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코스피 더 살까, 팔까” 고점 부담에도…증권가, 랠리 연장에 무게
- [천장 뚫은 코스피, 다음 레벨은] ②
저평가 해소 기대에 글로벌 IB도 잇단 상향
“전고점 돌파 후 3개월 동안 48~60% 랠리”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피크아웃’(Peak-out, 정점 통과) 고민도 커지고 있지만 증권가는 오히려 추가 상승 여력에 더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지수의 저평가 해소 기대가 맞물리면서 코스피가 한 단계 더 레벨업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추가 밸류에이션 확장 가능하다”
4월 28일 코스피는 6690.90에 마감하며 7000선 고지에 근접했다. 종가 기준으로 3거래일 연속 6600선을 상회하는 강한 흐름을 이어갔고, 장중에는 4월 28일 처음으로 67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6000조원을 돌파했다. 4월 29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5485조5808억원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677조6267억원, 3조6383억원 수준이다.
지수 급등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의 시각은 추가 상승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이다. 코스피가 여전히 낮은 밸류에이션에 있어 6600선을 넘었어도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3배 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PER은 통상 10배 이하인 경우 저평가로 해석된다. 특히 코스피의 지난 10년 평균치인 10.1배와 비교해도 현재 수준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아울러 미국(21.81배), 일본(17.81배), 유럽(15.99배)은 물론 중국(14.80배)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지수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단순 계산으로 코스피가 7900선까지 상승하더라도 선행 PER은 10배 미만에 그친다. 증권업계에서 기업의 이익 개선을 전제로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논리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시장이 단순한 유동성 장세를 넘어 실적 기반의 상승 흐름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코스피 기대치를 높이고 있는 것도 이런 실적 장세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7000포인트에서 80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와 산업재 중심의 펀더멘털 개선이 뚜렷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올해 코스피 기업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수 상단 역시 함께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티모시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전략가는 “최근 반등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의 선행 PER은 약 7.5배 수준으로 과거 평균 대비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역사적으로 고점에서의 PER이 10배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확장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이익이 33% 하향되는 등 보수적 시나리오에서도 코스피 하단은 약 6250선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코스피가 다시 6000선 미만으로 떨어질 위험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노무라증권과 JP모간 역시 유사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코스피 지수 상단을 8000~8500선으로 제시하며 한국 증시가 구조적인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글로벌 수요 회복, 산업 전반의 이익 체력 강화가 맞물리면서 과거와는 다른 상승 사이클이 전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월에만 27조6000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117조5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라며 “단기 과열 해소와 매물 소화 국면은 감안해야겠지만, 실적에 근거한 밸류에이션 정상화와 코스피 사상 최고치 행진은 반복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중동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변동성과 관련해 “반복된 지정학적 리스크를 선반영해 왔기 때문에 악재로서의 영향력과 무게감은 약화됐다”며 “종전 협상 타결 시 강한 상승이 나타날 수 있고, 경기 충격이 우려에 그칠 경우 브이(V)자 반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3저호황 강세장과 비슷”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 ‘투톱’의 실적 기대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가운데, 유의해야 할 변수로 높은 국제유가의 장기화와 원·달러 환율의 1400원 후반대 고착 가능성을 꼽고 있다.
이 때문에 적극적인 추격 매수보다는 대내외 환경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유가와 환율이 다시 급등할 경우에는 경기 민감 성장주보다 정유·방산·금융주 등 견조한 실적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갖춘 기업들의 지수 방어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관심은 ‘고점 부담’보다 ‘상단 확장’으로 이동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과거와 달리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함께 개선되는 국면이라는 점에서, 코스피의 최고가 경신이 추세적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확장 국면에서 20% 하락이 나온 사례는 4번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다”며 “전고점 돌파 후 3개월 동안 48~60%, 5개월 동안 33~37% 급등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상승장은 ‘브릭스(BRICS) 시대’보다는 ‘3저호황’(강세장)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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