상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의 보유세 강화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주택 보유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 부담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매도·증여·보유' 등 선택지에 따라 세금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부동산 시장이 ‘의사결정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지금 팔 것인가’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현행 제도상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할 경우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자는 30%포인트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중과가 재개될 경우 최고 세율은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80% 수준에 이를 수 있다.
반면 5월 9일 이전 중과 유예 기간 내에 매도할 경우 기본세율(6~45%)이 적용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있어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5월 초가 다주택자 매도의 1차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매도를 선택한다고 해서 모든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매도 이후 남은 자금을 자녀에게 이전할 경우 다시 증여세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택을 처분한 뒤 현금을 증여하는 방식은 양도세와 증여세가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로, 단순 증여와 비교해 절세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여를 선택하는 경우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주택을 직접 증여하면 과세표준에 따라 10~50%의 증여세율이 적용되며, 여기에 조정대상지역 기준 취득세도 최대 12%까지 부과될 수 있어 초기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특히 고가 주택일수록 부담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에서는 저가 양도 방식을 활용한 절세 전략도 거론된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매매가가 시가 대비 30% 또는 3억원 중 작은 금액 이내로 낮을 경우 정상 거래로 보고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이를 초과할 경우 증여로 간주될 수 있으며, 양도세는 시가 기준으로 과세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엇갈리는 선택지…“버티기도 쉽지 않다”
이 주택을 5월 9일 이전에 매도할 경우 기본세율(6~45%)이 적용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20%)도 받을 수 있어 양도세는 약 3억2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반면 중과가 재개된 이후 매도할 경우 기본세율에 20%포인트가 가산되고, 다주택자 중과 적용 시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배제되면서 실효세율은 최대 60%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어 세 부담은 약 6억4000만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증여를 선택할 경우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동일 주택을 자녀에게 증여하면 과세표준에 따라 10~50%의 누진세율이 적용되며, 여기에 취득세까지 더해져 총 부담은 8억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매도 후 현금을 증여하는 방식 역시 양도세와 증여세가 동시에 발생한다. 이 경우 양도 단계에서는 기본세율(6~45%)이 적용되고, 이후 현금 증여 시 다시 10~50%의 증여세율이 적용되면서 총 부담이 8억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인 세 부담만 놓고 보면 매도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증여 방식에 따라 변수도 적지 않다. 단순 증여뿐 아니라 채무를 함께 넘기는 부담부증여 방식도 존재하는데, 이 경우 채무 인수 부분에 대해서는 양도세가, 나머지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각각 부과되는 구조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매매로 간주되는 부분이 허가 대상이 될 수 있어 규제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론적으로는 다양한 절세 구조가 가능하지만, 최근 규제 환경에서는 납세자들이 이를 실제로 검토하거나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유를 선택할 경우에도 비용 부담은 적지 않다. A씨가 시가 기준 20억원 주택과 15억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공시가격 약 24억원 수준(시가에 현실화율을 단순 적용한 추정치)을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합한 보유세는 연간 1500만~20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건강보험료 상승과 임대소득세까지 더해질 경우 연간 부담은 수천만 원에 이를 수 있다. 결국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장기 보유 전략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금흐름이 변수”…정책 이후 시장의 선택
이처럼 매도와 증여, 보유 모두 장단점이 뚜렷한 상황에서 다주택자의 선택은 단순한 절세 문제가 아닌 전략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매도가 유리할 수 있지만, 자산 이전이나 장기 보유를 고려할 경우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최근 시장에서는 정책 변화에 따른 ‘단기 매물’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우병탁 전문위원은 “최근 세제 흐름으로 다주택자 일부와 고가 장기보유 1주택자들이 호가를 낮춘 가격으로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다만 정책성 매물의 성격이 강해 4월 중순 이후 거래되지 않은 물건은 다시 회수되면서 가격 하락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유세 개편 방향에 따라 납세자별로 현금흐름에 따른 의사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며 “결국 향후 세제 대응에서는 현금흐름이 핵심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세제 변화로 ‘버티기만 하면 유리하다’는 기존 공식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유세 부담 확대와 양도세 중과 재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개인별 상황에 따른 전략적 판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나 현실화율 재상향이 추진될 경우 보유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으며,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여부 역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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