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호남 테마주' 70%대 주가 껑충…증권가 "신중한 접근 필요"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7월 6∼10일)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 1위를 기록한 종목은 수산물 가공식품 제조업체인 한성기업으로, 이 기간 무려 100.00% 폭등했다. 한성기업의 주가는 지난 3일 4천230원에서 10일 8천460원으로 정확히 두 배 가치가 됐다. '크래미'로 대중에게 알려진 한성기업은 최근 강화된 상장 유지 조건 중 하나인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으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과거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왔다는 등의 미담이 확산하면서 이른바 '응원 투자' 성격의 개인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증권사 리포트나 구체적인 실적 개선 공시는 전무한 상태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중 하나인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수혜주로 묶인 이른바 '호남 테마주'의 급등세도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광주 군 공항 부지를 결정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사업의 속도전을 주문했다는 소식이 관련 종목을 자극했다. 이에 따라 금호전기와 금호건설은 지난 한 주 각각 79.62%, 77.05% 급등하며 주간 수익률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금호전기는 741원에서 1천331원으로, 금호건설은 9천500원에서 1만6천820원으로 치솟았으며, 특히 금호건설은 지난 10일 장중 1만9천38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우선주인 금호건설우 역시 한 주간 34.80% 상승했다.
한국거래소가 주가 급등에 따라 금호건설과 금호건설우를 투자주의 및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고 투자위험종목 지정까지 예고했음에도 매수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 외에도 광주에 기반을 둔 콘크리트 제조업체 서산이 한 주 동안 72.49% 상승해 수익률 4위를 차지했고,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부지가 광주공항 및 광주송정역 인근에 위치해 반도체 클러스터와 지역 개발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부각되며 64.56% 급등(4천740원→7천800원)했다. 광주신세계도 28.02% 뛰었다. 동기간 코스피지수가 7.57% 내리고 코스닥지수가 3.57% 하락한 삼천포 장세와 대조를 이룬 배경에는 시가총액이 비교적 작은 종목들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적은 자금 유입으로도 주가가 가파르게 움직인 영향이 컸다. 지난주 개인투자자는 금호타이어를 348억5천만 원어치 순매수하며 개별 종목 순매수 8위에 올렸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5억9천만 원, 159억6천만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그러나 증권가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테마성 자금 유입에 일정 부분 재료적 근거는 존재하지만, 실제 기업의 수혜 여부와 실적 반영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호건설의 경우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공공주택 공급에 맞춰져 있어 관련 수주 기대감에는 근거가 있으나,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를 대거 수주할 것으로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된다고 해서 플랜트나 데이터센터, 전력망 공사를 금호건설이 수주할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정성적인 예측"이라며 "현재 구체적인 사업 규모나 발주 방식조차 논의되지 않은 단계이며, 민간이 대규모 공장 시설을 발주할 경우 대형 건설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커 직접적인 수혜를 확신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같은 호남권 테마주로 묶였던 남화산업(-7.71%), 남화토건(-6.21%), 보해양조(-1.69%) 등은 지난주 오히려 하락 마감해 종목별 차별화 및 기대감 소멸 현상이 벌어졌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과거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광반도체 발언 이후 급등했다가 현재 고점 대비 70~80% 폭락한 이노인스트루먼트, 광전자, 기가레인, 빛과전자 등의 광통신 종목 사례를 들며 "테마주 현상은 펀더멘털이 아닌 일시적 기대감에 좌우되므로 상승세가 유지되는 사례가 드물고 보통 3~4개월이 지나면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호남권 반도체 투자 역시 구체적인 세부 계획이 발표되기 전인 만큼 계획의 번복이나 축소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크므로, 도박성 접근보다는 실제 사업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히 따져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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