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은행 안간힘]②
지방은행 연체율 1% 돌파…중소 건설사 부실 직격탄
실적 양극화 속 ‘생산적 금융’ 부담…속도 조절 필요성 지적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지방 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하는 지방은행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지역 중소기업과 건설사의 연체 폭탄에 직면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건설 경기 침체가 수도권보다 체력이 약한 지방 핵심 산업군을 덮쳤다. 지방은행의 연체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되는 1%대를 돌파했다.
‘1% 선’ 무너진 지방은행 연체율… 7년 만의 최악
지방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75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0% 급증했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뜻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7%를 기록하며 2018년 이후 7년 만에 1% 선을 넘어섰다. 연체율 역시 0.62%에서 0.87%로 전년 대비 가파르게 상승했다. 경남은행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경남은행의 NPL 규모는 33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5% 폭증했다. 연체율은 0.45%에서 0.90%로 1년 만에 두 배로 불었다.
호남권에서는 JB금융그룹 소속 전북은행 연체율이 1.46%를 기록했다. 지방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광주은행 역시 1.02%로 1%대를 돌파했다. 이들 4개 지방은행(부산·경남·전북·광주)의 평균 연체율은 1.07%로 집계됐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연체율이 0.3%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대구은행) 역시 연체율이 0.83%까지 치솟으며 1%대를 위협받고 있다.
지방은행의 건전성에 부담을 주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는 지역 기반 중소기업과 건설사들이 꼽힌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움직이는 것과 달리 기업대출 부문에서는 부실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고 공사비가 상승하면서 지역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 건설업 연체율이 지난해 말 1.71%를 기록했는데, 2011년 이후 역대 최고치였다는 점을 비추어 보면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이른바 깡통대출로 불리는 무수익여신 비중도 늘고 있다. 무수익여신은 이자조차 받지 못하거나 원금 상환이 불투명한 대출을 말한다. 사실상 은행이 빌려준 돈을 떼일 수 있다는 뜻이다. 광주은행의 무수익여신 비율은 0.53%에서 0.89%로 올랐다. 전북은행의 경우 제조업 연체율이 한 분기 만에 0.9%에서 1.8%로 뛰었다. 광주은행은 도소매업 부문 연체율이 2.1%까지 급등하며 지역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한계를 드러냈다.
지방은행의 어려움은 시중은행들의 호실적과 비교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은행 전체 당기순이익은 24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이익이 각각 1조3000억원, 1000억원 늘어난 반면 지방은행은 3000억원가량 수익이 감소했다. 시중은행들은 비이자이익 성장과 안정적인 연체율 관리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간 반면, 지방은행들은 지역 경기 침체에 따른 대손 비용(부실에 대비해 쌓는 비용) 부담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생산적 금융’의 딜레마…필요 vs 위험
문제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생산적 금융’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은행에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이란 담보 중심의 대출에서 벗어나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생산성을 보고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은행이 대출을 늘려도 부담이 크지 않지만, 기업 성장이 정체되거나 부도율이 높아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은행으로 돌아올 수 있는 구조다.
BNK금융은 향후 5년간 55조~60조원, iM금융은 45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매년 10조원 이상의 신규 자금을 지역 경제에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연체율이 1%를 넘어선 상황에서 이런 공격적인 여신 확대가 은행 부실로 옮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실이 심각한 상황에서 시중은행과 경쟁하며 매년 10조원 이상의 신규 여신을 발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기업은행 같은 공기업은 수익보다 공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손실을 감수할 수 있지만, 지방은행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맞추다 보면 대출 심사 기준이 느슨해질 수 있고, 이는 앞으로 부실 폭탄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을 살리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적인 수치 달성에 급급하기보다 실질적으로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곳에 자금이 흘러가도록 정교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더 악화하기 전에 금융당국과 지자체, 은행권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 특화 산업에 대한 맞춤형 금융 지원책을 재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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