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카페 넘어 유통까지…메가커피, ‘홈플러스 인수’ 참전 [커피업계 新생존 전략]①
- 커피전문점 5년 새 약 19% ↑…저가 커피, 3배 넘게 늘어
‘숍인숍’ 형태 사업 다각화 가능…“매력적인 투자 매물”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업체 메가MGC커피(이하 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엠지씨(MGC)글로벌이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홈플러스의 알짜 사업으로 꼽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에 예상 밖 원매자가 ‘깜짝 등장’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투자은행(IB)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3월 31일 마감한 홈플러스의 SSM 사업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예비입찰에 2개 기업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MGC글로벌과 경남권 소재 유통기업 등 두 곳으로 알려졌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4월 3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공고하고 예비입찰 참여기업 외 추가 입찰 신청을 오는 4월 21일까지 받기로 했다. 기존에 LOI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도 공고 이후 실사에 참여한 뒤 오는 4월 21일 본입찰에 뛰어들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제3의 후보가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예비입찰 마감 전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SSM 사업을 운영 중인 GS리테일·롯데쇼핑·이마트와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 등을 유력 후보로 점쳤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와 컬리를 비롯해 현금이 탄탄한 하림그룹과 유진그룹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인수 후보로 언급됐던 유통 대기업과 주요 이커머스 업체는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LOI를 제출했다고 알려진 MGC글로벌 측은 현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도 비밀 유지 약정에 따라 구체적인 원매자와 조건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예상 밖 메가커피 선택에 업계도 ‘깜짝’
메가커피는 현재 전국에 42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커피 브랜드 가운데 매장 수가 가장 많다. 지난 2024년 기준 매출은 4660억원, 영업이익은 107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1년 전보다 34.6%, 55.1% 증가한 수치다.
저가 커피를 앞세워 점포망을 빠르게 확장해 온 메가커피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나서자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 인수에 나선 MGC글로벌의 행보를 포화 상태에 다다른 저가 커피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본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8만9852개였던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지난 2024년 10만7055개를 돌파하며 약 19% 성장했다. 같은 기간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은 3150개에서 1만782개로 3배 이상 늘었다. 1·2위를 다투는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의 전체 가맹점 수는 올해 4월 기준 각각 4235개, 3170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MGC글로벌이 커피 사업의 양적 성장이 한계치에 달한 상황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통해 유통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외연 확장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MGC글로벌은 주식회사 우윤(옛 우윤파트너스)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우윤의 최대 주주인 김대영 MGC글로벌 회장은 식자재 유통기업 보라티알의 대표이사를 겸한다.
김 회장은 지난 2021년 사모펀드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함께 5 대 5 비율로 1400억원을 투자해 MGC글로벌의 전신인 앤하우스를 인수했다. 지난해 MGC글로벌이 프리미어파트너스의 투자금을 모두 상환하면서 김 회장 단독 경영 체제로 재편됐다.
홈플러스 물류망 활용 기대…“가격이 관건”
업계에서는 MGC글로벌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경우 보라티알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보라티알은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프랑스 등 약 90개 해외 식품업체에서 700여종이 넘는 식자재를 국내에 들여와 1900개가량의 거래처에 공급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라티알의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은 1023억원, 영업이익은 91억원 수준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점포망을 활용할 경우 상품 조달부터 유통까지 가치사슬(밸류체인) 확장이 가능하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 293개 점포 중 약 90%가 수도권과 광역시 등 인구 밀집 지역에 몰려있다. 전체 매장의 76%가량을 차지하는 223개 점포가 퀵커머스(즉시 배송) 물류 기능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MGC글로벌의 인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며 “가격 협상만 잘 이뤄진다면 매각은 무리 없이 성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24년 처음 분리 매각을 추진했을 당시 1조원 안팎이었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최근 시장가치는 3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전국 4200여개 메가커피 가맹점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신선식품 물류망이 더해지면 장보기와 커피를 결합한 신개념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메가커피 점포 확장에 한계를 느낀 MGC글로벌이 이종 산업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보라티알의 프리미엄 식자재를 판매하거나 바리스타 로봇을 활용해 메가커피 직영점을 운영하는 등 ‘숍인숍’ 형태로 사업 다각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투자 측면에서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몸값이 많이 낮아진 만큼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정상화한 뒤 재매각하는 시나리오도 고려했을 것”이라며 “SSM 매장은 한정판 상품이나 굿즈 판매 등 메가커피와 연계한 사업을 하기에도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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