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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12년째 3만달러대…4만달러 벽 못 넘는 이유 ‘둘’
- 환율·잠재성장률 둔화에 발목…올해는 다를까
1분기 명목 GDP 성장률 10.5%…50년 만에 최고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한국은 2014년 처음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12년째 4만달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환율 급등과 성장률 둔화가 장기간 ‘3만 달러 박스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최근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세가 가파르게 확대되면서 마침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년째 제자리걸음…국민소득 4만달러의 벽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5257만원으로 전년보다 4.6% 증가했다. 그러나 원화 가치 하락 영향으로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3만6963달러에 그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달러 기준 국민소득이 수년째 3만 달러 후반대에 머물면서 ‘4만 달러 시대’도 번번이 미뤄졌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지표로, 국가의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1994년 1만 달러, 2006년 2만 달러, 2014년 3만 달러를 넘어섰다.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까지는 12년,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까지는 8년이 걸렸지만 이후에는 12년째 4만 달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2014년 처음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돌파한 이후 12년째 4만달러 문턱을 넘지 못한 배경으로는 환율과 성장 잠재력 둔화가 꼽힌다. 국민소득은 원화 기준으로 산출한 뒤 달러로 환산하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 기준 소득도 감소한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서 국민소득 증가 속도도 둔화됐다.
국민소득 4만 달러는 단순한 소득 지표를 넘어 선진국 경제의 상징적 기준으로 여겨진다. 전 세계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34개국에 달하지만,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로 범위를 좁히면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소수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 4만 달러를 달성할 경우 주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음을 의미한다.
서정석 한국은행 국민소득총괄팀장은 “2025년 같은 경우에도 환율 영향이 있었고 잠재성장률이 계속 둔화된 부분이 국민소득 증가를 제약했다”며 “국민소득은 기본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바탕이 돼야 하는 만큼 성장 잠재력 둔화의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한다면 진정한 선진국 단계에 들어서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뿐 아니라 조선·방산·화장품·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의 성장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4만 달러 달성에 근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분기 명목 GDP 50년 만 최고…4만 달러 기대감 ↑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나타난 성장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1분기 명목 GDP와 국민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다 성장세가 반도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조선·방산·화장품·관광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올해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가능성도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2026년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NI는 64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전기 대비 9.2% 증가했다. 국민소득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인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8%로 집계됐다.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10.5%에 달해 1976년 1분기(13.0%) 이후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기 명목 GNI는 77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전기 대비 11.0% 늘었다. 해외서 벌어들인 순수 소득을 뜻하는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9조2000억원에서 13조7000억원으로 늘어 명목 GDP 성장률(10.5%)을 웃돌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연간 명목 성장률이 1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국 경제가 마침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점차 커지고 있다.
김화용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장은 “현재와 같은 높은 명목 GDP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중 1인당 GNI가 4만 달러 수준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당초 (4만 달러 달성을) 예상한 시기는 2028년이라고 했는데, 그때보다는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4만 달러 달성 여부는 향후 기업 실적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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