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10억 침대도 불패”…초고가 침대 ‘없어서 못 판다’ [‘꿀잠’ 5조 시대①]
- 해스텐스·비스프링 등 초고가 외산 브랜드의 흥행
시몬스 ‘뷰티레스트 블랙’, 국내 프리미엄 장벽 깨
중간 시장 무너지고 양극화…‘침대 산업’ 구조 재편
[이코노미스트 권지예 기자]
고물가와 고금리, 경기 불황의 장기화로 가계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도 ‘꿀잠’을 위해 지갑이 활짝 열리고 있다.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 시간을 단순한 휴식이나 ‘비용’이 아닌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투자’로 인식하는 소비층이 두터워진 탓이다. 이제 수백만원은 ‘합리적’으로 여겨질 정도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를 호가하는 초고가 침대가 수면 시장(슬립노믹스) 규모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슬립노믹스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2011년 480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5년 만에 10.4배 가량 폭발적으로 성장한 수치다.
이러한 슬립노믹스의 팽창은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고도화’가 수반되고 있다. 특히 매트리스 품목은 2024년 1조2000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6.7%씩 성장해 오는 2033년에는 2조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구매력에 따라 니즈가 분명하게 갈리는 ‘초양극화’ 트렌드가 산업 전체의 명운을 가르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했다.
“10억원이라도 산다”…끝없는 하이엔드 열풍
초고가 시장을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로 스웨덴의 명품 침대 ‘해스텐스’(Hästens)가 꼽힌다. 170년 이상의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천연 말총·면·울 등 자연 소재를 사용하고 장인이 핸드메이드 방식으로 제작하는 침대는 초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헤스텐스 침대 하나의 가격이 최고 10억원대로 알려졌는데 블랙핑크 제니와 아이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노출돼 ‘제니 침대’ ‘아이유 침대’라는 애칭이 붙어 있다. 해스텐스는 주문 후 제작에 들어가는 특성상 고객에게 인도까지 수개월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직접 눕기까지 꽤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부의 상징’인 동시에 숙면을 위한 ‘건강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쇼룸 등을 중심으로 구매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이밖에도 노르웨이 브랜드 ‘옌센’이 최대 3000만원대, 영국 ‘비스프링’이 최대 5000만원대 등에 달하며 국내 럭셔리 침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예인 침대로 입소문을 타거나 호텔 침대로 유명해진 초고가 라인들을 중심으로 시장 내 양극화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시몬스의 선전이 압도적이다. 최상위급 매트리스 라인인 ‘뷰티레스트 블랙’은 시몬스의 기술력을 집약한 7종의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저렴한 블랙 로렌(SS사이즈)이 885만원대, 가장 비싼 블랙 켈리(KK사이즈)는 3815만원에 달하지만, 올해 3월 월 판매량 500개를 돌파했을 정도로 순항을 타고 있다. 이는 2016년 뷰티레스트 블랙 라인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후 약 10년 만에 기록한 월간 최대 판매 수치다. 고물가 기조 속에서도 프리미엄 침대 수요가 꺾이지 않고 오히려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달 시몬스가 독일 연구기관 더마테스트로부터 뷰티레스트 블랙 전 제품이 ‘엑설런트’ 등급을 받았다고 발표한 것도 하이엔드 전략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수면의 질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전문성을 신뢰해 기꺼이 고가 제품을 선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셈이다. 시몬스는 오는 6월 8일 매트리스 전 제품군에 대한 가격을 기존 대비 10% 인상, 뷰티레스트 블랙의 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시몬스 관계자는 “퀄리티 높은 수입 원자재를 주로 사용하는 프리미엄 침대의 제조 특성상 고환율로 인한 수입 원부자재 단가와 물류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중동전쟁 악재가 겹쳤지만 ‘품질 최우선’ 경영철학 아래 저렴한 대체 소재를 찾지 않고, 최상의 소재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 패러다임의 변화와 시장 재편
초고가 침대 시장이 ‘불패’ 신화를 쓰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수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의 근본적인 변화에 있다. 과거에는 침대는 이사나 결혼 때 한 번 구매하는 ‘가구’ 중 하나로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건강과 직결된 ‘필수 건강 가구’이자 ‘성장을 위한 투자’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짧은 시간이라도 깊은 잠을 자기 위해 장비에 과감히 투자하는 경향이 짙다. 이른바 수면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트렌드가 고가 제품 판매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침대 산업의 지형도마저 완전히 흔들고 있다.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춘 렌탈 서비스와 정기 케어를 앞세운 코웨이 등 중저가 실속형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으로 점유율이 양분되면서, 그 사이에 낀 전통적인 중간 가격대 브랜드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침대 시장의 강자였던 에이스침대의 상황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7% 감소했으며 특히 주력인 침대 부문 매출은 6% 이상 하락하며 고전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시몬스와 명품 외산 브랜드, 그리고 가성비를 앞세운 렌탈 기업들 사이에서 ‘샌드위치’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씰리침대와 베스트슬립 등은 하이브리드 제품군과 맞춤형 수면 솔루션을 통해 100만~300만 원대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씰리는 특히 올 하반기 여주 통합 생산 기지 완공을 통해 공급 역량 강화를 예고, 중저가 및 중간 시장 사수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 영역은 줄이되 건강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수면에는 구매력을 집중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중간 가격대 시장은 점차 사라지고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춘 초고가 브랜드와 케어 서비스를 앞세운 실속형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독] ‘제2의 곽튜브’ 꿈꾸는 이자반 “전 여자친구와 이별로 유튜브 시작… 반지하서 성공 일기 쓸 것” [IS인터뷰]](https://img.edailystarin.co.kr/data/isp/image/2026/05/11/isp20260511000046.400.0.jpg)
![혹시 밥 친구가 필요하세요?... 그렇다면 오늘은 ‘이자반’ [김지혜의 ★튜브]](https://img.edailystarin.co.kr/data/isp/image/2026/04/19/isp20260419000032.400.0.pn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자식에 재산증여 취소, ‘이 때’ 하면 증여세 안낸다[세금GO]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팜이데일리
이데일리
일간스포츠
[IS 광화문] ‘이기혁 깜짝 발탁’ 홍명보호,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JY "우린 한 가족"…'최후 협상' 삼전 노사, 극적 타결 촉각(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상장 땐 ‘우량’, 그 후엔 ‘방치’…“리츠 신평 모델, 초기부터 다시 짜야”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바이오텍 기술이전 구조 분석...'플랫폼'과 '에셋' 중 유리한 것은?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