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한 대를 위한 설계’…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비스포크의 현장
- 고객·디자이너 한 팀으로 맞춤 제작… 연간 25건 한정 운영
색상부터 소재·예술 작품까지 구현… “불가능보다 구현 방식이 핵심”
기자는 최근 이곳을 찾아 운영 방식을 확인했다. 프라이빗 오피스는 일반 전시장과 달리 상담과 설계 기능에 집중된 공간으로, 고객·매니저·디자이너가 하나의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차량 제작을 논의한다. 단일 고객을 위한 맞춤형 모델을 전제로 상담·설계·제작 전 과정이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운영된다. 공간 구성 역시 외부와 분리된 형태로, 고객이 장시간 머물며 논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장에서 확인한 비스포크 작업은 단순한 옵션 선택과는 거리가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다양한 소재 샘플과 컬러 보드가 놓였고, 고객과 매니저는 이를 기반으로 세부 사양을 조율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정리되지 않은 경우도 많아 대화를 통해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프라이빗 오피스를 둘러보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비스포크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최원근 클라이언트 익스피리언스 매니저는 주문 제작 과정 전반을 설명하며, 구현 가능 범위와 한계를 묻는 질문에도 일관된 답을 내놨다. “불가능은 없다”는 설명이다.
비스포크 범위는 외장 색상 선택을 넘어선다. 신규 컬러 개발은 물론, 목재와 가죽 등 내장 소재의 질감과 마감 방식까지 조정할 수 있다. 특정 지역의 자연 환경이나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은 색상을 구현하거나, 고객이 보유한 개인 물품의 색감을 차량에 반영하는 사례도 있다.
여기에 자수와 핸드페인팅, 차량 내부 갤러리 공간 구성 등 세부 요소도 반영 가능하다. 일부 모델에는 대시보드 전면에 예술 작품을 배치하는 ‘갤러리’ 기능이 적용되며, 이를 위해 별도의 아티스트와 협업이 이뤄지기도 한다. 다만 엔진 성능과 안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제한된다. 브랜드가 정한 기술적 기준과 법적 요건을 우선 적용하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모터카 본사 관계자는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기 위해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며 “법적 기준과 안전 요건은 어떤 경우에도 우선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고객 취향을 해석하는 방식도 특징적이다. 상담 과정에서는 고객의 언어적 표현뿐 아니라 복장, 말투, 행동 등 비언어적 요소도 디자인 단서로 활용된다. 매니저와 디자이너는 이를 종합해 콘셉트를 도출하고, 구체적인 디자인으로 발전시킨다. 이 과정에서 고객이 직접 언급하지 않은 취향이나 분위기가 결과물에 반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세밀한 해석이 가능한 배경에는 조직 운영 방식이 있다. 프라이빗 오피스에는 매니저, 디자이너, 운영 지원 인력이 상주하며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한다. 각자 역할은 구분되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팀처럼 움직인다. 고객과의 모든 접점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구조다.
최원근 매니저는 “비스포크의 핵심은 구현 가능 여부가 아니라 구현 방식”이라며 “고객의 상상 범위 안에서 최적의 해법을 찾는 것이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가능하냐’가 아니라 ‘어떻게 구현하느냐’”라고 덧붙였다.
롤스로이스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은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거점으로 운영된다. 국내 고객뿐 아니라 해외 고객도 이곳을 방문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역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다양한 국가의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수요가 제한된 만큼 프로젝트 수도 엄격히 관리된다. 연간 진행 가능한 프로젝트는 최대 약 25건 수준이다. 이는 생산량 확대보다 완성도를 우선하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이 상당한 만큼, 물량을 늘리는 방식은 지양한다는 설명이다.
프로젝트 기간도 길다. 최근 사례 중에는 약 2년 6개월이 소요된 경우도 있으며, 해당 프로젝트는 현재 제작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스포크 차량은 특정 고객을 위해 제작되는 만큼 외부 공개는 제한된다.
이 같은 구조는 고객의 소비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인 차량 구매와 달리 납기보다는 완성도가 우선 고려된다. 제작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이를 감수하는 사례가 많고, 비용 역시 핵심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기자가 체험한 디자인 PT 역시 이러한 특성이 반영돼 있었다. PT는 단순한 제품 설명이 아니라 협의 과정에 가까웠다. 사전에 준비된 무드보드를 바탕으로 색상, 소재, 디자인 방향성이 제시됐고, 이후 고객 의견을 반영해 세부 요소를 조정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일방적인 제안이나 설득보다는 상호 의견 교환을 통해 방향을 설정하는 구조였다. 초기 단계에서 명확한 요구가 없는 경우도 많아 브레인스토밍 형태의 미팅이 반복되며 점진적으로 구체화된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 방향이 여러 차례 수정되는 것도 일반적이다.
최 매니저는 “디자인 PT는 설명이나 설득의 자리가 아니라 공동 설계 과정에 가깝다”며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방향을 도출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은 롤스로이스의 주요 전략 거점 중 하나다. 이곳에서 축적된 사례는 APAC 지역 고객 대응 방식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동시에 축적된 데이터는 향후 비스포크 전략과 고객 경험 설계에 반영된다.
롤스로이스 측은 비스포크의 본질을 ‘고객 맞춤 구현’으로 정의한다. 구현 범위는 기술적·법적 조건 내에서 최대한 확장되며, 최종 결과물은 고객의 취향과 요구에 따라 달라진다.
회사 관계자는 “비스포크 차량은 고객의 요구와 브랜드 역량이 결합된 결과물”이라며 “전통과 혁신을 동시에 반영하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비스포크의 완성도는 고객의 상상력과 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산적 같은 비주얼로 드럼 치는 남자를 아시나요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3/30/isp20260330000057.400.0.png)
![“오빠, 나 이러려고 만나?”... 한 번쯤은 공감했을 ‘그냥 필름’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3/03/isp20260303000042.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커피 대신 엔비디아 0.1주 긁었다… 짠내 나는 소수점 주식[사(Buy)는 게 뭔지]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양재웅, 결국 병원 문 닫았다…환자 사망→업무정지 끝 폐업 [왓IS]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美·이란 14시간 협상에도 호르무즈 이견…12일 협상 재개(재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차 안 팔리니 나홀로 ‘돈 가뭄’…폭스바겐파이낸셜, 수중에 단돈 ‘46억’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와이투솔루션, 전환점 확인할 1분기 매출 향방은...‘퀀텀 점프’ 현실되나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