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셀트리온 25년 ‘무노조’ 깨졌다…노조 “삼바 수준 보상·복지 보장하라”
- 민주노총 산하 ‘유니트리온’ 출범
성과급·복지·조직문화 개선 요구…“가짜 소통 끝내야”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셀트리온에 창사 25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국내 바이오 업계를 대표하는 셀트리온에서도 임금·복지·조직문화 개선 요구가 본격화되면서 바이오 업계 노사 관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은 1일 셀트리온 노동자들이 가입한 산하 조직 ‘셀트리온지회 유니트리온(Unitrion)’이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 만들어진 노동조합으로, 그동안 유지돼 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무노조 경영’ 기조도 사실상 깨지게 됐다.
노조는 이날 창립 선언문을 통해 “가짜 소통의 시대는 끝났다”며 “우리의 헌신에 걸맞은 투명한 보상과 존중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초과이익 성과급(PS) 산정 기준 공개와 협상 중심 임금 체계 마련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노조는 “경영진이 반복해온 ‘경쟁사를 뛰어넘는 대우’는 결국 타사 수준을 의식한 생색내기에 불과했다”며 “초과이익 성과급 제도가 따라가기식 보상 체계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서정진 회장이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언급하며 임직원 처우 강화를 강조해온 데 대한 정면 반박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복지 제도 개선 요구도 이어졌다. 노조는 “현재 복지포인트 제도는 동종 업계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구성원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규 인력 충원과 근무 환경 개선도 요구했다. 노조는 “제조·품질관리 기준(GMP)에 부합하는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 자동화를 내세우며 인력 효율화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시스템 오류나 품질 문제 발생 시 책임은 현장 인력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서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유연근무제와 복장 규제, 조기 출근 문화 등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노조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복지 제도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노조는 “경쟁사를 따라가고자 한다면 복지 수준부터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부서 간 차별 없는 실질적 근무 자율성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산하 조직으로 출범한 배경에 대해서는 “현재 노동자를 보호할 사내 본조가 없는 상황에서 회사와 대등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급단체의 연대와 구조적 힘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측은 노동조합 설립과 관련해 “법에서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한다”며 “향후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경우 법과 제도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 운영의 안전성과 지속적인 성장에 차질이 없도록 임직원과의 소통과 책임 있는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바이오 업계가 고속 성장과 함께 생산·품질관리 인력 부담이 커지고 성과 보상 체계에 대한 내부 불만도 누적되면서 노사 이슈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올해 창사 이후 첫 장기 파업을 겪으며 임금·성과급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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